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 <11·中>] 야곱, 노년에 시련을 겪다

등록날짜 [ 2025-02-26 10:05:50 ]

하나님과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야곱은 벧엘 아닌 세겜에 정착

신앙 해이해져 시련 겪게 되나

하나님 섭리로 벧엘로 가게 돼



<사진설명> 베들레헴 전경. 베들레헴은 유다 지파의 땅 중 북쪽에 있고, 북쪽으로 10㎞ 떨어진 예루살렘과 높이가 비슷한 산악지대에 있다. 야곱의 가족이 벧엘에서 베들레헴으로 가던 중 라헬이 베냐민을 낳다가 산고로 죽게 된다(창35:19).



<사진설명>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하나님의 약속을 뒤로한 채 벧엘이 아닌 세겜에 정착한 야곱과 그의 가족은 큰 시련을 겪게 된다.



▶윤석전 목사: 세겜 땅에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땅의 수장인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몹쓸 짓을 저지른 것입니다. 이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은 딸 디나를 우리에게 달라며 토지까지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야곱으로서는 피가 다른 이방 민족과 결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야곱의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인 시므온과 레위가 할례를 받아 끙끙 앓고 있던 세겜 사람들을 찾아가 칼로 쳐서 다 죽여 버립니다. 세겜에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후 야곱의 다음 행동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세겜 사람들을 다 죽인 탓에 야곱과 그의 가족은 피의 보복의 대상이 되어 전멸할 위기에 처합니다. 중동에서는 피를 보면 반드시 피로 갚는다는 ‘피의 보복’이라는 전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지켜 주신 덕분에 피의 복수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불행한 사건을 겪은 야곱은 벧엘(Bethel)로 돌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잘못된 길에 들어선 야곱이 시련을 겪은 후 정상적인 신앙의 길로 돌아오도록 하나님께서 섭리하신 듯합니다. 우리도 때로는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길을 걸어갈 수 있지만, 우리에게 찾아온 시련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든다면 빨리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벧엘로 올라가 그곳에서 약속한 대로 제단을 쌓으라고 명령을 하시는데, 그러려면 세겜에서의 삶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방 신상을 버리고 스스로를 정결케 하고 의복을 갈아입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창35:1~2).


세겜에 살면서 야곱이 이방신에 물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당시에는 이방신을 섬기는 게 문화여서 세겜에서 제대로 살려면 이방신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유행을 따라가거나 유행하는 옷을 입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이방신 섬기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의복마저 갈아입으라는 것은 가족 모두로 하여금 이방신을 버리고 정리하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가지고 있던 귀고리들을 세겜의 상수리나무에 묻게 합니다. 이 귀걸이도 이방신을 섬길 때 사용한 것과 연관이 있을 듯합니다.


결국 야곱이 벧엘에 올라가게 되는데 거기에서 야곱은 엘 벧엘(El Bethel, 벧엘의 하나님)이라 부른 곳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립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때부터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입니다. 만약 세겜에서 이스라엘이 사용됐다면 이스라엘이 거룩한 이름이 아니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세겜을 떠나 약속한 벧엘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하셨습니다. 그 신앙의 유산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시골에서 소를 몰며 쟁기질을 할 때 소가 가야 할 방향에서 벗어나면 쟁기 잡은 주인이 곧바로 고삐를 잡아서 제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야곱이 벧엘로 가야 하는데도 세겜으로 가니, 디나의 사건과 시므온과 레위의 피를 보게 한 사건을 통해 고삐를 돌려놓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가 오는 길은 그 길이 아니야”, “야곱이 라반의 집으로 갈 때 약속한 그 길로 가야 돼”라며 가야 할 곳으로 가게 하셨습니다.


야곱이 벧엘에 도착한 후 잊어버렸던 예배도 다시 찾고, 이제 벧엘에서 베들레헴(Bethle hem)으로 가는 길에 라헬이 해산을 합니다. 그 당시 안전하게 출산할 병원이 없었으므로 라헬이 죽게 됩니다(창35:19). 베들레헴에 라헬의 묘가 있는데, 라헬의 무덤에 대해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 북쪽에 세겜이 있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벧엘과 예루살렘 그리고 그 가까이에 베들레헴이 있습니다. 성경에 에브랏(Ephrath)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베들레헴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라헬은 이 부근에서 죽었는데, 지난 1860년에 라헬의 무덤(Rachel’s Tomb)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돔 건물을 베들레헴에 지었습니다. 문제는 이곳이 바로 팔레스타인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지난날 세겜에 요셉의 무덤(Joseph’s Tomb)이 있었는데 그곳이 성난 아랍 사람들에 의해서 파괴되었습니다. 라헬의 무덤도 요셉의 무덤처럼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상주하면서 지키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는 평지에 조그마한 돔만 있었다면, 공격받을 것을 염려해 이스라엘이 무덤 주위를 방어벽으로 쳐 놓고 캡슐처럼 씌워 관리합니다. 현재는 철옹성처럼 제일 깊숙한 곳에 라헬의 무덤이 있으며, 답사하기 어려운 지역 중 하나입니다.



<사진설명> 라헬의 무덤 모습을 비교한 사진. 20세기 초와 21세기 초 무덤의 남쪽 모습을 비교해보면, 오늘날 요새화 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설명> 유대교 남성들이 ‘요셉의 무덤’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 유대인들이 성지라고 여기는 장소 중 하나다.


▶윤석전 목사: 성경 시대의 길과 지금의 길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성경 시대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교통수단이 달라진 것이며, 현재 각 성지까지 도달하는 데 사용되는 길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성경 시대의 길입니다. 지금도 자동차로 통행하지 못하는 지역은 성경 시대의 길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성경 시대의 길 부근에 새로운 길을 낸 것입니다. 성경 시대는 주로 걸어 다니고, 말이나 나귀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골짜기를 왕래했지만 이제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도록 그 부근에 새로운 길을 냈습니다. 세 번째는 성경 시대와 관계없이 아예 새로운 길로 이동하는 경우입니다.


저희가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성경 시대 길이 어떠했는가’입니다. 이스라엘 같은 경우 학자들이 이스라엘의 고대 도로를 다 조사해서 보고한 자료도 있으므로 고대 도로를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성경 시대 도로와 오늘날 도로의 차이를 알고 성경과 성지를 보면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눅10:30)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성경 시대의 길은 계곡을 따라서 걸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이후 그 길이 근대화 시기 꾸불꾸불하던 국도 수준의 길이었다가 최근에는 도로를 공사해 굉장히 고속화됐습니다.


▶윤석전 목사: 다음 시간에도 이어서 마태복음 1장의 족보를 이해하면서 하나님의 인류 구속사의 역사를 은혜롭게 탐색해 보려고 합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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