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6-13 14:20:18 ]
A.하나님께서는 75세인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창12:2).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들을 얻지 못하자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말합니다.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나이까 나는 무자하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엘리에셀이니이다”(창15:2).
아들을 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아브라함이 아들처럼 기르던 다메섹 출신 엘리에셀을 양자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는 아브라함이 왜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이런 행동을 했을까요?
아브라함의 행동은 최근 메소포타미아 북동쪽에 있는 누지(Nuzi)라는 곳에서 출토된 토판들을 살펴보면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전 15세기 것으로 밝혀진 토판들을 보면 자식 없는 부부가 종을 양자로 입적하면 종은 재산의 상속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양자가 된 종은 양부모가 사는 동안 그들을 부양하고 죽은 뒤에는 명예로운 장례를 치러 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의 아들이 태어나면 누지의 관습상 상속권을 즉시 잃었습니다.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삼겠다는 말은 아브라함 자신이 노쇠해 자식을 생산할 수 없다는 불신앙적인 행동이라기보다 당시의 문화적 관습에 의한 표현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삭이 출생한 이후 엘리에셀이 상속권을 잃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님 앞에 아들이 없는 걱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상속자를 엘리에셀이라고 말함으로써 비통한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또 자신이 자식을 갖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소망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확고하게 믿는 것, 그리고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나타냈습니다.
그러므로 신임하던 종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말한 까닭은 하나님의 약속을 불신해서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어떠한 방법으로 약속을 성취하실지 모르는 연고였고, 은연중에 하나님께 자신의 친 상속자를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그리스도 안에서 ‘예’만 된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그것이 우리의 생각만큼 제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 생각보다 더 좋은 것으로 예비해 놓으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장 20절에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는 말씀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데에는 흔들림이 없는 믿음 위에서 부단히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 영혼이 천국에 이르는 것이며, 또 수많은 영혼이 다 함께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이 사실 하나만큼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이니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고전2:3~4).
위 글은 교회신문 <48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