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구역최고] 스피커폰 켜놓고 구역예배 전화기 너머로 “아멘 아멘 아멘”

등록날짜 [ 2020-05-23 11:14:41 ]

구역장 김복자 권사가 섬기는 14교구 오류8구역. 구역장 김복자 권사가 핸드폰 3대를 앞에 놓고 공과 말씀을 읽고 있다. 구역식구 세 명에게 동시에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 구역예배를 드린다. (왼쪽부터) 김복자(66세), 이인순, 박기임, 김미순, 오순덕.


요즘은 코로나19 탓에 함께 모여 구역예배를 드릴 수 없지만, 영혼 섬김의 최일선에서 애쓰는 구역장들은 금요일이면 구역식구들을 챙기느라 여전히 바쁘다. 주님이 우리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금요일이 되면 구역식구들이 예수 보혈을 찬양하면서 예배드리는지 확인하며 영혼 섬김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교구마다 ‘구역’은 장년부 여성 성도를 섬기고 있다. 금요일마다 각 가정에 모여 드리던 구역예배를 지금은 성도 개개인이 온라인으로 설교 영상을 보면서 드리고 있다. 하지만 구역식구들 신앙생활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각 구역장들은 마음 다해 기도하고 전화나 문자로 신앙생활을 권면하고 있다.


핸드폰 3대 준비해 스피커폰 구역예배

‘우리 구역식구 70~80대 어르신 세 분과 동시에 각자의 집에서, 구역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복자 구역장은 주님께 지혜를 달라고 구하다 ‘스피커폰’ 기능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금요일 오전 10시30분 남편과 아이 그리고 자신의 핸드폰까지 3대를 준비한 후 이들 어르신 세분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물론 모두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으시라고 미리 얘기해 두었다. 김복자 구역장이 먼저 공과 말씀을 읽자, 스피커폰 너머로 구역식구들의 “아멘” “아멘”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요즘 핸드폰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 각각 자기 가정에 있는 구역식구들의 목소리가 스피커폰을 타고 전달돼 마치 한자리에 와 있는 듯하다. 각자의 집에 혼자 있지만 온라인으로는 함께라서 손뼉 치면서 찬양하고 대표 기도도 돌아가면서 할 수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면, 계속 스피커폰 기능을 켜 둔 채 일상의 대화를 이어 간다. 한 주 동안 주 안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서로 말해 주고, 또 각자 기도 제목까지 낸 후 애절하게 합심기도한다. 코로나 사태로 자가격리를 하면서 답답해하던 어르신들은 모처럼 묵은 체증이 확~ 뚫리듯 속이 시원하다고 고백한다. 서로 얼굴만 볼 수 없을 뿐이지 예전처럼 다 같이 모여 구역예배를 드리고 있는 셈.


한편, 다른 구역식구인 40대 김미순 집사와 윤은희 집사는 영상으로 구역예배를 드리고 있고, 어르신들 목소리를 그리워하던 김미순 집사도 최근 스피커폰 구역예배에 동참하고 있다.


계절과 시기에 맞는 공과 찾아 읽어줘

김복자 구역장은 우리 교회에서 매주 발간하는 구역 공과 인쇄물을 버리지 않는다. 월별, 절기별로 공과를 구분해 깨끗하게 잘 보관해 뒀던 게 이번 코로나 사태 때 빛을 발했다. 스피커폰으로 구역예배를 드리면서 계절과 시기에 알맞은 예전 구역예배 공과를 찾아 읽어 준다. 이렇게라도 함께 예배드릴 수 있다는 점에 다들 기뻐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올해로 11년째인 ‘전 성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 기도회’를 맞아 오류8구역 식구들은 장소는 달라도 정한 시간에 맞춰 가정에서 일제히 기도한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내 영혼의 때 신세를 생각해 신앙생활에 마음을 쏟는 구역식구들을 생각하며 김복자 구역장은 오늘도 주님 앞에 두 손을 모은다.


“주님, 코로나19가 속히 종식되어 마음껏 신앙생활 하도록 환경이 열리게 도와주소서!”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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