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역 최고] 섬기는 마음 통하니 너도나도 주의 일에 앞장

등록날짜 [ 2013-11-27 09:23:13 ]

한마음 한뜻으로 대성전 2층 청소하며 교회 사랑도 키워
주의 나라와 주의 뜻을 좇으니 기도 응답은 저절로 쌓여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충성하는 구역이 있어 겨울 초입에 따스한 감동을 준다. 12교구 1지역 궁동 3구역식구 여섯 명이 그 주인공. 이들은 금요일 낮 1시면 대성전 본당 4, 5층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곳은 매주 금요철야예배 후에 남전도회원들이 청소를 전담하지만, 주부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할 듯해 젊은 아기 엄마 구역식구들이 자진해서 나섰다.


12교구 1지역 궁동3구역 회원들. 왼쪽에서 둘째가 이규희 구역장.


우리 집 청소하듯 쓱싹쓱싹

이규희 구역장을 비롯한 궁동 3구역식구 여섯 명이 본당 4, 5층 청소를 하기로 마음을 모은 시기는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경.

본당인 예루살렘성전 2, 3층은 주로 청장년부가 예배드리는 공간이라 항상 청결하다. 하지만 예루살렘성전 4, 5층은 미취학 아이들을 둔 부모가 자녀와 함께 예배드리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 장난에 지저분해지기 일쑤다. 5층 양쪽에 자모실이 있지만 이곳 4, 5층 역시 자모들에게 내주는 공간인지라 부모가 아무리 주의를 줘도 아이들 때문에 예배공간이 어느 틈에 훼손되고 지저분해진다.

이규희 구역장도 다섯 살, 일곱 살 아이를 둬서 자녀들이 성전에 휴지 한 장이라도 무심결에 내버리지 않을까 마음이 쓰였다. 게다가 성전 한쪽에서 구겨진 예물봉투나 의자 틈에 끼여 있는 쓰레기를 볼 때면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눈에 밟혔다. 혼자 청소할 엄두는 안 나고 마음속으로 동역자를 찾던 중, 하나님께서 구역식구들에게 같은 감동을 주셨다.

“구역예배 때 구역식구들이 ‘우리가 본당 4, 5층을 청소하면 어떨까요?’ 하고 먼저 말을 꺼내더라고요. 성전이 워낙 넓어서 청소하자는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는데, ‘주님이 우리에게 그 일을 맡기시는구나’ 생각해 바로 순종했죠.”(이규희 구역장)

청소 첫날, 성전 4, 5층 수천 석을 가정주부 대여섯 명이 청소하려니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금요일 오전에 구역예배를 드릴 때 은혜를 듬뿍 받은 터라 감사하며 청소를 시작했다. 걸레로 의자를 닦고, 젓가락과 물휴지를 이용해 의자 틈 사이에 낀 먼지와 과자 부스러기를 제거하다 보면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

구역식구 중 막내인 강선미 집사는 네 살, 여섯 살 아이를 뒀는데,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청소에 한몫한다. 평소 본당 4, 5층에서 예배드릴 때는 아이를 돌보느라 성전이 어떻게 되든 뒷전이었지만, 막상 청소 때 나오는 온갖 쓰레기들을 보며 ‘그동안 하나님 성전을 이렇게 망가뜨렸구나’ 하고 깨달아 회개가 절로 나온다고 고백한다.

“그동안 ‘누군가 청소하겠지’ 하던 마음이 사라지면서 ‘우리 교회, 우리 주님 집’이라는 주인 의식이 생겼어요. 성전을 청소할 기회가 없었다면 성물을 함부로 하며 죄지었을 텐데…. 청소할 기회를 주시니 감사한 일이죠.” (강선미 집사)

강 집사 말처럼 3구역식구들은 충성하면서 교회를 사랑하고 성물 하나하나를 아끼는 마음이 생겼다. 지난해 등록한 서금선 성도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을 등에 업은 채 열심히 걸레질할 정도로 하나님 성전을 청소하고자 하는 사모함이 대단하다. “아기 엄마들끼리 교제하고 충성하는 일이 즐겁다”는 서 성도는 삼십 평생 처음으로 예수를 만난 초신자의 뜨거운 충성으로 하나님을 절로 웃음 짓게 한다. 엄마가 청소하는 동안 엄마 등에서 단잠을 청하는 아기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친정 언니 같은 따뜻한 섬김
두 해째 구역장 직분을 맡은 이규희 구역장이 한 해 동안 전도한 아기 엄마들을 잘 섬겼더니 올해 말 충성된 일꾼들로 열매를 맺었다.

