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믿음의 자녀들 위해 진실하게 기도

등록날짜 [ 2024-09-30 17:53:42 ]

몇 년 전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막 꾸렸을 무렵에 지인에게 중등부 교사로서 학생들을 섬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요청받을 당시만 해도 선뜻 자원할 마음이 없었으나, 하나님께서 교사로 충성할 수 있도록 감격스러운 경험을 하게 하셨다. 교사 요청을 받고 며칠 후 그 당시 중학생이던 조카의 영적 상태를 실감 나게 체험하는 꿈을 꾼 것이다.


아무리 복음을 전해도 시큰둥한 조카의 영혼이 비록 꿈이었지만 마치 굶어 죽어 가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 잠에서 깨고 나서도 눈물을 많이 흘렸고, 조카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청소년들을 향한 주님의 애타는 심정을 깨달았다. 곧바로 ‘네, 주님! 제가 중등부에 가서 주님의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학생들 영혼을 섬기겠습니다’라고 다짐한 후 중등부 교사에 자원하여 5년째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새가족 학생 정착 “주님이 하셨습니다”

중등부 교사로 충성하다 보면 교회에 처음 온 학생들이 예수를 만나 정착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큰 은혜를 받곤 한다. 지난해 12월이었다. 2024 회계연도를 시작할 무렵에 우리 반 학생인 동열이가 같은 학교 친구인 규범이를 전도해 왔다. 규범이와 대화해 보니 부모님께서 오랜 세월 불교를 믿어 왔고 가정 환경상 교회에 예배드리러 온 것은 처음이었다.


교회에 온 지 얼마 안 된 다른 학생들처럼 규범이도 신입반에 배정되어 하나님 말씀을 새가족 눈높이에 맞춰 들으며 양육을 받았다. 규범이가 중등부에 잘 정착하도록 나와 동열이가 세심하게 살피며 같이 기도했다.


신입반에 배정받은 학생들은 교회학교 교사나 친구들에게 전도받아 처음 예배드리러 온 후 정착하기까지 보통 몇 달이 걸리곤 한다. 신입반 학생들이 마음 문을 열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공로를 뜨겁게 만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입반에서 하나님 말씀을 들으며 5주간 양육 교육을 착실히 받으면 전도한 친구가 있는 비전반으로 배정받는데, 규범이는 여느 학생들보다 예배드리고 신앙생활 하는 데 빨리 적응해 감격스러웠다. 처음 교회에 와서 예배드린 후 바로 다음 주일에도 예배에 참석하기를 굉장히 사모했다. 참으로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비록 규범이의 가족들이 교회에 가는 것을 다소 불편스러워하는 탓인지 매주 예배드리러 오지는 못했으나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예배드리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예상보다 일찍 신입반에서 우리 반으로 배정받은 규범이는 예배 시간에도 절대 졸지 않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강단에서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렇게 신앙생활 하기를 사모하던 규범이는 지난 7월에 있던 하계성회에서 큰 영적 분기점을 맞았다. 교육국장 구희진 목사님께서 “은혜받는 분량은 내가 정한다!”, “은혜받기를 사모하는 자가 은혜도 많이 받는다”라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았는지 규범이는 누구보다 말씀 듣고 은혜받기를 사모했다. 그때 규범이는 하나님을 몰라 죄짓던 지난날을 진실하게 회개하고 기도도 많이 했는데, 그 순수한 사모함이 성령님을 감동시켰는지 성회가 끝나기도 전에 방언은사를 선물로 받았다. 할렐루야!


그날부터 규범이는 성령 충만해 주일예배 드리는 것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도 성격이 워낙 좋고 살가운 편이었는데, 비신자인 어머니께 예배드리러 가겠다고 지혜롭게 허락을 구하는 등 부모님과 크게 부닥치는 일 없이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이 무척 기특하다.


예수 믿는 부모님을 따라 어려서부터 교회를 오가면서도 예수를 만나지 못한 채 예배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설교 말씀을 듣다가 졸기도 하고 찬양 시간에 입만 벙긋벙긋하면서 소극적으로 예배드리곤 한다. 그러나 규범이는 예배드리러 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찬양하고 집중해서 설교 말씀을 듣는다. 주일예배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진실하게 기도한다. 지난 하계성회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확실하게 만나고 성령님에게 방언은사까지 받으니 주님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주님께 받은 그 사랑으로 비신자 가족을 향한 영혼 구원의 사명도 받은 듯하다.


규범이를 전도한 동열이의 신앙생활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전도한 친구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다 보니 주님의 심정을 더 깊이 깨달았다. 또 친구에게 믿음의 본을 보이려고 신앙생활에 더 마음 쏟다 보니 자연스레 동열이의 신앙도 많이 깊어진 듯하다. 하나님께서 두 학생 모두에게 은혜 주시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학생들로 성장하길

동열이와 규범이처럼 중등부에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전도하고 정착시킨 사례가 많다. 전도한 학생은 자신이 전도한 친구에게 본이 되고자 신앙생활을 더 잘하려고 하고, 본인이 전도한 친구가 예수님을 만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뿌듯해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덕이 되는 친구 사이가 이런 모습인 듯하다. 영적으로 복된 친구요, 귀한 연세가족을 만들어 가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올 한 해 회계연도를 마무리해 가는 지금, 우리 반 학생들을 바라보면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모습에 큰 감동을 받는다. 그 나이에 가질 수 있는 맑고 순수한 모습이 교사인 내 신앙생활에 도전을 주고, 또래에 비해 성숙하고 의리 있는 마음 씀씀이도 참으로 예뻐 보인다. 부족한 교사의 당부도 집중해 들어 주고 예의 바르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 학생들이 주 안에서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잘 성장한 듯해 감사하다. 매주 만날 때마다 담당 교사를 좋아해 주는 것도 무척 고맙다.


그래서인지 꼭 나의 영적인 자녀 같아서,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 가면서, 또 눈물을 흘려 가면서 담당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훗날 고등부에 가서도, 청년회에 가서도, 그리고 주님 나라 가기까지 주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신앙생활 하도록 기도하고 있다.


나를 중등부 교사로 불러 주셔서 다음세대 학생들을 섬기는 데 사용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정리 조정욱 기자



<사진설명> 김미주 교사(뒷줄 맨 왼쪽)와 담당 학생들이 주일예배를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담당한 학생들이 영적인 자녀 같아 이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눈물을 흘려가면서 진실하게 기도하고 있다.



| 김미주 교사(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86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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