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애끓는 주님 심정으로 잃은 양 찾아

등록날짜 [ 2022-05-28 01:04:17 ]

연세가족이 된 지 7년 만이다. 연세중앙교회에 오기까지 딸들은 “생명의 말씀 전하는 교회에서 기도하고 충성하며 아버지, 어머니 영혼의 때를 부지런히 준비하실 것”을 거듭 권했다. 딸들의 애타는 당부에도 연세가족이 되기를 주저했으나, 주님께서 감동하심으로 하루는 1년여 동안 성경책 사이에 끼고 다니던 ‘새가족 등록카드’를 작성하면서 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 하기로 결신했다. 등록한 날은 삼일예배였다. 그날따라 등록한 이가 나 혼자였는데, 담임목사님께서 호명하시면서 “연세가족이 된 것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환영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아! 이제부터 연세가족으로 살아야 하는구나’,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따르리라’는 감동을 받았다. 이후 “모이는 자리를 폐하지 말라”(히10:25) 하신 성경 말씀대로 예배와 모임을 한 번도 빠지지 않으며 주님 말씀에 순종하려고 마음을 쏟았다.


회원들 돌아보면 눈물이 앞을 가려

감격스럽게도 2022 회계연도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51남전도회장으로 임명하셨다. 내게 귀한 직분 주신 이유를 생각해 보니, 믿음의 스케줄에 동참하고 성경 말씀대로 목회하려고 애쓰는 주의 사자의 목회 방침에 따르려고 하다 보니 주님이 선택해 주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처음에는 남을 섬기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처럼 힘들었으나, 그럴 때마다 기도하면서 주님께 회원들을 섬길 힘과 지혜를 구했다. 다른 이가 영적생활 잘하도록 섬기다 보니 내 기도생활은 절로 열심히 하게 되고,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회개하면서 내 영혼도 정결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올 초 우리 남전도회원들의 명단을 받아 들고 일일이 전화하며 인사를 나눴는데 아예 전화를 안 받거나, 받더라도 “안녕하세요? 연세중앙교…”라고 할 때 전화를 끊어 버리는 이도 있었다. 그간 교회에 대한 섭섭함이나 교우들 사이에서 오해가 있어 그런가 짐작했다.


어떤 상황이든 주님이 맡겨 주신 영혼을 살리고 섬겨야 하는데도 2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회원들이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지 않으니 무척 심각한 상황이었다. 심방하기도 어려운 때라 발만 동동 굴렀고, 예배드리러 교회에 오는 인원이 3~4명이어서 날로 마음만 무거워졌다. ‘주님 제게 맡기신 영혼이 30여 명인데 10% 정도 예배드립니다. 나머지는 제가 찾아야 할 분들이군요.’ 회원들의 이름을 불러 가며 기도하는데 주님의 애타는 심정을 느끼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담임목사님의 심정을 백에 하나라도 알 듯한 눈물이 또다시 눈앞을 가리며 회원들의 영적생활을 위해 애타게 기도하곤 했다.


사랑의 권면 통해 주님이 일하셔

회원들 한 명 한 명을 놓고 기도하다 보니 어느새 상반기가 지나고 있다. 아직도 교회에 발을 내딛지 못하는 회원이 상당수이다. 담임목사님의 애절한 독려에도 들으려 하지 않으니 안타깝다.


회계연도 초반에는 3~4명이 예배에 참석하다가 주님의 은혜로 현재 10명에서 12명까지 예배를 드리고 있다. 기관식구 31명 전원이 예배드리러 오는 것이 목표지만, 상반기에 주님께서 보내 주신 회원들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 회원들 눈높이에 맞춰 섬기고 있다.


처음에는 남을 섬기는 데 미숙해 원칙적인 당부만 건네다 보니 반감만 일으키고 믿음의 권면도 잘 받아들이지 않아 많이 고심했다. 어떻게 섬겨야 할지 몰라 주님께 하소연도 해 봤다. ‘부족한 제게 왜 주님의 귀한 영혼을 맡기셨나요?’ 그러나 주님께 기도할수록 회원들을 섬길 지혜를 주시고 사랑할 마음도 공급해 주시니 참으로 감사하다. 회원들이 하나둘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는 것을 보면서 기도를 들으신 주님이 회원들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하시는 것을 깨닫는다. “기도가 주님을 일하게 한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는다.


