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펜윅 한국 교회 전도기 <14>] 그리스도의 일꾼 손 선생의 괄목할 성장

등록날짜 [ 2011-02-15 16:13:52 ]

신명균 목사가 훈련한 사람들과 내가 가르친 사람들 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의 학생들은 모두 유능하게 활동하지만 내 학생들의 활동은 모두 부진하다는 것이다. 신 목사는 자신이나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모두 하나가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단 몇 주만 내게 배웠을 뿐이다. 그가 백인과 너무 가까이 접촉하여 더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하게 되기 전에, 하나님의 섭리로 그를 내게서 데려가신 것이다. 그가 멀리서 내게 훈련과 감독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것이 그를 훌륭한 일꾼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로운 상황이 그가 모든 조언을 기쁘게 듣게 해 주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신 목사 외에도 손 선생이라는 분이 있는데 그도 훌륭한 사역자였다. 5년 전 나는 손 선생에게 침례를 베푸는 특권을 누렸다. 손 선생은 외모가 호감을 주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행동거지는 매우  교양이 있었으며, 침례 문답 때 그의 대답들은 아주 간결하고 정확한 데다 아주 영적이어서 나는 그에게 호감을 느꼈고, 장차 유용하게 쓸 재목이라고 생각했다.

일 년 뒤 그가 살던 지방에서 열린 사경회에 참석했을 때, 나는 신 목사에게 필사자 한 분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손 선생을 불렀는데, 그의 필체는 아주 훌륭했다. 그가 글을 쓰는 동안 나는 그가 갖고 있던 신약성경을 집어 들었다. 한자 신약성경으로서, 중국에서 중국인들을 위해 번역 인쇄한 것이었다. 너무 많이 읽어서 책장이 거의 너덜너덜했고, 참 많이 사용했다는 표가 금방 났다.

“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그는 “조금 읽을 줄 압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에게 신약성경을 건네주면서 한 부분을 읽어 보라고 했더니, 마치 내가 영어 성경을 읽는 것처럼 조금도 막히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 한국에서는 한자를 익숙히 알지 못하면 학자 대접을 받지 못하므로, 나는 손 선생이 좋은 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밖에 다른 흥미로운 자질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몹시 기뻤다.


<사진설명> 30명밖에 살지 않는 철도 마을 작은 시골 교회에 펜윅 선교사를 만나기 위해 인근지역과 먼 곳으로부터 신자들이 모였다.

우리 전도자들은 모두 성경들을 짊어지고 나가 팔면서 복음을 전하였다. 손 선생의 활동은 책 외판원으로는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영혼들을 얻고 교회들을 세우는 데는 탁월하였다. 그는 동료와 함께 짧은 기간에 여덟 교회를 세웠다. 그가 그 뒤에 내 눈에 띈 것은 2년 전 연회(年會)에서였다. 연회에서는 대개 참석자들에게 간증할 기회를 주는데, 이렇게 하는 목적은 다른 사람들이 그 간증을 듣고 유익을 얻고, 형제들이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어떻게 자라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함이다. 대략 스무 명이 간증을 한 다음 손 선생이 일어나서 다음과 같이 나직이 말했다.

“내 구원이 내게 달렸지 않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목자께서 그 강하신 어깨에 나를 올려 태우고 가고 계십니다.”
단순 명료한 간증이었다. 성령께서 크게 역사 하시는 크고 작은 집회에서 교회의 위대한 설교자들의 설교를 듣는 것은 내 일생에서 크나큰 특권이었다. 성령께서 하나님의 환한 얼굴빛을 우리에게 비추시고, 피 흘리신 임마누엘의 다섯 군데 상처를 보이시고, 주께서 우리 가운데서 거니시며 왕의 옷깃 스치는 소리를 들려주실 때, 우리는 십자가의 노병(老兵)들, 강인하고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그 말씀의 사역자들이 머리가 하얗게 센 모습으로 눈물지으며 복음을 전하는 것을 들었다.

손 선생이 간증할 때도 그러한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있었다. 글로 묘사하기는 어렵지만, 그 자리에서 간증을 들은 모든 하나님의 자녀는 그 역사를 직접 체험했다. 몇 달 뒤 다시 집회에 참석했을 때 손 선생이 다시 간증하였는데, 30초가량 명확하고, 간결하게 진행한 그의 영적인 간증은 마치 전류처럼 참석자들을 전율케 했다.

그는 조사(助師)로 임명되었다. 조사라는 직분은 당사자가 잘 감당해 내면 목사가 되는 디딤돌이다. 가르침이 필요한 해안 지방 교회로 내려간 그는 두 주일 뒤에 다음과 같은 보고를 보냈다.
“무자격한 제가 복된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된 것은 귀하신 우리 주께서 무한한 은혜로 베푸신 큰 특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역 결과 여덟 사람이 복음 전도자가 되기로 주께 헌신했습니다.”

그 뒤에 손 선생은 160㎞ 더 남쪽으로 파송되었다. 그곳은 정규 사역이 이루어진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는 이 사명을 수락하면서 한 달에 5달러밖에 안 되는 자신의 급료를 쪼개서 형제 한 명과 더불어 길을 나섰다. 두 사람 다 성경 꾸러미를 짊어졌다. 여섯 주가 못 되어 감동적인 편지가 왔다. 각각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한 교회씩 세웠다는 반가운 소식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또 다른 무리의 교회들을 돌볼 목사가 필요했으므로, 손 선생에게 그 교회들을 맡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 그들은 이 제의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계속>

『한국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말콤 펜윅 저)』에서 발췌

위 글은 교회신문 <22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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