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12-23 15:05:07 ]
야곱이 벧엘에서 잠들었을 때에
하나님이 사닥다리 꿈 보여주며
조상에게 준 약속을 다시 주셔
하나님의 약속 대대로 내려오며
예수님이 오시는 대로가 열려가
예루살렘(Jerusalem)에서 세겜(Shechem)이 있는 북쪽 방향으로 약 19km를 가면 벧엘(Bethel)이 나온다. 벧엘은 실로(Shiloh)에서 남쪽으로 약 29km, 아이(Ai)성에서 서쪽으로 약 3km 지점에 있다. 이곳은 아브라함 이후 야곱이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경배한 곳이다. 그곳에 남아 있는 돌탑 유적에 올라 누워 보면서 야곱의 심정을 잠시 헤아려 본다. “야곱이 잠 깨어 일어난 후/ 돌단을 쌓은 것 본받아서/ 숨질 때 되도록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찬송가 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中).
<사진설명> 벧엘 전경.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야곱이 형 에서에게 쫓겨 하란으로 도망할 때 벧엘에서 돌베개를 하고 잠들었다. 야곱이 잠을 자던 중 꿈을 꾸게 되는데, 하나님께서 땅의 약속과 자손 번성의 약속 그리고 야곱으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게 된다는 세 가지 약속을 주신다.
<사진설명>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야곱은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국경인 브엘세바에서 살다가 오늘날 튀르키예(터키)인 하란으로 향한다. 이후 이스라엘로 돌아온 야곱은 헤브론에 거주하다가 현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 지역(고센)에서 인생을 마치게 된다.
<사진설명> 윤석전 목사와 탤런트 한인수 장로가 벧엘 유적지에 앉아 찬송가 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찬양하고 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고향 브엘세바(Beer sheba)를 떠나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던 도중 날이 저물어 잠이 들게 됩니다. 옆에 있던 돌을 주워다가 베개 삼아 잠을 자는데 하나님께서 꿈에서 야곱에게 약속을 주십니다. 약속을 받은 야곱이 제단을 쌓는데 이곳이 바로 벧엘입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으로 향하다가 잠든 벧엘이 어떤 곳인지 알려 주시면 많은 은혜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홍순화 교수: 야곱은 원래 살던 브엘세바에서 벧엘에 이르기까지 먼 거리를 이동합니다. 브엘세바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베들레헴(Bethlehem)과 예루살렘을 거쳐 벧엘에 도착합니다.
고고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해 현재 ‘베이틴(Beitin)’이라고 하는 아랍 마을이 벧엘이라고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성서지리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에드워드 로빈슨(Edward Robinson, 1794~1863)이 1838년에 이 지역을 답사한 후 여러 가지 지형을 살펴본 결과 베이틴이라는 마을을 벧엘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오늘날 베이틴은 팔레스타인 마을이어서 안타깝게도 발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성지 순례 가는 분들도 세겜 쪽으로 차를 타고 가다가 잠깐 정차하지도 못한 채 “저 왼쪽에 십자군 때 탑 같은 게 하나 보이는데 저기가 바로 벧엘”이라고 설명만 들으면서 지나쳐야 합니다.
벧엘이 중요한 이유는 벧엘의 남북을 관통하는 도로가 바로 족장들이 많이 다녔다고 하는 ‘족장들의 도로(Patriarchs’ Road)’이기 때문입니다. 벧엘은 이스라엘 중앙산악지대 중 해발 850m 고지에 있으며 족장들의 도로는 이스라엘의 유다 산지와 에브라임 산지를 관통합니다.
