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전도 방법론과 관련해 많은 이론이 있습니다. 그중 성경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전도 방법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기독교 역사상 최고의 전도자로 꼽힙니다. 바울이 아니었다면 기독교가 이스라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인 신앙으로 급속하게 확장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19~23절에서 자신의 전도 방법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는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 있는 자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 있는 자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전9:19~23).
여기서 바울의 전도 방법은 상대방의 호감을 사고 그의 마음을 열려는 ‘친화적 선교’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울의 이 같은 전도 방법은 그의 실제적인 전도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바울은 3차에 걸쳐 소아시아와 유럽 각지를 돌며 총 이동 거리 2만km에 이르는 전도여행을 했습니다. 그렇기에 전도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압니다. 따라서 우리는 바울의 전도 방법을 잘 알아 두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중에는 기독교가 아닌 것을 모두 적(敵)으로 여겨 적대적(敵對的) 선교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선교는 열매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적대적 선교를 하는 이들은 기독교와 복음에 대한 논쟁을 즐긴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하지만 전도는 논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전도할 때 되도록 논쟁을 피해야 합니다. 비록 논쟁에서 이길지라도 상대방은 논쟁에서 패한 것 때문에 마음을 더욱 닫을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당시 최고 학부에서 최고 학문을 배운 엘리트였습니다. 따라서 바울은 누구와 논쟁하더라도 상대방의 주장을 얼마든지 꺾을 지식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은 논쟁을 통해서는 전도 열매를 얻지 못했습니다. 논쟁했을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배척당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전서 9장 19절 이하에 친화적 방법을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실제적인 경험이 있어서입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와 바람이 내기를 했습니다.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의 옷을 벗기면 이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내기에서 이긴 편은 해였습니다. 바람은 옷을 날려 버릴 심산으로 강하게 휘몰아쳤지만, 오히려 그 사람은 입고 있는 옷을 꽉 여몄습니다. 반면 해는 따뜻한 햇볕을 계속 비춰 그 사람이 스스로 옷을 벗게 했습니다.
바울의 친화적 방법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합니다. 전도할 때 바람의 방법이 아닌 해의 방법을 사용할 때 전도 열매를 얻기 쉽습니다. 바울의 전도 방법은 예수님의 전도 방법과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 땅에 복음을 전하러 오실 때 하나님의 모습이 아닌 사람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즉 친히 사람이 되어 오셨다는 뜻입니다.
바울은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고전 9:22~23 참조)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의 성육신(成肉身)과 같은 맥락입니다.
바울의 전도 방법은 그 효과가 이미 검증되었기에 가장 좋은 전도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