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2-28 16:19:23 ]
“여호와께서 비로소 호세아로 말씀하시니라 여호와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가서 음란한 아내를 취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 이 나라가 여호와를 떠나 크게 행음함이니라”(호1:2).
어떤 사람은 이 말씀을 근거 삼아 하나님이 호세아에게 음란한 아내를 취하라고 명령하심과 동시에 선지자 사역을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호세아가 음란한 아내를 취한 다음 선지자 사역을 시작했다면, 과연 어느 누가 관심을 보였겠습니까. 호세아는 원래부터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였고, 하나님의 선지자가 음란한 아내를 취하였기에 사람들이 ‘도대체 선지자가 왜 그랬을까’라며 큰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비로소 말씀하셨다”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참고 참다가 더는 참을 수 없어 애타는 심정을 가지고 말씀을 시작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게 하시고, 그 말씀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선지자가 금식을 하기도 합니다. 또 특이하게 행동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하나님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호세아에게 “음란한 아내를 취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는 호세아의 삶 자체를 하나님께서 쓰시겠다는 것입니다.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입니까. 바로 아내를 맞이하고 자녀를 낳아 가정을 이루는 것이 이 땅에서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요, 가장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선지자로서 거룩한 삶을 살라고 한다면 감사하며 순종하겠지만, 음란한 아내를 취하라고 하신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호세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통해 당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오늘날 하나님께서 이러한 명령을 하신다면 순종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호세아는 한 마디의 의문도 없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합니다.
그렇다면 ‘음란한 아내’는 어떤 여자일까요? 어떤 이들은 몸을 파는 창녀나 마음속에 음란한 기질이 있는 여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지자의 아내로서 합당치 않은 여인을 하나님께서 아내로 택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음란한 아내나 음란한 자식들은 모두 이스라엘을 놓고 하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음란한 아내, 또 그가 낳은 자식들을 통해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행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려고 하셨습니다.
“이에 저가 가서 디블라임의 딸 고멜을 취하였더니 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매”(호1:3).
호세아는 말씀에 순종하여 고멜을 취하여 아들을 낳습니다. 여기에서 ‘디블라임의 딸’이라고 기록한 이유는, 사람들이 호세아와 고멜의 사건을 지어냈으리라 여길 수 있으므로 고멜이 역사 속 실제 인물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비유를 들어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기에 역사적인 사건임을 인식하게 하려고 실명(實名)을 기록해 놓으신 것입니다. 추측하건대 디블라임이나 고멜은 이방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장항진 목사(도서출판국)
위 글은 교회신문 <78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