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 이승만, 그의 생애와 업적(50)] 미국 처음엔 분노, 나중엔 인정

등록날짜 [ 2014-01-28 13:06:58 ]

유엔 측 사령관은 이승만을 가장 위대한 반공지도자로 추앙


<사진설명> 1954년에 마지막으로 석방된 반공 포로들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감격스러운 행진을 하고 있다.

반공 포로 석방 사건을 단행하기 전날, 이승만은 아이젠하워에게 편지를 보냈다. 미국이 원조해 주어 감사하다는 점잖은 내용과 휴전 협정에 반대한다는, 오랫동안 되풀이하던 주장을 담았다.

아이젠하워는 편지와 폭탄을 거의 동시에 받았다. 아이젠하워는 말했다.

“6월 17일 자로 내게 보낸 이 대통령 서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폭탄이 터졌다. 이승만 대통령이 반공 포로를 석방하자, 몇 달 동안 미국이 북한과 중공에 주장해 온 입장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아이젠하워는 분노를 터뜨렸다. 포로 석방 당일, 아이젠하워는 이승만을 적이라 규정했다. “이승만의 일방적인 행동은 약속 파기다. 미국은 이승만이라는 또 다른 적을 만났다.”

하지만 아이젠하워는 자신이 한가하게 분이나 낼 처지가 아니라는 점을 즉시 깨달았다. 아이젠하워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6.25사변 종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했다. 그런데 이승만이라는 강력한 적수를 맞아 휴전 협정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아이젠하워가 쌓아온 정치 생명 역시 날려버릴 폭탄이 터졌다. 미국 국민은 약소국을 도와주러 갔다가 자국민이 수만 명씩 죽고, 결국에는 도와준 나라에 뒤통수나 맞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한심스럽게 볼 수 있었다.
6월 18일에 이승만을 적이라고 말한 아이젠하워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6월 19일, 아이젠하워는 말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절대 퇴장해서는 안 되며,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을 차지하게 내버려둬서는 절대 안 된다.” 그것은 이승만이 승리하리라는 결과를 예견하게 했다.

공산권에서는 예상대로 미국에 비난을 퍼부었다. 소련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는 그들 입장에서는 약소국 대통령이 미국과 사전 교감 없이 2만 7000명이 넘는 포로를 일방적으로 석방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그러면서도 내심 휴전을 바랐기에, 입으로는 거세게 비난하면서도 휴전 협상 자체를 깨기는 원치 않는, 어정쩡한 상태를 취했다.
 
이승만의 조치는 세계적으로 화제를 뿌렸다. 약소국이 자신을 지키고자 주먹을 휘두른 사례는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엔 한국 위원단은 1953년을 정리한 보고서에서 반공 포로 석방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한국 정부는 강력하고도 독자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 대통령의 위상은 휴전과 반공 포로 석방과 관련해 그가 취한 태도 때문에 당해 기간 중 더 높아졌다. 덕분에 정부의 자신감이 증대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의 국익을 국제 사회에 이해시키고자 당당히 주장하는 의지를 과시했다.”

미국 측으로서는 날벼락을 맞았다. 하지만 국가의 일을 처리하고 전쟁하는 입장에서 이승만의 애국심과 결단력에 내심 존경을 표하는 이도 많았다. 이 일로 유엔군 사령관 클라크가 가장 호되게 한 방 맞았다. 자신이 담당하던 수용소 포로가 대거 탈출해 버렸으니, 강대국 최고 사령관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클라크는 포로 석방 당일에, 미군이 고춧가루를 맞았다는 말에 너무 놀라 입에 물고 있던 파이프를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승만에게 끊임없이 시달리면서도 그를 존경해 온 클라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하고 결과를 우려한 사람들까지도 석방을 조치한 과감성에 긍지를 느꼈다. 석방 조치로 이 대통령의 국민적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훗날 클라크는 자신을 그토록 힘들게 한 이승만을 극찬했다.

“나는 지금도 한국의 애국자 이승만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반공지도자로 존경한다.”

이승만은 단순히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고 모험을 감행한 것이 아니다. 인류의 양심을 향해 거사를 벌였다. 비참하게 죽을 것이 확실한 2만 7000명을 무모한 방법을 써서라도 살려 낸 행동이 옳다는 사실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사람이 알았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37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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