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1-06 15:28:05 ]
시신(屍身)을 땅이나 굴속에 묻는 매장(埋葬)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흔한 장례법이다. 땅속에 묻는 방식도 기후 풍토와 문화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그중에서도 동굴 속에 매장하는 방식은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의 대표적 매장법이다.
3000년 전에 기록된 구약과 2000년 전에 기록된 신약의 배경이 되는 당시 이스라엘 민족의 장례법이 주로 동굴매장법이다. 바위나 돌산 같은 곳에 옆으로 굴을 파고, 시신을 넣은 후 바위로 입구를 막는 방법이다(요11:38).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도 그렇게 막벨라 굴에 묻혔고(창25:9~10), 예수 역시 그런 무덤에 안치되었다(마27:59∼60). 야곱은 미라로 처리되어 동굴 속에 묻혔고(창50:2~3), 요셉 역시 야곱과 같은 방식으로 묻혔다(창50:26).
이러한 매장과 미라 방식 외에도 화장(火葬)과 수목장도 성경에 나온다. 이스라엘 초대 왕인 사울과 그의 아들들이 전쟁터에서 전사했을 때 야베스 사람들이 그들의 시신을 거둬 화장하고, 뼈를 거두어서 에셀나무 아래 묻었다는 기록이 나온다(삼상31:12∼13). 그 외에도 죽은 이를 화장한 이야기가 성경에 나온다(암6:10).
그러나 어떤 매장방식이든 기독교에서 말하는 부활신앙과는 전혀 관계없다. 흔히 무덤과 육체가 남아 있지 않으면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 몸이 어떻게 부활할 수 있느냐는 순진한(?) 질문을 하는 성도도 있다. 하지만 부활하는 몸은 우리의 육체 그대로가 아니라 바울 사도가 표현한 대로 ‘신령한 몸’(고전15:44)이다.
바울 사도는 분명히 “혈과 육은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고전15:50)라고 했다.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게 창조된 존재가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하는 것이 성경적인 장례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31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