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역 최고] 세심하게 섬기는 사랑 속에 구역은 하나로

등록날짜 [ 2013-09-03 11:14:25 ]


<사진설명> 오류23구역 식구들. 뒷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조은자 구역장.

“모매님, 식사하셨어요? 날씨가 더우니 시원하게 지내세요.”

오류23구역 조은자 구역장의 휴대전화기는 항상 뜨끈뜨끈하다. 구역 식구를 돌아보느라 온종일 전화 심방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구역 식구들이 “전화요금이라도 걷어서 구역장님께 줘야 해”라고 할 정도로, 조 구역장은 하루면 수십 통씩 전화를 건다.

꾸물꾸물 흐린 날에는 “우산 잘 챙기세요”, 어디 갈라치면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라고 신신당부다. 이렇게 구역 식구를 염려하는 안부전화로 하루를 채울 정도니, 노령인 구역 식구들은 구역장의 전화를 기다리며 신앙생활 하는 소소한 맛을 느낀다.

치매 앓는 구역 식구 돌보며 회복 도와
조은자 구역장은 예순 여섯이라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열성 있게 신앙생활을 했다. 담당교구장도 1년간 조 집사를 눈여겨보았다가 할머님들을 섬기게 하면 좋겠다는 감동이 왔다. 그래서 올해 각각 다른 구역에 있던 고령층 식구들을 오류23구역으로 모았다.

“올해 처음 구역장을 맡았는데도 내 일이라는 사모함이 넘쳤어요. 2007년에 하반신 마비가 왔을 때 전 교인이 중보기도 해 줘서 걸음을 뗐거든요. 하나님이 건강 줬는데 나도 하나님께 무언가를 했으면 좋겠다는 감동이 강하게 왔지요.”(조은자 구역장)

조은자 구역장은 누군가를 섬기려는 마음이 넘쳤다. ‘관리할 식구들을 맡겨 주시면 주님처럼 섬기겠다’는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다. 조 구역장은 구역장 임명을 받고 감사해 “섬기고 싶은 이 마음을 어찌 아시고 직분 주시나요” 하며 자신보다 열 살씩 나이가 많은 구역 식구들을 잘 섬겼다.

조 구역장은 치매를 앓는 구역 식구들도 육신을 떠나는 순간 그 영혼이 천국 가게 하려고 마음을 쏟았다. 치매를 앓아 거동하지 못하는 김귀임 성도(83)와 정순희 성도(77)를 찾아 매주 예배를 드린다. 천국 가는 그 날까지 섬기겠다는 예수 정신으로 심방했더니 두 사람 다 한 해 동안 많이 회복했다.

“치매를 앓는 분들이어서 처음에는 자기 말만 하고 예배드릴 때도 산만했어요. ‘왜 왔느냐. 가라’ 하면서 거친 말도 하시고. 때로는 손사래 치며 예배하길 거부했어요. 하지만 한 해 동안 구역예배를 꾸준히 드리니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이제는 기도도 같이 하시고, ‘예수 내 구주’라고 신앙 고백도 하시고,.... 천국 갈 때까지 잘 챙기라는 사명으로 알고 섬기고 있습니다.”(조은자 구역장)



처음에는 구역장을 알아보지 못하고 소리만 지르던 이들이 이제는 “왜 이제 왔느냐”며 구역장을 기다린다. 정신이 온전하던 예전 모습을 점점 되찾아 간단다. 여기에 간병인요양사로 일하는 박성숙 집사(김귀임 성도 딸)가 힘을 보탰다. 박 집사는 어머니와 더불어 정순희 성도까지 정성껏 돌본다. 아예 한 구역으로 편성돼 구역예배 때마다 연로한 구역장을 도와 할머니들을 돌보며 예수 사랑을 실천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섬기고 전도해
조 구역장은 구역 식구들을 세심하게 섬긴다. 강귀녀 성도(61)는 주중에 일을 해서 시간이 안 맞아 구역장이 별도로 구역예배를 드려 준다. 조 구역장은 쉼 없는 열정으로 금요일에 구역예배를 네 번이나 드린다. 이렇게 구역장이 세심하게 섬기다 보니 올해 23구역 식구들은 모이는 자리에 빠지는 이가 없다. 구역장이 모이자 하면 제시간에 바로 모인다. 수.목요일 지역 모임과 금요일 구역예배, 50일 작정 기도회 등에도 적극 참여하며 은혜를 사모한다.

