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아파하고 고민 많은 아이들 주님 사랑으로 섬겨주고파

등록날짜 [ 2022-11-14 20:20:16 ]



어느덧 11년째 교회학교에서 충성하다 보니, 아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 뒤편에 숨겨진 아픔을 마주할 때도 있다. 특히 부모가 헤어졌거나 불우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애타는 마음이 내게 전해진다.


민우(8)는 남동생과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 토요일마다 심방하러 찾아가면 항상 민우 형제만 집에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주일 아침에도 교회로 데려오려고 찾아 가면 역시나 부모님은 일하러 나가고 형제만 남아 있었다. ‘아직 돌봄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때인데….’ 민우 형제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교사들과 합심 기도할 때마다 민우와 동생을 위해 더욱 애타게 기도하고 섬기곤 했다.


교회학교에도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종종 보인다. 결손 가정에 있는 아이들은 세심하게 관리해 줄 어른이 없다 보니 하교 후나 주말이면 PC방을 들락거린다. 아이들을 만나러 PC방이나 있을 만한 곳으로 찾아 나서기도 하고, 주일마다 교회로 데려오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도록 섬기고 있다.


자기 속내를 쉽게 공개하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계속 섬기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 문이 열려 아이들 심령에 신앙이 자리 잡는다. 교회에 전혀 올 것 같지 않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고 적극적으로 섬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매 주일 예배드리러 와서 하나님 말씀을 듣고 기도한다. 나중에는 알아서 예배드리러 나온다. 주일뿐 아니라 평일 기도회까지 참석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경험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뭉클하고 보람차다.


때로는 아이들을 섬기면서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으나, 하나님께서 늘 은혜를 주시기에 교사 직분을 감당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개인적인 문제도 세심하게 해결해 주시고, 내 사정을 모두 아시는 주님께서 때에 맞게 해답을 주시는 것이다. 얼마 전 집을 구할 때도 이사나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어 고민했으나 무탈하게 해결됐고, 생각하지도 못한 조력자가 생겨 승진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 섬기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까 다른 부수적인 것들은 하나님께서 다 돌보아 주신 것이다. 할렐루야!


나도 사람이다 보니 나태해지고 타성에 젖을 때도 있다. 그러나 신앙생활에 마음 쏟는 아이들을 보면 도전받아 얼른 정신을 차린다. 어려서부터 기도하려고 몸부림치고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예배드리려고 노력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교사인 내가 아이들보다 못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신앙생활 하기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도 내가 돌봐줄 일은 없는지 더 세밀하게 파악해 섬기고 아이들을 위해 더 깊이 있게 기도해 주고 싶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주님의 은혜를 알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긍휼이다.


부족한 자를 교사로 세워주셔서 어린 영혼을 섬기게 해 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드린다. 이 모든 일을 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이철우 교사(요셉학년·초등1~2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77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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