회원들을 섬기고 심방하면서 주님의 애타는 마음을 나누고 영적생활 할 믿음의 권면을 전하고 있다. “예수 믿는 우리는 참으로 복 받은 사람이네요”, “기도하고 있어요”, “주님께서 기다리시듯 저도 교회 앞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라고 진실하게 권면한다. 누군가를 섬길 사랑이 내게 있어서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이 하시는 일이라 생각하니 감사할 뿐이다.


회원들의 마음 문 두드리면 열려

회원 모두를 주님 심정으로 사랑하지만,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더 애타게 기도한다. 김 모 성도도 그중 한 분이다. 김 성도님은 “코로나 확진자가 회사에 발생해 이번 주는 예배 참석이 어렵다”, 그다음 주에도 “누가 또 감염돼 어렵다”라고 하며 몇 달에 걸쳐 만나기 어려웠다. 그다음에도 “돌아오는 주일에 꼭 교회 가겠다”라고 철석같이 약속했으나 기대를 품고 전화해 보면 “지방에 내려왔다”, “누가 상(喪)을 당하셔서…”라며 다시 몇 달 동안 애를 태웠다. 기도하다가 애끓는 마음으로 자택도 찾아갔으나 딸과 외출했다고 해서 터덜터덜 돌아오기도 했다.


나쁘게 생각하면 핑계일 수 있고 교회 못 올 이유가 정말 있을 수도 있으나, 마귀의 방해가 분명하다고 여겨 예배드리러 오기까지 더 애타게 기도하려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 회계연도 초반부터 반년 가까이 기다려 왔는데 몇 주를 더 못 기다리랴. 하지만 그사이 주님께서 강림하시면 어쩌나 싶어 그가 얼른 주께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주여, 100년이라도 저 영혼이 돌아오기까지 씨름하며 살리겠사오니 주님 심정 가지고 기다리며 기도하게 하소서”라고 간구한다.


그사이 주님께서 보내 주신 회원들도 있어 감사하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교회에 오지 못하던 지 모 성도는 방역정책이 완화되면 다시 예배드리러 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그동안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섬겼더니 얼마 전에 예배드리러 오셨다. 오랜만에 예배드리고 환하게 웃는 그분을 보자 얼마나 감개무량했는지 모른다.


연로하신 이 모 성도는 부인께서 거동이 불편해 교회에 오는 것을 어려워하시기에, 꾸준하게 관심을 드리고 성경 말씀도 보내 드리면서 가정을 성전 삼아서도 진실하게 예배드릴 것을 당부했다. 믿음 가지고 영혼의 때를 복되게 하자고 거듭 권면했더니 며칠 전에는 남전도회비를 내고 싶다고 하신다. 교회에 계속 나오지 못하지만 남전도회원이라는 소속감을 갖고 계신 것을 확인하며 주님이 일하고 계심을 느꼈다.


상반기에 회원들을 섬기고 주님께 기도하면서 깨달은 것은 ‘구하면 응답 받고 두드리면 열린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교회에 안 나오던 윤 모 성도를 심방하려고 전화도 문자도 수없이 발송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혼자 벽을 보고 말하는 듯했으나, 주님의 애타는 심정으로 기도하고 권면하기를 계속했다. 고집 부리고 피하는 것은 분명 자기 마음은 아닐 것이고 마귀의 짓일 테니 주님 사랑으로 기도하면서 마음 문을 두드린 것이다. 어떤 날은 집 앞으로 찾아가기도 했으나 역시나 요지부동. 그러나 10여 분 더 기다려 보니 부인에게 문자가 왔다. “내일 주일예배 드리러 간대요.”


할렐루야! 어찌나 감사한지. 이 마음도 내 마음이 아니라 주님이 기뻐하시는 마음이다. 주님이 한 영혼 돌아오기를 이처럼 사랑하고 계심에 감사하면서 내일은 누가 또 새로 교회에 나와 예배드릴까 기대하며 돌아서는 길목에서 찬송이 저절로 나온다.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우리 주는 날마다 기다리신다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조영황 회장(51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5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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