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안과 밖 이야기] 예루살렘이 아닌 항구도시 가이사랴

등록날짜 [ 2015-08-24 12:00:29 ]

헤롯왕이 로마 황제에게 바친 당시 행정중심도시


<사진설명>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 수도 가이사랴.

"수일 후에 아그립바왕과 버니게가 베스도에게 문안하러 가이샤랴에 와서 여러 날을 있더니 베스도가 바울의 일로 왕에게 고하여 가로되 벨릭스가 한 사람을 구류하여 두었는데”(25:13~14).


예수 그리스도 당시 이스라엘의 수도는 어디였을까? 모두 다 예루살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지중해 바닷가에 있는 가이사랴였다. 가이사랴는 건축광이자 예수 탄생 당시에 두 살 이하 아기는 모두 죽이라고 했던 헤롯왕이 세운 도시였다. 헤롯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수십 킬로미터 위에 위치한 갈멜산까지 인공수로를 만들었다. 당시에 약 4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살았다고 전해진다.

가이사랴에는 로마 총독 빌라도의 집무실뿐만 아니라 로마 군인들의 본부까지 있어 모든 행정의 중심도시였다. 헤롯왕은 가이사랴에 시장터 아고라(Agora)와 경기장, 야외 원형극장, 로마식 공중목욕탕을 건축하여 당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대도시로 만들었다. 로마제국은 가이사랴를 유대 지방 행정수도로 정하고 정치 중심지로 삼았다. 로마에서 파송한 총독 관저와 행정본부가 이곳에 있었다.

여기에서 모든 물자와 인력이 배를 타고 로마로 가게 되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심문한 로마 총독 빌라도는 예루살렘에 모인 전 세계 수십만 명에 이르는 디아스포라 유대인과 본토 유대인이 민란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불안해서 집무실을 가이사랴에 두었는데, 결국 그는 예루살렘에 갔다가 영원히 씻지 못할 악역을 맡게 되었다.

빌라도가 아무 효험도 없이 도리어 민란이 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으며 가로되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27:24).

현재는 사람이 거주하는 도시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오직 옛 유적만 남아 있다. 가이사랴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다른 항구들과 달리 항구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곳이다.

가이사랴가 로마 시대와 비잔틴 시대에 아주 큰 도시를 형성했다는 사실은 그 유적을 보아 알 수 있다. 비잔틴 시대에 10만 명이 거주했고 그 후 십자군시대에 전성기를 이루었다. 십자군 시대에 가이사랴에 건설된 거대한 요새의 유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십자군 원정이 실패로 끝나자 1265년 마믈묵(이집트 왕)이 십자군 요새였던 가이사랴를 점령하면서 완전히 파괴하고 모래 속에 파묻었다. 그 후 600년이 지난 후 20세기에 접어들어 고고학자들이 발굴했다.

가이사랴 성은 십자군 시대(주후 1291~1517)에 규모가 가장 작았고, 헬라 시대(주전 332~166)에는 십자군 시대보다 3배나 컸으며, 헤롯 시대(주전 37~4)에는 십자군 시대보다 8배나 규모가 컸다.

가이사랴에 주둔하던 로마 백부장 고넬료는 욥바 피장(皮匠) 시몬 집에 머무르던 베드로를 데려오게 하여 자신과 함께한 모든 사람과 침례를 받았다(10). 베드로가 유대인이 아닌 로마제국 장교 고넬료와 그 친지들에게 침례를 준 사건은, 유대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인종과 국가를 초월하여 범세계적으로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한 역사적인 일이었다.

가이사랴는 사도 바울이 전도 여행 중 여러 번 들렀던 곳이며, 일곱 집사 중 하나인 빌립 집에 머물기도 했다.

이튿날 떠나 가이사랴에 이르러 일곱 집사 중 하나인 전도자 빌립의 집에 들어가서 유하니라”(21:8).

마지막으로, 바울은 로마로 이송되기 전 2년간(주후 57~59) 가이사랴 감옥에 갇혔다가 배를 타고 로마로 향했는데, 로마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그런데 지중해 연안의 수도 가이사랴와 북쪽 헐몬산 밑의 가이사랴 빌립보를 혼돈하는 이가 의외로 많다. 가야사랴 빌립보는 마태복음 1613절에 자세히 기록된 바와 같이 이곳에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나왔으며 요단강의 발원지 부근이기도 하다. 물론 가이사랴 빌립보도 헤롯 빌립 분봉왕의 집무실과 판 신전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예수께서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가로되 더러는 침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가라사대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16:13~16).

위 글은 교회신문 <44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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