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안과 밖 이야기] 수도와 시골 사이에 차이 분명 있어

등록날짜 [ 2015-03-30 11:49:18 ]

확연히 구별할 만큼 말투가 달랐음을 충분히 유추 가능해


<사진설명> 유대 지방의 중심인 예루살렘 시가지.

현재 이스라엘의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 경상남북도 면적보다 조금 작지만
, 남북의 길이는 500km로 승용차를 타고 6시간 정도 달려야 할 정도로 길다. 하지만, 동서의 길이는 자동차로 달리면 불과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작은 땅에도 지방색이 존재했다.


스블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여”(4:15).

우리나라에도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듯이, 성경 시대에도 이스라엘 수도인 예루살렘과 변두리 시골인 갈릴리 지방 사이에 지방색에 따른 차별이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나다나엘이 가로되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빌립이 가로되 와 보라 하니라”(1:46).

갈릴리 지방 나사렛에서는 절대 선한 인물이 날 수 없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예수 당시까지도 나사렛을 포함한 갈릴리 지방은 유대인의 생각 속에 하나님께 버림받은 땅으로 뿌리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사렛 예수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후부터 갈릴리 지방이 서서히 이스라엘의 중심지역으로 변했다. A.D. 70년 이스라엘 민족이 로마에 멸망당하고 예루살렘에서 추방당한 뒤부터 랍비들이 갈릴리 지방을 중심으로 유대 민족을 이끌어 갔다. A.D. 200년경과 A.D. 400년경에는 장로들의 유전을 글로 쓴 미쉬나와 미쉬나의 주석인 그마라가 갈릴리에서 각각 작성되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미쉬나와 그마라를 합쳐서 탈무드라고 부른다.

볼렛과 씹볼렛의 차이

성경에도 사투리 문제를 언급한 기록이 있을까? 물론이다. 그곳에도 사람이 살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경상도 사람 중 일부는 이라는 발음이 안 돼서 이라고 발음한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사사기 126절에 기록되어 있다.

그에게 이르기를 십볼렛이라 하라 하여 에브라임 사람이 능히 구음을 바로하지 못하고 씹볼렛이라 하면 길르앗 사람이 곧 그를 잡아서 요단 나루턱에서 죽였더라 그때에 에브라임 사람의 죽은 자가 사만 이천 명이었더라”(12:6).

<사진설명> 이방 취급을 받은 스블론과 납달리 중심인 갈릴리.

본문은 길르앗(요단강 동편 윗 지역) 사람 입다가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과 전쟁하던 중 일어난 사건이다. 전세가 불리하자 에브라임 군사들이 요단강을 다시 건너서 유다 지방으로 도망가려 할 때 길르앗 군사들이 나루턱에 앉아 있다가 그들을 선별해서 죽였다. 그런데 그 선별 기준이 바로 사투리였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십볼렛이라는 발음을 못 하고, ‘씹볼렛이라고 했기에 에브라임 사람들을 쉽게 구별해 낼 수 있었다. 이는 히브리어 알파벳 중에 싸메흐의 발음을 구별하여 소리 내지 못하는 것을 미리 알고 행한 것이었다. 이처럼 이스라엘 내에서도 억양과 말투로 확연히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사투리가 심했다고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갈릴리 방언

신약성경에도 사투리를 언급한 부분이 있다. 북쪽 갈릴리 지방 말투와 남쪽 유다 말투가 달랐다. 우리나라로 치면 말하는 사람의 말투를 듣고 호남 사람, 영남 사람 그리고 강원도 사람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그가 갈릴리 출신이라는 사실을 그의 말투에서 알았다.

조금 후에 곁에 섰던 사람들이 나아와 베드로에게 이르되 너도 진실로 그 당이라 네 말소리가 너를 표명한다 하거늘”(26:73).

아마 베드로의 말투가 갈릴리 방언이었나 보다. 결국 그가 갈릴리 사람인 점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 식으로 상상해 보라. 베드로가 경상도 방언으로 아니라요, 내는 예수의 제자가 아입니더또는 전라도 방언으로 아니랑께요, 나는 예수의 제자가 아니랑께요라고 했다고 생각해 보라. 금방 들통이 나질 않겠는가? 아니면 베드로가 표준어를 썼다고 해도 사투리에 익숙한 사람은 그 억양에서 이미 차이가 나니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42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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