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1-11 13:30:19 ]
<사진설명> 한국교회 찬송가 편찬 과정(위부터 오른쪽으로 차례대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찬송가 표지에는 ‘찬송가’라고 적혀 있다. 사실 ‘통일 찬송가’라고 표기해야 정확하다.
한국교회는 1893년에 ‘찬양가’를 처음 발행했다. 그 후 교단별로 찬송가를 출판해 ‘신정 찬송가’ ‘신편 찬송가’ ‘부흥 성가’를 따로 사용하다, 1949년에 하나로 묶어 ‘합동 찬송가’를 발행했다. 이로써 모든 교파가 같은 찬송가를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1962년, 다시 ‘새 찬송가’를 발행했고, 1967년에는 합동 찬송가를 개편한 ‘개편 찬송가’를 출판했다.
1981년에는 찬송가를 다시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찬송가공회’가 발족했다. 1983년, 찬송가공회는 한국교회 100주년을 맞아 ‘통일 찬송가’를 발행했다. 이때 새로 만든 ‘통일 찬송가’에 과거의 ‘합동 찬송가’ ‘새 찬송가’ ‘개편 찬송가’에 수록되지 않고 복음성가로 분류되던 40여 곡이 수록됐다.
‘통일 찬송가’가 탄생한 유래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교회가 주일예배 때 복음성가를 삼가고 찬송가만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각 교회에서도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아직 상당히 많지만, 이 주장은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만약 이 주장을 “주일예배 때는 주님을 높이고 자랑하는 내용의 노래만 불러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주 타당하다. 예배는 주님을 높여 드리고 모든 가치를 주님께 드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교회가 공통으로 보는 ‘통일 찬송가’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라면 큰 오류다. 통일 찬송가가 주님을 높이는 노래를 모두 담은 유일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성경의 거룩성과 유일성을 통일 찬송가에 똑같이 부여해서는 안 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통일 찬송가에는 주님을 직접 높여 드리는 노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찬양도 많다.
사실 통일 찬송가에는 주님을 직접 높이는 찬양보다 기도 내용, 성도나 불신자들을 향한 권면, 복음 전도의 내용을 담은 시에 곡조를 붙인 곡이 더 많다.
찬송가 가사를 분석해 보면, ‘성도의 삶’이 41.5%로 가장 많고, ‘성자’ 15.6%, ‘예배’ 12.9%, ‘성부’와 ‘성령’을 합해 3.3% 순이다. 여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성도의 삶’은 하나님께 ‘받은’ 은총들을 주로 다룬다. 찬양과 충성과 사랑을 하나님께 드리고 이웃에게 베풀겠다는 가사보다 죄 사함받고, 은혜받고, 사랑받고, 복받고, 위로받고, 재물과 건강을 얻고, 소원도 이룬다는 가사가 많다.
또 통일 찬송가에는 19세기 곡이 상당히 많은데, 이는 영국이나 미국에서 열린 부흥집회에서 복음을 전하려고 쓴 곡들이다.
그 외에도 세계 각국의 국가 곡조에 해당하는 노래들(67장, 77장, 245장), 오케스트라 협주곡이나 오페라 멜로디를 가져온 곡들(13장, 17장, 69장, 94장, 207장, 371장)도 있다.
또 여러 나라의 민요나 대중가요(39장, 57장, 88장, 106장, 141장, 160장, 173장, 290장, 314장, 405장, 430장, 454장, 459장, 519장, 533장, 545장, 547장)에 복음적인 가사를 써넣은 노래도 있다.
통일 찬송가 중에서 제일 오래된 찬송가는 ‘참 목자 우리 주’(103장)다. 주후 3세기 때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가 쓴 찬송시다. 외국 곡 중 가장 최근 곡은 ‘귀하신 친구 내게 계시니’(491장)로 1951년에 쓰였다. 한국 곡으로는 92장 ‘어둠의 권세에서’, 272장 ‘인류는 하나 되게’가 1983년에 만들어졌다.
위 글은 교회신문 <46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