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남전도회

등록날짜 [ 2004-06-25 17:36:28 ]

“배가 두둑해야 일할 수 있다.” “면류관을 향한 충성엔 우리가 최고!” 이 별난 자부심의 주인공들인 13남전도회원들. 그런데 그 자부심은 주일날마다 등장하는 13남전도회의 ‘사랑 그릇 통’과 관련이 깊단다. 궁금증을 일으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주일날,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매봉산! 13남 회원들에겐 전도산으로 불리는 곳, 그 산에서 전도한다는 그들을 찾아 들어선 숲 속은 일찍 몰려온 여름 더위로 후끈 달궈져 있었다. 땀범벅이 되어 오르내리기를 30분 했을까? 더위를 식히는 산바람만큼이나 반가운 목소리가 나무들 틈 사이로 들려왔다. “음료수 드시고 가세요!” 그들이었다.

차가운 음료수와 함께 생명의 생수를 전합니다.
그곳은 마치 작은 축제장 같았다. 음료수를 따라 주는 사람, 먹는 사람, 전도 하는 사람, 듣는 사람, 행복한 얼굴들뿐이었다. 대체 이런 산 전도를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제 집이 바로 산 아래입니다. 전도하러 오가며 보니, 이곳이 신정동, 오류동, 궁동, 개봉동 등 사방으로 이어지는 통로더군요. 그래서 전도 장소로 정했지요.”(오시택, 회장) 오동나무만 보고도 거문고를 상상해 낸 명인이 있다던데 그이는 평범한 산 길 위에서 생명 길을 감지해 낼 수 있는 금강 안을 지녔나 보다.
이렇게 시작한 지 두 달이라는데, 이들에 대한 행인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수고한다, 또는 좋은 일 한다고들 하지요. 사실 예전에는 벤치가 이렇게 많지 않았어요.”(정재우) 둘러보니 산꼭대기치고는 긴 의자들이 꽤 많다. “저희가 전도하는 것을 구청에서 좋게 여겼던지 의자를 많이 마련해 주었지요.”(임종선) 이런 주변의 호의는 전도 전략 덕분이란다. “등산객들은 대부분 구속 받기 싫어하지요. 그래서 이름이나 전화번호는 적지 않습니다. 그저 저희 교회를 알리고, 그 중 교회에 오겠다는 사람에겐 설교 테이프를 주죠.”(오시택) 이렇게 해서 매주일 1-2시간 동안 만나는 사람들이 150명 남짓, 가족이나 무리져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한 명만 멈추면 무리 모두가 복음을 들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것이 산 전도의 장점이란다. 사실 등산 중의 목마름을 시원한 음료수와 커피로 식혀 준다는데 마다 할 이 뉘 있으랴! 그 즐거움과 더불어 오는 복음! 웬만하면 웃는 낯으로 받을 수밖에.

사랑의 그릇 통은 우리를 묶어 주는 사랑의 접착제지요.
13남 38명 중 산을 오르는 고정 멤버는 12명, 이들이 주일마다 음료수 통을 등에 지고 산을 향하는 일을 변함없이 할 수 있는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회장님과 총무님의 회원 사랑!” 그들이 한 목소리로 내는 답이다. “우리 회장님과 총무님의 회원 사랑은 유별나죠. 특히 먹는 것을 완벽히 챙겨 주세요”(이갑희) 그러면서 그 증거로 ‘사랑의 그릇 통’을 말한다. 이것은 윤현근 총무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단다. “주일에 모여 식사 할 때, 사람들이 많아서 모임을 갖는 가정주부는 그릇을 챙기는 게 큰 고민일 것 같더군요. 그래서 식사 할 그릇들을 모두 준비해 가지고 다닙니다” 이것이 ‘사랑 그릇 통’ 탄생의 유래란다. 그뿐인가. 식사 후 설거지는 자동 수칙! 먹을 재료에서부터 디저트용 과자와 과일, 그리고 마지막 입가심용 껌까지 완전 FULL 서비스! 그래서 13남 회원들에겐 3가지 원칙이 있다. ‘배가 나온다, 정이 유별나다, 충성을 많이 한다.’ 매 모임마다 15명 이상씩 함께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임원들의 완벽한 ‘먹거리 섬김’ 덕분이란다. 신입 회원이 어김없이 정회원으로 성장하는 것, 올해 남 전도회 각 기관 새 임원들로 배속된 집사들 중 유독 13남 출신이 많다는 것, 그리고 관리 회원 중 5명을 정회원으로 회복시킨 것, 이것들 또한 임원들의 섬김이 가져온 선한 열매일 터. 정 두터운 관계는 함께 기도하는 힘을 끌어내고 성령 충만의 상태로까지 이끌고 갔다는 것이다.
사랑 네트워크로 회원들을 꽉 잡고 있는 오시택 회장은 미래의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규모 교회가 되면 지금 같은 가족적 분위기는 기대 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회원들은 신앙적으로 혼자 설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하지요” 이 기관에 신입회원이 되면 곧 바로 대표 기도를 해야 하고 말씀 읽고 기도 하는 훈련을 유난히 많이 해야 하는 것 또한 회장의 미래 준비 중의 하나란다. 자리를 뜨며 물었다. 저녁 예배가 오후 5시로 당겨진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느냐고
“함께 모여서 저녁밥 먹을 시간이 사라져서 그게 제일 섭섭하죠.”(한형교) 12명 남자들의 건강하고 힘찬 웃음소리가 숲에 울려 퍼진다. 그들의 얼굴들이 주변의 여름 나무들을 닮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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