구역장의 사랑이 구역 식구들에게 내려가는지 구역 식구들 역시 섬기고 전도하는 일에 앞장선다. 유제출 집사(80)는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여 같은 나이대인 새가족인 이외동(82) 성도와 이임호 성도(79) 를 잘 챙긴다.

“교회 오고 가는 길에 동무처럼 동행해 주시는 일이 얼마나 큰 섬김인지 몰라요. 우리 교회는 커서 예물 봉투 두는 곳이나 화장실 찾기가 어려운데 같이 가 주시는 일만으로도 큰 섬김이지요.”(박춘삼 교구장)

또 유제출 집사는 많은 나이에 제한받지 않고 전도에도 마음을 쏟는다. 왕성하게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동네 근방에 사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구수한 사투리로 “우리 교회 시원해유. 한번 와 봐유” 하고 전도해 지난 총동원주일에 세 명이나 데려왔다. 그들이 교회에 꾸준히 나오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늘 기도한다. 교구장, 지역장도 함께 기도하며 하반기 총동원주일에 다시 한 번 초청해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지길 고대하고 있다.

홍영표 집사(71)도 매주 오류역이나 온수역으로 전도를 나간다.

“교회에 온다고 약속했다가 오지 않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하나님께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예수 믿으라고 권면해도 꼼짝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애가 타서 더욱 전도하게 된답니다.”(홍영표 집사)

주님 나라 가기까지 건강하길
오류23구역 식구들은 연세중앙교회에 와서야 제대로 신앙생활 한다고 고백한다. 제사가 우상숭배인 줄 모르고 지냈으나 하나님 말씀을 듣고는 집안에서 제사를 싹 없애 버렸다. 집안에 저주가 떠나가니 건강과 화목이 가득하다고 고백한다.

장숙자 집사는 교회 등록하고 두 달 만에 차례를 안 지낸다고 식구들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불신자였던 남편이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 믿음을 가졌다. 폐암을 오래 앓으셨으나 예수를 영접하고 고통 없이 천국 가셔서 감사하기 그지 없단다. 또 장숙자 성도는 다리에 힘이 없어 자주 넘어지는데도 하나님이 지켜 주셨는지 아프지 않단다.

“지난 작정 기도회 때 넘어지는 바람에 이틀 빠져 안타까웠어요. 그 후로는 바퀴 의자 끌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열심히 교회에 와서 예배하고 기도합니다.”(장숙자 집사)

올 4월에 등록한 이임호 성도는 척추수술로 거동이 불편했는데, 교회에 와서 예배하니 회복이 빨라 요즘은 잘 걷는다. 홀로 경주에서 살았는데 건강상 문제로 쓰러지자 자녀들이 서울로 모셔와 은혜롭게 신앙생활 하니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경주에서 섬기던 구역장이 우리 교회 설교 방송을 보다가 이임호 성도가 꼿꼿이 앉아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고 놀라고 감사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전한다.

조은자 구역장이 계속해서 붙드는 기도제목이 있다. “신앙생활 잘하게 건강 주시라고. 우리 구역 식구들이 본인과 자손을 두고 기도하다 주님 나라 갔으면.... 고통 없이 주무시다 편히 가시라고.” 노령인 구역 식구들에게 현실로 닿는 기도제목들이 가슴을 울린다. 구역장의 기도처럼 천국 가기까지 노년을 신앙생활로 잘 갈무리해 주님께 영광 돌리길 소망하는 오류 23구역 식구들이 아름답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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