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5-01-21 13:06:48 ]
야곱은 자신을 죽이러 달려오는
형 에서에게 막대한 선물 건네며
사람의 방법으로 화해 의사 전해
결국 하나님만을 의지하겠다며
얍복강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자
하나님의 응답으로 앞길이 열려
<사진설명>얍복강 전경. 요르단의 수도 암만은 성경 시대에 랍바라고 불렸고, 이곳 랍바에서 얍복강이 발원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얍복강을 ‘와디 에즈 자르카’라고 부른다. ‘와디’는 우리말로 ‘건천(乾川)’이지만, 얍복강은 1년 내내 물이 흐르고 있다.
에서가 군사 400명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는 소식은 듣고 야곱은 절망에 빠져 얍복강(Jabbok River) 가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얍복강 부근의 브니엘(Penuel)에서 야곱은 천사와 씨름해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
▶윤석전 목사: 에서가 군사를 이끌고 야곱을 향해 쳐들어갑니다. 잠시 후면 에서의 칼날이 야곱의 목에 닿게 될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그때 야곱은 얍복강 가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천사와 엄청난 씨름을 합니다. 죽을 각오를 한 채 씨름하던 얍복강. 그 얍복강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얍복강은 오늘날 요르단(Jordan)에 있으며 길이가 약 100km로 굉장히 긴 강입니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Amman)은 성경 시대에 랍바(Rabbah)라고 불렸고, 이곳 랍바에서 얍복강이 발원합니다. 사실 요르단에는 강다운 강이 없고 얍복강도 우리나라의 시냇가 수준이지만, 랍바가 ‘물들의 성’(삼하12:27)이라고 불릴 만큼 얍복강은 1년 내내 물이 흐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얍복강을 ‘와디 에즈 자르카(Wadi az-Zarqa)’라고 부릅니다. ‘와디’는 우리말로 ‘건천(乾川)’이라는 뜻인데, 건기 때 물이 흘러가지 않는 그릿 시내(Wadi Yabis, Brook of Cherith)와 지형은 비슷하나 다른 점입니다.
<사진설명>건기의 그릿 시내. 현지어로 ‘와디 야비스’라고 불린다. 건기 때는 물이 흐르지 않으므로 와디를 따라 사람들이 이동하기도 한다.
▶윤석전 목사: 물이 귀한 중동에서는 1년 내내 물이 흐르는 얍복강을 큰 강으로 여길 듯합니다. 야곱이 기도하다가 천사가 나타나 씨름을 하게 되는데, 씨름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야곱은 씨름의 결과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겨뤄 이겼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져 주신 것이지요.
이 안에 담겨 있는 신앙적 의미를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느니라”(마6:8)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쓸 것을 다 아시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이 귀가 먹었느냐?”, “왜 소리를 질러야 하느냐?”라고 반문하지만, 부르짖어 기도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듣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도하는 우리가 그만큼 간절하다는 표현입니다.
야곱 역시 형 에서를 앞에 두고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문제가 큰 만큼 하나님 앞에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이스라엘이라는 영원한 이름을 응답 받은 것이 얍복강 기도의 의미라고 봅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처음에는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가지고 온 재물이 복인 줄 알았겠지만, 그 모든 소유며 가족까지 얍복강을 건너 형의 손으로 넘어갔을 때 이것이 참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나를 도우시는 것이 진짜 복임을 깨달았고, 물질을 초월한 신령한 복을 하나님께 받아 이스라엘, 곧 승리자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이 땅에서 살다가 어려움과 고통과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을 때 야곱처럼 기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야곱은 천사와 씨름하여 환도뼈가 부러질 만큼 기도했고, 하나님의 응답을 얻어 낼 때까지 일어서지 아니하였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가 얼마나 응답을 원하여 구하는지 그 한계를 이미 아시고, 그 한계에 이르렀을 때 응답하신다는 섭리를 이해하면서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이유를 배우게 됩니다. 족보 속 인물들이 주로 활동한 장소가 요르단인데, 요르단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단강’을 정확하게 발음하려면 ‘요르단강’이라고 해야 합니다. 미국의 유명 농구선수인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의 조던이라는 성(姓) 또한 요르단에서 유래했습니다.
요르단은 중요한 성지이며, 성지와 관련된 곳이 100곳 정도 됩니다. 우선 야곱이 요르단을 지나갔고, 아브라함도 하란에서 가나안으로 올 때 이 길을 지나갔다고 봅니다. 또 이스라엘 민족이 열두 지파일 때 르우벤 지파, 갓 지파, 므낫세(동편) 지파 일부분도 요르단에 살았을 만큼 확대된 가나안 땅입니다. 이후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할 때도 이곳을 지나갔고, 암몬, 모압, 에돔 같은 족속도 지금의 요르단에 살았기 때문에 요르단도 성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요르단은 하나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하나님이 주겠다고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땅이며, 예수가 오시는 대로의 역사 속에서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걷고 움직이고 거주한 아주 중요한 장소입니다.
야곱이 새롭게 얻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승리자라는 뜻입니다. 1948년에 독립한 이스라엘이 오늘날 세계 열방 속에 초강대국이 되어 승리자의 이름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오래전 야곱이 받은 이름을 오늘날까지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야곱이 축복을 받은 브니엘에 대해서도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얍복강 가에 있는 브니엘은 오늘날 현지에서 ‘텔 엣 다합 엘 사르끼에(Tell edh-Dhahab el-Sherqiyeh)’라고 합니다. 맞은편에 있는 마하나임이 ‘황금 언덕의 서쪽’이라는 뜻인 것처럼 브니엘은 ‘황금 언덕의 동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니엘은 사사기에도 등장하는 중요한 장소이며 전망이 무척 좋습니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면 성경 시대 사람들이 살던 유적들도 있습니다. 그 지역 자체가 요새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이 지역은 얍복강이 굽이치며 빙빙 도는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설명>마하나임과 브니엘. 마하나임은 야곱이 여호와의 사자를 만나고 이를 기념해 ‘여호와의 군대’라는 이름을 지은 장소이다. 브니엘은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여 이기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어 낸 곳이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어떻게 출발해서 왔는지 경로를 알면서 얍복강 주변에서 펼쳐진 여러 가지 사건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마태복음 족보를 바탕으로 하나님께서 인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신 역사를 은혜롭게 탐색해 가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