올해 1월에 등록한 강선미 집사는 이규희 구역장이 오류동 주유소 앞에서 전도해 예배에 왔다. 이 구역장은 강 집사가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예배에 오는 길이 힘들까 염려해 자기 차에 태워서 한 해 동안 예배에 오게 했다. 또 예배시간에 자녀들을 자모실에서 봐주며 강선미 집사가 앞자리에서 설교 말씀에 집중하게 했다. 비슷한 나이의 자녀를 둔 이 구역장이 아기 엄마 마음을 알아 세심하게 섬겼더니 강 집사 역시 충성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구역장과 구역식구들이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친정 언니, 동생처럼 잘 챙겨 줘서 새가족 아기 엄마들이 잘 정착했다. 구역장이 구역예배마다 닭볶음탕이나 부침개 같은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섬기고, 구역식구들 역시 구역장 못지않게 아기 옷이나 읽을 책, 생활용품으로 새가족들을 섬기며 사랑을 전하기 바쁘다.

어린 자녀를 업고 청소 충성을 하는 서금선 성도는 “가족적인 구역예배가 좋고 무슨 일이 있을 때 기도해 주는 구역식구들 사랑을 받으면서 정착했다”며 “구역식구들이 아기 옷을 많이 챙겨 주셔서 옷 한 벌을 안 사 입히네요” 하고 섬김 받은 사랑으로 충성을 자원한다.

올해 3구역에 온 정헌숙 집사는 “구역식구들 모두 본바탕이 선한 데다 주님이 주시는 사랑이 있어 은혜로운 한 해를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정 집사 역시 “구역예배 드릴 환경을 열어달라”는 기도 제목을 구역에 내놓았는데 올해 응답이 떨어져 가정에서 구역예배를 드리는 감격을 경험했다.

전도 역시 앞장서
구역식구가 함께 충성하며 교제가 활발하다 보니 자연스레 구역 전도 모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역에서 나가는 전도 모임에 더해 하루 더 전도하자는 감동을 실천에 옮겨 3구역은 월요일마다 두 시간씩 기도하고 전도를 함께 나갔다.

교회 부근에서 어린이 미술교실을 하는 정명선 집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전도에 동참한다. 요새는 아흔 살이 넘으신 방남순 할머니를 전도해 이규희 구역장과 마음 쏟아 섬긴다. 할머니와 동향인 이 구역장이 구수한 사투리로 편하게 섬기면 정명선 집사가 구역예배에 모시고 와 챙긴다. 할머니와 만날 때마다 “예수 믿고 천국 가자”는 이야기가 화제라는 정 집사는 ‘정 집사 아니면 교회에 안 간다’는 새신자 할머니를 아기 돌보듯 잘 섬긴다.

대전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다 지난해 서울에 올라온 강은진 집사는 3구역에 와서 구역식구들이 지닌 구령의 열정에 놀랐다. 구역예배에서 내놓는 기도 제목 대부분이 전도 대상자를 향한 중보요, 개인적인 욕심이 없는 분위기란다.

“우리 교회에 오기 전에는 대개 자녀가 건강하게 해 주세요, 사업이 잘되게 해 주세요 그런 기도 제목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 구역에서는 전도 대상자 중보기도가 대부분이에요. 최근에 구역에서 1년 넘게 기도하고 심방하던 할머니 두 분이 예배에 나오고 계셔서 감사하답니다.” (강은진 집사)

아이들 데리고 구역예배 드리러 먼 길을 오가는 일도 힘겨울 텐데 금요일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진해서 주님의 몸된 성전 청소에 나서고, 또 날을 정해 전도하고 기도하는 궁동 3구역에 하나님 은혜가 넘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각 구역과 지역마다 같은 은혜가 넘쳤으리라 믿는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6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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