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역 최고] 잊지 못할 끈끈한 정으로 뭉쳐

등록날짜 [ 2010-11-24 13:02:44 ]


            평택 구역 식구들과 함께. 앞줄 왼 맨쪽이 주은영 구역장, 바로 옆이 이미연 성도.

일 년 동안 내 영혼을 사랑해준 구역장은 언제 봐도 고맙고 애틋하기까지 하다. 특히 관리회원이었다가 구역장의 사랑과 관심으로 정회원이 되고, 주님의 사랑으로 영혼이 살아난 경우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그리운 사람으로 가슴에 새겨진다. 이미연 성도와 주은영 구역장의 만남이 그렇다.

거리가 워낙 멀어요
올해 평택구역장을 맡은 주은영 집사는 우리 교회에서 성장해 결혼하여 지난해 딸을 낳으며 올해 구역장을 처음 맡았다.

지난 2009년 12월, 초임 구역장 주은영 집사가 인계받은 평택구역 식구는 5명. 그런데 사는 지역이 워낙 넓었다. 경기도 동탄 1명, 송탄 1명, 평택 2명 그리고 충남 아산 1명. 가장 북쪽인 동탄과 가장 남쪽인 충남 아산까지는 버스로 2시간 이상 떨어졌다. 그러니 구역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드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다 관리회원인 이미연 성도는 2008년도에 열 달 정도 교회에 나오다가 교회에 안 나온 지 1년이 넘었고 이름 석자와 전화번호 외에는 주소도 가정환경도 전혀 파악이 안 된 상황이어서 이미연 성도에게 처음 전화할 땐 무척 신경이 쓰였다. 

“아, 저, 안녕하세요. 구역장이에요.”

매우 반갑게 전화를 했지만 상대방은 귀찮아하는 목소리였다. 반응이 영 시큰둥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다음에 또 전화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그 후로도 구역예배를 드릴 때마다 이미연 성도가 생각이 났다. 그러던 중 기도하다가 ‘예배는 못 드리더라도 찾아가서 얼굴을 직접 보면서 예수님의 피 권세 가지고 손이라도 맞잡아 주라’는 감동을 받았고, 주은영 구역장은 그 감동에 순종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금요일, 그날 하루 송탄에서 출발해 오산과 평택에서 구역예배를 세 번 드린 후 백화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멋진 스카프를 보자 아직 만나본 적도 없는 이미연 성도가 문득 생각났다. 만나줄지 안 만나줄지도 모르지만 그 스카프를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왠지 만나줄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이게 감동이구나’ 싶어 일단 사놓고 전화를 했다. “스카프가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 만나고 싶어요. 일하시는 곳이 어디예요?” 그런데 뜻밖에도 일하는 곳이 주은영 구역장이 살고 있는 송탄이었다. 버스로 세 정거장만 가면 되니까 다른 식구들이 사는 곳에 비하면 정말 가까운 거리였다.

스카프로 전한 예수님의 진한 사랑
2010년 2월 어느 추운 날, 드디어 3개월 만에 주은영 구역장과 관리회원 이미연 성도가 송탄 송복초등학교 옆 제과점에서 처음 만났다. 역사적인 이 만남을 이미연 성도는 이렇게 회상했다.

“저는 동탄 사랑밭 재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조울증을 치료하는 중이었어요. 낮에는 송탄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요. 구역장에게 자꾸 전화가 오는데 씩씩하면서도 예의가 바른 분이었어요. 상대방의 마음을 잘 살펴서 소통하려고 하는데, 위로도 되면서 말하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게 말했어요. 짧게 통화해도 굉장히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무척 자상한 면도 있고요. 몇 달간 그렇게 때때로 전화를 하니까 전화가 안 오면 좀 기다려졌어요. 그런데 그날, 눈이 오고 엄청 추웠어요. 그렇게 추운 날에 애기를 업고 왔는데 가슴이 너무 찡한 거예요. 눈물이 날 뻔했어요. 그 모습을 바라보니까 먼저 가슴이 찡해오더라고요. 그날이 금요일이었는데, ‘제가 예수님의 피를 가지고 왔어요’라면서 제 손을 만져 주면서 기도를 해 주셨어요.”

구역예배의 의미를 잘 모르는 관리회원에게, 금요일은 예수님이 인류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날이라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또 우리는 모두 어떤 죄악에서든 자유하다고 말하는 주은영 구역장의 눈에서는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날 구역장님이 제게 스카프를 선물했어요. 지난겨울에 눈이 무척 많이 왔잖아요. 무척 추워서 스카프가 큰 게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꼭 갖고 싶은 스카프를 갖고 오신 거예요. 다음날 곧바로 그걸 목에 감고 다녔죠.”(이미연 성도)

서로 얘기하고 기도하고 따뜻한 카푸치노도 마시면서 마음이 따뜻해진 그 날을 회상하던 이미연 성도는 이렇게 말하면서 활짝 웃는다. “그때부터 구역장님이 하자는 대로 다 했죠.”

기도응답으로 더욱 견고해지는 우리 구역
세 번째 만남 후 첫 구역예배를 드린 이미연 성도는 청소 일하는 곳을 오산으로 정해 일이 끝나면 바로 오산기도처소에서 오후 4시에 구역장과 둘이서 예배를 드렸다. 7~8개월 동안 구역예배를 빠지지 않고 계속 드리자 조울증이 많이 치료되었고 11월 초에는 정식으로 재활원에서 퇴소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오산기도처 옆으로 이사하여 모든 예배 참석은 물론, 매일 저녁 기도모임에도 빠짐없이 다 참석하고 있다. 모두가 기도응답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관리회원 한 명이 바로 서고, 노방전도를 통해 새가족 우현자 성도가 들어오자 구역은 더 활기를 띠었다. 금요일이면 송탄, 오산, 평택을 오가며 하루 세 차례 구역예배를 드리는 등 구역 식구 영혼 살리기에 온갖 힘을 다하는 모습에 정회원인 구역 식구들의 믿음도 부쩍 강건하게 성장했다. 충남아산 지역은 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구역장이 세워졌다. 또 평택에 사는 구역식구들도 무척 강건해졌다.

“구역예배를 은혜롭게 드리니까 예배드리고 나면 힘이 나고 예배를 사모하게 돼요. 평택으로 이사 와서 교회와 멀어지니까 사실 마음이 흔들렸지만 성령 충만한 구역장을 만나서 예배 때마다 힘을 얻으니까 새롭게 마음을 정하게 됐어요. 비록 먼 거리지만 교회에 굳건히 뿌리를 내릴 각오를 새롭게 다졌죠.”(김희숙)

하나님이 구역 식구들의 영혼을 맡겨주신 것에 감사함과 더불어 자신만을 위한 기도를 하기가 민망하고 송구해서 꼭 구역 식구들 기도를 하게 된다는 주은영 구역장. 담임목사님이 주일학교 교사를 할 때 한 사람씩 이름 불러가며 기도했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자신도 구역 식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했다. 그러다 보니 올 10월쯤에 구역 식구들을 위한 기도제목들이 거의 다 응답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구역을 배가하지 못한 것이 하나님 앞에 못내 죄송한 마음이라는 주은영 구역장.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미 흐뭇한 미소를 그녀에게 보내고 계시지 않을까. 이 겨울도 다 녹일 듯한 훈훈한 미소로 말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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