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 <10·上>] 야곱과 에서의 화해

등록날짜 [ 2025-01-22 10:17:38 ]

야곱은 자신을 죽이러 달려오는

형 에서에게 막대한 선물 건네며

사람의 방법으로 화해 의사 전해


결국 하나님만을 의지하겠다며

얍복강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자

하나님의 응답으로 앞길이 열려


▶윤석전 목사: 야곱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고향인 가나안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할 가장 큰 문제는 형 에서와의 화해였습니다.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잃어버린 에서가 나중에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야곱을 향해 폭발적인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에서가 군사를 이끌고 야곱을 향해 쳐들어갑니다. 야곱이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겁이 많고 빈약한 야곱은 자칫하면 가족과 자신의 생명을 모두 잃을 절체절명의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에서의 성격으로 봐서 만나는 순간에 모두의 목을 칼로 내리치면서 끝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때 야곱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애절하게 기도합니다. 성경에는 천사와 씨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야곱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습니다. 손에 땀이 나는 긴장, 진퇴양난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야곱의 앞길을 열어 가는 예수님의 대로는 참으로 험난해 보이기도 합니다.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던 야곱에게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알려주세요.


▶권혁승 교수: 고향으로 돌아오던 야곱은 20년 전의 사건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바로 에서와의 갈등 문제입니다. 야곱이 최우선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 걸림돌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저는 이 같은 걸림돌을 오늘날 우리 민족에게 적용한다면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통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도 같은 형제였으나 거의 70여 년간 나뉘어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예수님께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만한 일이 있는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5:23~24)라고 말씀하신 것도 같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가나안으로 향하는 길에서 천사를 만납니다. 그 천사를 만난 마하나임(Mahanaim)이 어떤 곳인지 말씀해주세요.


▶홍순화 교수: 성경에 기록된 마하나임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왕으로 세움을 받은 곳이고(삼하2:8), 압살롬의 난을 피한 다윗이 임시 피난처로서 수도처럼 세운 중요한 장소입니다(삼하17:24). 조상 야곱이 천사를 만난 곳이 수도 역할을 하는 요지가 된 것이 신기합니다.


그런데 과연 마하나임이 어떤 장소이기에 훗날 수도 역할까지 할 만큼 중요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 당시 수도 역할을 하려면 대부분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먼저 전쟁이 자주 일어나기에 방어에 용이한 언덕이어야 하고, 성에서 버틸 수 있도록 물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하나임이 현재에는 어디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고 추정지만 대략 4곳이어서 학자들을 곤란하게 합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부터 순서대로 추정 장소를 1~4까지 정하는데 많은 학자가 제일 좋아하고 유력한 곳이 얍복강(Jabbok River) 가에 있는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Tell edh-Dhahab el-Gharbi)’입니다. ‘엣 다합’은 ‘황금언덕’이라는 뜻이며, ‘엘 가르비에’는 ‘서쪽’이라는 뜻입니다. 합치면 ‘황금 언덕의 서쪽’이라는 뜻입니다.


<사진설명> 마하나임 전경. 학자들이 마하나임이라고 추정하는 최적의 장소는 아랍어로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라고 불리는 곳이며 ‘황금 언덕의 서쪽’이라는 뜻이다.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에 가면 비슷하게 생긴 언덕(텔) 두 개가 나란히 있는데 그중 서쪽 언덕(사진 오른쪽)을 마하나임으로 보고, 반대편 언덕을 브니엘이라고 추정한다.



또 얍복강이 흐르는 골짜기를 쭉 올라가다 보면 유적이 제법 많습니다. 그중 텔 두 곳이 나란히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쌍둥이 텔 중에서 서쪽에 있는 것을 마하나임으로 추정하고 동쪽에 있는 것은 브니엘(Penuel)로 추정합니다.


두 텔 사이에 얍복강이 굽이치면서 흐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곳을 가 보면 마치 지금이라도 성경 속 사건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얍복강을 사이에 두고 그 시대 사람들이 살던 유적도 나왔기에 학자들 대부분이 이곳을 마하나임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얍복강. 길르앗과 암몬 사이에 경계로 흐르는 강이며 길이가 96km에 달한다.



▶윤석전 목사: 겁이 많고 두려워 어찌할 수 없는 야곱이 형인 에서가 군사 400명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형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달려온다는 것을 안 순간 야곱은 어떻게 하면 형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형과 화해를 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야곱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려 주세요.


▶권혁승 교수: 에서가 군사 400명을 데리고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에 대해 성경은 “두렵고 답답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창32:7). 두렵다는 것은 야곱의 외적인 반응이라고 봅니다. 또 답답하다는 것은 야곱의 내적인 반응으로서 ‘인간적으로 더는 방법이 없다’고 좌절한 절망감의 표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두렵고 답답한 와중에 세 가지 전략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는 성경에 나온 그대로 형에게 화해의 의사를 전달한 것입니다(창32:3~5). 사자들을 다시 보내면서 비록 장자의 명분을 본인이 갖고 있지만 육신적으로는 에서가 형이므로 형님을 깍듯이 대접하려는 자세를 갖춰 화해 의사를 전달합니다. 구체적으로 형 에서를 ‘주(主)’라고 표현하고 야곱 자신을 ‘주의 종’이라고 표현합니다. 비록 자기가 영적으로는 장자의 명분을 가지고 있지만, 육신적으로 형을 주로 섬기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두 번째 전략은 선물 공세입니다. 자신의 사자를 보내면서 푸짐한 선물을 같이 보냅니다. 성경 속 기록을 보면 양, 염소, 낙타 소, 당나귀 등 종류만 5가지이며 암수로 나누면 10가지나 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새끼가 딸리면 새끼까지 보내는데 그 숫자가 다 합쳐서 544마리입니다(창32:13~15). 엄청난 양의 선물을 보낸 것이며, 이는 화해의 의사뿐만 아니라 형을 형으로 진정 대접하겠다고 하는 가시적인 표현입니다. 야곱이라고 아까운 것을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막대한 양의 선물을 뚝 떼어서 전달하며 형과 화해할 수만 있다면 막대한 대가도 치르겠다는 결단을 내보입니다.


마지막 전략이 가장 중요한데 바로 얍복강 나루터로 가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마지막 수단은 ‘하나님이 책임져 주셔야 한다’며 기도한 것이 야곱의 최고의 전략이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 앞에 우리가 받아야 할 복은 사람이 진퇴양난에 놓여 있을 때 사람의 수단을 부리지 말고 바로 무릎 꿇어 하나님께 기도해서 하나님으로 도움을 받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절대 죽을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이 오시는 족보에 들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 족보 속에 들어 있는 사람이 죽으면 그 역사가 어떻게 후대에 이루어지겠습니까. 야곱이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을 때부터 멀리 보이는 하나님의 축복이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계속>




<사진설명>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가나안으로 돌아온 야곱은 얍복강 가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 씨름했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883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