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몸 불편한 이들 섬길 줄만 알았는데 그들의 믿음 보면서 더 많이 배워

등록날짜 [ 2020-06-06 11:35:45 ]


유아·유치부 차량 운행 섬김으로 시작해

교사로 충성하면서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최근엔 장애인 섬기며 초라한 내 모습 발견

한없이 순수하게 신앙생활 하는 모습에 감동


연세중앙교회에 온 지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목양센터 1층에 붙은 벽보에 눈이 갔다. ‘전도한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오고 싶어도 차를 운전해 줄 분이 없어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망설임 없이 유아·유치부에 연락해 차량 운행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게 벌써 14년 전이다.


내 신앙생활을 유지하기도 벅차던 시절이어서 한동안은 차량 운행만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왕초보신자였던 나는 예배드리기 싫은 날도 종종 있었다. 그래도 ‘내가 차량 운행을 안 하면 아이들이 교회에 어떻게 오나’ 싶어 몸을 일으켜 교회에 나가기도 했다. 믿음이 연약하던 시절, 교사 직분은 나를 잡아주신 주님의 손길이었다. 그렇게 차량 운행 2년을 포함해 유아·유치부 교사를 9년 했다. 


처음 아이들과 만난 날, 유아·유치부 아이들에게 공과수업을 해야 했는데 7세 아이들은 너무나 각양각색이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를 몰랐다. 조용한 아이, 떠드는 아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아이…. 너무나 어린 아이들이라 나무라지도, 달래지도 못하고 비지땀만 뻘뻘 흘렸다. ‘아, 교사로서 내 현주소가 이렇구나’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깨달았다.


하루는 가정심방을 가서 어린이의 어머니와 대화를 하게 됐다. 아이의 몸이 약한데다 경제적인 문제, 신앙적인 어려움 등 짊어진 짐이 많다며 눈물을 보이셨다. 당시는 청년일 때라 그 어머니의 속사정을 헤아리지 못했지만, 최대한 들어주면서 위로하려 했다. 돌아오는 길에 ‘참위로자인 주님께서 일하시도록 더욱 기도해야겠구나’ 다짐했다.


한 번은 토요일 전도를 혼자 하게 되자 망설여졌다. ‘오늘은 그냥 집에 갈까?’ 그러다 문득 ‘혼자라도 전도하면 주님이 기뻐하시겠다’ 싶어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예수님을 전했다. 그날 길에서 복음을 전하고 기도해 주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예수 믿겠다고 고백한 아이가 여러 명이었다. 정말 놀라웠다. 전도는 주님이 하셔야 하는 것을 배웠다.


요즘은 교회복지부로 옮겨 3년째 장애인을 섬기고 있다. 교회복지부에서 장애인을 섬기면서 몸이 불편한 이들을 섬길 줄만 알았는데 내가 그들에게 배우는 점이 더 많다. 하나님 은혜 감사해 순수하게 예배드리고, 하나님 말씀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그들의 믿음을 볼 때면, 하나님 앞에 가식적이고 죄로 초라한 내 모습을 발견한다. 코로나 사태로 지금은 회원들을 만나지 못하지만, 매주 볼 때마다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교회복지부 장애인들이 신앙생활 잘하도록 최고로 잘 섬기는 교사가 되고 싶다. 훗날 영혼의 때에 그들과 함께 천국에서 만나길 소망한다. 나를 사용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강서 실장(교회복지부 소망실)

위 글은 교회신문 <67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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