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성경에서 ‘의’는 구원받을 자격을 의미했습니다. 따라서 의롭다고 인정받았다면 곧 구원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합2:4;롬1:17)는 말씀은, 믿어서 의롭게 되어 구원받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을 주셔서 의를 얻게 하셨습니다. 레위기 18장 5절에서 “너희는 나의 규례와 법도를 지키라 사람이 이를 행하면 그로 인하여 살리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지켜 행하면 구원에 이르는 의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율법의 규정은 너무나 엄격하고 까다로워서 율법을 완전히 지켜서 의를 얻는 자가 없었습니다. 즉 율법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구원받을 다른 의를 보여 주셨는데,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서 얻는 하나님의 의입니다.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롬3:22).

여기서 율법의 의와 복음의 의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나타나는데, 그것은 율법의 의가 ‘인간의 의’라면 복음의 의는 ‘하나님의 의’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하나님 앞에서 나의 의를 버린다는 것은 곧 자신이 의롭다고 자랑하는 교만을 버리는 것입니다.

로마서 10장 3절에는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치 아니하였느니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유대인들이 율법의 의를 추종해 복음을 거부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께서는 외식하는 자들을 특히 책망하셨는데, 외식하는 자들은 자기의 의로움을 자랑합니다. 구제할 때 사람들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나팔 불기를 좋아하고(마6:2),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합니다(마6:5). 금식할 때도 사람에게 보이려고 슬픈 기색을 냅니다(마6:16). 외식하는 자들은 이 같은 행위로 자기 의를 내세웁니다.

누가복음 18장 9절 이하에는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가 나오는데 예수께서 자기를 의롭다고 믿는 이들에게 비유하신 말씀입니다. 이 비유에서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기를 “…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18:11~12)라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한 채 다만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18:13)라고 기도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비유를 드시면서 “이 사람(세리)이 저(바리새인)보다 의롭다 하심을 받고 집에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눅18:14)라고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바리새인은 자신이 토색.불의.간음하지 않고 금식하고 십일조 드린 것을 자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자기의 의를 내세운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토색.불의.간음하지 않고 금식과 십일조를 한 것이 잘못했다고 오해하면 안 됩니다. 단지 이것을 자랑하며 교만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눅18:14)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자기를 높이는 것이 교만이요, 자기를 낮추는 것이 겸손입니다. 따라서 ‘자기 의를 내세우는 것＝교만, 자기 의를 버리는 것＝겸손’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나의 의를 버린다는 것은 모든 사람 앞에서 자신의 행위를 자랑하지 않고 겸손한 것을 의미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