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그로리아/주부 그로리아

등록날짜 [ 2004-07-23 21:01:26 ]

매주 저녁 1부 예배와 금요일 철야예배 전 강단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들이 있다. 여자 일곱, 남자 일곱! 찬양을 이끄는 남·녀 그로리아다. 분명 뛰어난 솜씨들은 아니건만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은혜의 파노라마를 일으키는 사람들. 그 비결이 궁금하다.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픈 마음은 찬양을 멈추지 않게 합니다
여성 여덟, 남성 열 넷으로 이뤄진 기혼 남녀 혼성 찬양단 그로리아. 이들에겐 같은 점도 차이점도 많았다. ‘죽도록 찬양 하고파’ ‘만나면 기도하고 연습한다’의 공통점들. ‘아이들 키우느라 찬양하기가 벅찰 때도 있다’ ‘직장 일로 연습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성 차이에서 오는 차이점들. 그러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이 있다. ‘첫째 여성들은 대부분 아이들이 3명이다. 둘째, 이들은 삶이 곧 찬양이었다’ 등. 그 탓인지 찬양으로 인한 감동 스토리들도 수북했다.

“교회가 아직 노량진에 있을 때 갓 태어난 막내까지 세 아이들을 끌고 궁동에서 노량진으로 찬양연습을 다녔어요.”(안양희)

“찬양하고 싶어 대전에서 서울로 기차타고 오르내렸지요. 처음에는 남편에게 미움도 무척 샀지만 이제는 성전 근처로 이사를 왔어요.”(한상순)

“충청도 진천 파견 근무시절엔 금요 찬양에 안 빠지려고 상사의 양해를 얻어 오후 4시에 퇴근해서 서울로 왔지요.”(홍성일)

그 기간이 18개월이라니, 귀한 진주 묻힌 밭을 사기 위해 전 재산을 턴 농부가 있었다던데, 이들도 찬양의 밭에 감추인 주님의 놀라운 축복을 정확히 간파하는 혜안이 있었나 보다. 또한 교회 스타들답게 유명세도 적잖게 치르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일로 일반 성도들에게 교만하다는 질책을 들을 때가 많아요.” (노복순)

그 때문에 그이는 기관 활동조차 할 수 없었단다. 하지만 결국 낮아지라는 주님의 음성임을 깨닫고 기도 속에서 상처를 녹여냈다고.

“남자들은 세상 속에서 유혹과 싸워야 할 때가 특히 많죠. 그 때 나를 지켜 주는 것이 바로 찬양입니다.”(김경철) 그러면서 “비록 구제불능 음치들도 끼어 있지만 내쫓더라도 머리 디밀고 찬양하렵니다.”

잠깐! 음치가? 그것도 구제불능 차원의 음치가 끼어 있다고?

전문성도 초월하는 열정과 감사의 찬양
담임 목사님이 가끔 사랑으로 그들을 향해 하는 평가 “음치들이지만…”에 대한 섭섭함을 넌지시 들춰낸다.

“최선을 다하는데 막상 목사님께 그런 소리를 들을 땐 사실 섭섭하기도 해요. 하지만 다 저희에 대한 신뢰와 격려의 표현으로 받아들입니다. 사실 이렇게 은혜롭게 찬양할 팀이 저희 말고 또 누가 있겠습니까?”(이태엽)(전원 웃음)

전문성 면에서는 할 말이 없다고 자신 없어 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 속에는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개인 찬양 음반들을 낸 전문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여성 팀원들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밴드부 단원으로 시작, 교회 성가단원, 외부 합창단 활동 등 탄탄한 경력을 두루 갖춘 권오항 실장, 젊은 시절 헤비메탈에 심취되어 자체 밴드를 조직, 활동했던 김영중 집사 등 악기와 찬양의 달인들이 견인차로 중심을 잡고 있는 것! 그뿐이랴, 전문 찬양 작곡가 고상원 집사에게 매주 별도의 찬양 지도를 받고 있단다.
아하! 그래서 이들이 그렇게 자부심이 당찼구나! 하며 나름의 깜냥을 추스리던 기자의 귀를 울리는 소리!

“찬양하는 사람들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선적으로 그리고 확실히 이루어 주시죠.”(김경철)

찬양은 내 삶의 고백이며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초고속 통로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 하나님이 차별하시나? 찬양이 뭐 길래? 이어지는 궁금증들은 그들의 답변 속에서 스르르 풀렸다.

“예배 전 성도들 앞에 서려면 자기 삶을 경건케 해야만 합니다. 늘 하나님 앞에 긴장하는 자세로 서지요. 이 때문에 찬양은 바로 제 기도일 수밖에 없지요.”(권오항)

“하루를 찬양 속에서 삽니다. 찬양은 기도이며 삶의 고백입니다. 그래서 찬양을 하다 보면 삶 속에 끼어 들었던 세상의 잡생각들이 없어지지요.”(김영중)

“찬양은 내 삶의 회개이며 그 속에서 삶의 문제가 해결 되지요.”(김옥경)

이들 자부심의 모체는 실력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눈길을 직속으로 받고 있다는 믿음! 바로 그것이었다.
때가 되면 외부 전도집회와 공연활동도 하겠다는 화려한 비전도 내놓는 그들! 기자가 물었다. 교회가 더욱 커지면 전문가들이 몰려 올텐데 그때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들이 답했다.

“후배들이 오면 당연히 저희 자리를 내줘야지요. 악기 연주와 기획파트 같이 후배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분야를 책임져야죠. 그때를 대비해 개인적으로 음악 학원도 다니고 있어요.”(권오항)

그 답변 속엔 낮아진 자들만이 품는 겸손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들의 찬양이 왜 그렇게 은혜로웠는지 알 것 같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6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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