[자녀교육 로드맵] 자녀 관찰일기 통한 부모의 감정 조절

등록날짜 [ 2011-03-03 13:07:53 ]

즉흥적 감정 표현 자제하고 상황 정리 후 대화 이끌어야

지난주에 자녀와 성공적인 대화에 필요한 단계를 말씀드렸습니다. 한번 실천해보셨나요? 자녀와 대화에서 성공하려면 ‘부모인 나의 마음가짐=자녀를 향한 확고한 믿음’이 요점인데, 사실 이것을 실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 이유는 부모인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코칭대화 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도록 부모인 나의 마음을 잘 조절하게 해주는 ‘자녀 관찰일기’ 쓰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일기를 쓰는 유익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유익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중에 제일 큰 유익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나를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주 분주한 날 일이 많아 과연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 걱정할 때, 할 일을 우선순서로 메모하다 보면 생각보다 그리 많은 일이 아님을 발견합니다.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일이 너무 꼬여!’, ‘일이 너무 많아!’, ‘너무 바빠, 바빠서 힘들어!’라고 생각한 일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사실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발견합니다. 생각보다 그렇게 바쁜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마음의 분주함이 일이 많은 것처럼 우리의 생각을 속였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사실이 아닌데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은 감정과 정서에 속을 때입니다. 우리에게 일어난 객관적인 실제상황과 걱정, 근심에 사로잡혀 주관적으로 느끼는 상황은 크게 다른 모습입니다.

방학 동안 자녀가 TV만 보는 모습을 보면 며칠 동안은 ‘쟤가 피곤하고 힘드니까 저렇겠구나’ 생각하다가 어느 날 문득 ‘저렇게 계속 행동하면 저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라는 걱정과 함께 과민한 반응형태로 야단을 쳐서 자녀와 관계가 어려워집니다.

‘항상 계속 저렇게 TV를 보다가는 분명히 잘못될 거야’라는 염려가 실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과민하게 여겨서 자녀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야단을 쳐서 오히려 상황 개선은커녕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고 맙니다.

자녀와 무수한 감정적 대립과 정서적 어려움으로 대화의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면, 현명한 대화를 위해서 ‘자녀 관찰일기’를 작성해 보십시오. 관찰일기를 작성하면, 실제 상황과 나의 감정 그리고 정서적 반응으로 느끼는 상황을 명확히 자각하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흥적 감정으로 반응하기보다는 현명한 부모의 자세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자녀 관찰일기는 자녀를 위해서라기보다 부모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그럼, 이제부터 ‘자녀 관찰일기’ 쓰는 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1단계: 자녀가 행동한 사실/사건
-자녀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그중에 부모가 크게 걱정하는 부분과 힘든 상황을 써본다. 최대한 객관적인 문장으로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비결이다.
예) 철수가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가방을 내팽개쳐 놓고 바로 놀러 나갔다.

▶2단계: 그 사실/사건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그 상황으로 ‘나의 감정과 정서’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써본다.
예) ‘우리 철수가 저렇게 정리정돈하는 습관이 들지 않으니, 나중에 커서도 저렇게 무질서한 아이가 되는 것 아닐까? 아니, 백수가 될 수도…’ 하는 염려가 된다.

▶3단계: 앞으로 부모로서 나의 바람과 기대 사항을 전달할 구체적인 대화 방법
-감정과 정서에 치우친 즉각적 반응에서 벗어나, 그 상황을 벗어날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실제 대화 목표와 방법을 써본다.
예) ‘철수가 지금은 친구와 노는 것이 더 흥미 있고 재미있게 느껴서, 우선순위를 친구와 놀이에 두는 것일 수도 있어, 우선 철수에게 가방을 정리정돈 하고 놀러 나가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를 물어봐야겠어. 그리고 모른다면, 그것이 앞으로 철수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나의 바람을 이야기해줘야겠다. “철수가 정리정돈을 하는 습관을 지니면, 엄마가 참 행복하고 철수가 자랑스러울 것 같아”라고.

‘자녀 관찰일기’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자녀와 대화가 점점 극적으로 어긋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대화법으로 아이들의 올바른 습관을 형성해주도록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것에 있습니다.


남석현 코치
(주)새로운생각21 대표이사

위 글은 교회신문 <2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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