다시 야곱과 관련한 주제로 돌아와서, 벧엘이 대로변에 있었으므로 야곱도 벧엘을 지나가다가 잠이 들었을 것입니다. 베이틴 마을이 아직까지 제대로 발굴되지 않았지만, 저는 평소 야곱이 진짜 잠든 곳이 어디일지 늘 궁금해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자기들이 만든 한 키부츠(Kibbutz, 이스라엘의 농업공동체)의 한 언덕을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잔 곳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곳 역시 단체로 방문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몇 년 전 저 혼자 이곳을 개인적으로 방문했는데, 마을 입구가 철문으로 막혀 있고 경비원도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경비원이 제게 “우리 마을에 왜 왔느냐?”라고 묻기에 당황한 나머지 영어도 잘 떠오르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워 “야꼽”이라고 말하면서 두 손을 모아 한쪽 얼굴에 붙이면서 자는 포즈를 취했습니다. 그랬더니 경비원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듣고 무척 크게 웃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서 돌고 돌아 끝까지 가면 된다”며 자세히 설명도 해 주었습니다. 그날따라 날씨도 무척 좋아서 야곱이 잠든 곳이라는 장소에 한참을 머물면서 답사한 즐거운 추억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교수님의 재치 있는 보디랭귀지를 그 짧은 순간에 깨닫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성지순례에서 보고 들은 모든 내용을 성도들에게 전해 주시는 것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습니다. 하나님과 사이에 신령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하나님과 어떠한 만남과 경험을 했는지 알려 주세요.
▶권혁승 교수: 야곱은 벧엘에서 잠을 자게 됩니다. 노숙을 한 셈입니다. 벧엘 지역을 가 보시면 돌이 무척 많은데, 그때 돌 하나를 취해서 베개를 삼습니다. 돌로 베개를 삼았다는 것은 잘 때 늘 머리에 무언가를 베고 잤던 습관 때문인 듯합니다.
야곱이 잠을 자던 중 꿈을 꾸게 되는데 성도들에게 잘 알려진 사닥다리 꿈을 꿉니다. 사닥다리를 오르내리는 천사가 있고 사닥다리 맨 위쪽에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야곱에게 그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세 가지 약속을 야곱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땅의 약속과 자손 번성의 약속 그리고 야곱으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게 된다는 세 가지 약속을 주시면서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라고 하는 소위 임마누엘의 약속까지 더해 주십니다(창28:13~15). 이는 야곱에게 조상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이 계속 이어진다고 하는 확인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과의 약속과 이삭과의 약속이 야곱과의 약속으로 이어지면서 하나님의 약속이 대대로 내려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약속이 바로 예수께서 오시는 길이요, 그 약속이 이루어짐으로 말미암아 예수가 오시는 역사도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가 오시는 대로의 족보 속에서 주님이 이제 아브라함 한 발자국, 이삭 한 발자국, 야곱 한 발자국 이렇게 세 발자국을 떼어 오시는 모습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블레셋 평야가 많이 등장하는데, 블레셋 평야에 관해 알고 싶습니다.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 해안에 인접한 평원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악고 평야, 이스르엘 평야, 샤론 평야, 블레셋 평야로 이어집니다. 이 중 샤론 평야는 갈멜산(Mount Carmel) 남쪽에서 욥바(Joppa)까지 약 50km에 이르는 평원입니다.
샤론 평야에서 이어지는 블레셋 평야는 욥바부터 가자(Gaza)에 이르기까지 남부 해안 지대인데 블레셋 사람들이 예전에 살았기 때문에 블레셋 평야라고 불립니다. 길이는 80km 가까이 되고, 동서로 넓은 곳은 폭이 40km 정도이고 좁은 곳은 10km 정도입니다.
이곳이 중요한 것은 그 당시 세계적인 도로였던 해변길이 지나가고 있고, 또 이 지역은 농사까지 지을 수 있는 비옥한 곳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남쪽의 아스돗(Ashdod), 아스글론(Ashkelon), 가드(Gath) 등 블레셋 도시가 있던 곳도 블레셋 평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이 왜 블레셋 사람들에게 이렇게 좋은 평야를 갖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할 만큼 아주 비옥한 땅이 블레셋 평야입니다. 다음 시간에도 마태복음 족보를 바탕으로 하나님께서 인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신 역사를 은혜롭게 탐색해 가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