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미 작가의 직장과 신앙] 주님 닮은 모습으로 어르신 환자 돌보는 의사

등록날짜 [ 2020-04-25 10:41:17 ]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을 우리는 ‘성도(聖徒)’라 부른다. 사망의 노예를 생명의 자녀로 바꾸는 거룩한 빛이 임하여 빛이 된 이다. 그 생명의 빛은 하나님의 영광에서 비롯했기에 성도는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불완전한 존재임을 안다. 그 진실이 성도가 기도하는 이유이며,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에 힘입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성도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어둠 속에 빛이 오면 어둠은 빛에 굴복한다. 이같이 사망의 어둠도 성도가 있는 곳에서는 그 막강했던 세력을 잃고 하나님의 빛 앞에 굴복한다. 그것을 실천하는 또 한 명의 성도를 만나 보자. 


조용준 집사 (43남전도회 부회장)

보성 한·양방요양병원 양방 진료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임종을 앞둔 어르신들을 대하면 이분들도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누군가의 소중한 부모이니 내 부모처럼 사랑으로 돌보고

천국 소망 갖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조용준 집사는 경기도 부천시 요양병원에서 노인성 질환자, 만성질환자 등 장기 입원 중인 어르신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다. 중학생 때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 노량진성전 시절의 연세중앙교회 매일철야예배에 참석해 큰 은혜를 받은 경험이 있어 부친이 목회 사역을 그만둔 뒤 2009년 10월 우리 교회에 등록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의사이자 하나님의 자녀인 그가 노인 환자들을 치료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할까?


“종종 임종을 앞둔 어르신들을 대하면, 이분들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귀한 생명이고 누군가의 부모님인 만큼 내 부모님이라는 생각으로 그분들의 작은 요청에도 공손히 응하고 천국 소망을 가지도록 기도해 드립니다.”


그러나 요양병원엔 살 희망을 포기한 장기 환자가 대부분이라 그들을 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임종을 앞두신 분들을 대하거나,  사망 선언을 내릴 때는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기도합니다. 직장에서 틈이 날 때마다 성경을 읽고 점심시간에는 진료실에서 30분 넘게 기도합니다.”


조 집사의 삶의 시간표는 우리 교회 예배와 기도 스케줄에 맞춰져 있다. 그래야 삶의 현장에서 성도로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로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병원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예전엔 동료 전공의(專攻醫)들이 돌아가면서 당직 근무를 서는 종합병원에서 일했습니다. 주일 성수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죠. 그때 동료들이 해야 할 평일 당직을 2~3일간 연달아 대신 맡아 해 주었고, 대하기 힘들어 동료가 피하는 환자를 담당해 주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동료들이 고맙게 생각하면서 제가 주일에 예배드릴 수 있도록 주일 당직을 바꿔 줘서 주일성수를 할 수 있었고 하계성회 때 휴가를 내면 배려해 주어 여름성회에 빠짐없이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같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 기간에는 퇴근 시간에 맞춰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쉴 틈 없이 일하죠. 특히 한 주간 업무를 메모장에 적어 두어 짜임새 있게 업무를 관리합니다. 그 결과, 빈틈없이 업무를 진행해 감사하게도 매일 저녁기도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의 스케줄이 늘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 속에는 은혜를 갈망하는 자녀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가 함께했다.


“2년 전 지금 직장으로 옮겼을 때입니다.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 맡은 환자들을 파악해야 하는 정신없이 바쁜 상황이었고,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바로 휴가를 사용할 수 없었죠. 그때 청년회 부장 직분을 맡고 있어 청년·대학연합 하계성회에 꼭 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 직분자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저도 기도하면서 여름휴가를 병원장님께 요청했습니다. 단기근무를 하다가 병원장님의 마음에 들어 정규직원이 된 처지라, 휴가를 요청하기가 무척 부담스러웠죠. 그런데 병원장님이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모두 주님의 은혜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믿음이 자란 조용준 집사는 성도로서 현재 직장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까?


“주일예배 때 담임목사님께서 직장에서도 주님 일을 하듯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뒤 직장에 더 큰 애정을 쏟으며 일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의사로서 치료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같이 일하는 원무과·간호과 등 직원들과 협력해서 일할 수 있도록 더 배려합니다. 여러 분야 직원들이 함께 일하다 보니 갈등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늘 기도했고 남전도회원에게도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기도 응답으로 갈등이나 어려움 없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고 동료 간에 분위기도 좋아졌습니다. 또 최대한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진료하고자 노력하니 그 점을 모두 고맙게 생각해 주셨습니다.”


조 집사는 하나님의 나라가 자신의 직장에 임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직장 안에서 기도로 사망의 어둠을 몰아내고 빛으로 채워 가고 있기에 그 소망은 이루어질 것이다. 조용준 집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진정한 성도다. 


위 글은 교회신문 <67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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