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고민거리는 꼭 말해 줘 응답받도록 같이 기도하자”

등록날짜 [ 2021-02-18 09:36:43 ]



“선생님이 왜 그토록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예배드렸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시 고1이던 지수가 2019년 중·고등부 하계성회에 참가해 은혜를 듬뿍 받고 나서 한 말이다. 지수는 내가 가르치던 학생이다. 지수를 우리 교회로 인도했는데 하계성회에도 꼭 데려가고 싶었다. 지수 어머니께 간곡히 말씀드렸더니 감사하게도 한 살 터울 오빠까지 중·고등부성회에 참가하게 해 주셨다.


당시 나와 지수는 경기도 안성에 살았다. 주일이면 차로 2시간30분 거리를 함께 오가면서 서울 구로구 궁동성전까지 와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교회학교 교사는 아니었지만, 하계성회에 지수 남매만 보낼 수 없어 나도 함께 참가했고 고등부 교사와 직분자 학생들이 성회 기간인 3박 4일간 남매를 살뜰하게 섬겨 주었다.


하계성회에서 지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또래 친구들이 눈물 흘리며 은혜받고 간절히 사모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것이다. “하나님은 선생님 같은 어른만 믿는 줄 알았는데 제 또래도 저런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게 신기했어요. 저도 예수님을 구주로 만났고요.” 영적 세계를 실제로 경험한 것이다. 그 후 지수는 고등부에 소속해 신앙생활을 했고 나도 이 일을 계기 삼아 고등부에 교사 지원서를 냈다. 교사가 된 지 이제 2년 차다.


“성경 말씀이 안 믿어지는 걸 어떡해요!” 은희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지수 같은 학생이 있는 반면, 은희 같은 학생도 있다. 은희는 어릴 적부터 우리 교회에 다녔다. 하지만 영적생활을 아직 해 보지 못했고 교회생활에도 거부감이 심했다.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나오는 거예요. 스무 살이 되면 내 맘대로 살 거예요!” 단정 지어 말하는 은희가 몹시 안타까웠다.


어린 학생 중에는 아직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이들도 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배운 세상 학문과 교회에서 배운 진리의 말씀이 부딪혀 혼란스러워하고 반발감이 심하기도 하다. 마음이 아프다. 교사로서 기도하고 조심스레 권면하며 기다려 줘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언젠가는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은희가 예수님을 만나 영적생활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지금 겪는 이런 고민과 애타는 마음도 그때는 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새해 들어 교사로서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학생들과 형식적인 사이가 아니라 친구처럼 마음 편하게 다가가기로 했다. 일상적인 얘기도 나누면서 친구처럼 대했더니 확실히 지난해보다 아이들 마음 문이 더 열리고 사이도 친근해졌다. 문자를 보내기보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 통화를 자주 한다. 어느 정도 때가 됐다 싶으면 신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너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야?”, “교회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어떤 말씀에 은혜받았니?” 아이들은 신앙적인 질문을 불편해하기도 하지만 필수 과정이다. 공과를 준비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도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현재 고민을 듣고 싶다. 속 깊은 이야기를 더 나누며 아이들을 하나님께로 잘 이끌고 싶다.


그동안 내가 하나님을 알아 가는 과정에서 끙끙거리며 고민하던 부분들을 우리 아이들은 좀 더 일찍 알기를 바란다. 믿음이란, 성경 말씀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어린 학생들은 성경 말씀 따로, 자신이 믿는 것 따로인 경우가 많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셔서 우리 죄를 대속하신 사건이, 성령의 감동으로 쓰인 성경이 모두 사실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주님께서 이끄시리라.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이아란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68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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