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코이노니아] ‘제자 바보’들의 사랑이야기

등록날짜 [ 2010-10-19 07:58:39 ]

입시 앞둔 학생들에게 믿음과 사랑 전해
참고 인내하는 예수님의 심정으로 돌봐


고등부 여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학생들은 바라만 봐도 사랑스러운 제자들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교회 학교에서의 가르침은 매우 중요하다. 한 번뿐인 인생을 값지고 알차게 살아가는 참된 진리가 바로 성경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라는 무거운 짐에서도 학생들이 신앙을 지켜나가도록 돕는 우리 교회 고등부 여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제자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운 제자들
고등부(신현호 전도사)는 주일 오전 9시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여서 합심으로 기도하고 주일 낮 예배가 끝나면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1시 30분부터 비전센터 야고보성전에서 고등부예배를 드린다. 고등부는 학년별로 여러 반이 나뉘며, 학년을 초월해 특수반인 비전반이 있다. 비전반에는 틴글로리아, 방송반, 특별활동실, 신입반 등이 있다. 우리 교회 고등부  교사는 모두 37명이며 이 중 14명이 여교사인테 4명 외에는 전부 청년이다. 수줍음 많고 마음 여려 보이는 이들 여교사에게 자신보다 덩치도 크고 억센 고등부 학생들을 대하기가 버겁지 않냐고 질문하자 이구동성으로 “아니요”라고 대답한다. 고등학생쯤 되면 인격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오히려 학교에서 ‘노는 아이’로 찍힌 아이들이 더 순수하고 부끄러움도 더 많단다. 센 것같이 굴지만 알고 보면 여리고 순진하다고.

신입반 김형란 교사는 “지금까지 경험으론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이 더 순수하고 여린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며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때인데 기댈 곳이 없는 외로운 아이들이라 잘못된 방향으로 외로움을 표출하는 것일 뿐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끊임없는 관심과 기도로 살펴주면 복음을 받아들여 변하기도 하고, 교회에 발길을 끊었다가도 1~2년 후에 다시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김경미 교사는 “예수님을 꼭 만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교회 아이들에게 마음이 많이 간다”며 “더 참고 인내하며 주님 심정으로 품고 기다린다”고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여기에 박승은 교사는 가끔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가 맛있는 것도 해주며 큰언니처럼 대해주니 여학생들이 무척 좋아한다. 또 이다영 교사는 그저 아이들을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럽다니 요즘 말로 *‘제자 바보’가 따로 없다.

(*제자 바보: ‘○○ 바보’라는 말은 ‘○○’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이를 일컫는 유행어. ‘제자 바보’는 제자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스승을 가리킨다.)

직업은 달라도 사랑은 같아
고등부 여교사들은 직업도 다양하다. 고등학교 교사에서부터 연구원, 전문심리치료사, 대학 강사, 옷가게 사장 등 하는 일도 다르고 가진 재주도 다르지만 학생들을 향한 열정과 사랑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여교사 둘만 모여도 주로 하는 얘기의 주제가 ‘아이들’이다. ‘요즘 이 학생은 어떤지, 모임 시간에 어떤 얘기를 했는지...’ 등등. 학생들이 스쳐 지나가며 한 이야기까지도 여교사들에겐 관심을 집중하는 화제거리다. 비록 가르치는 일이 전공은 아니라도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고등부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이들에게 교사가 갖춰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더니 먼저 교사 자신의 영혼관리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교사의 말을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신앙을 물려받기 때문이다. 마치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 아이들도 교사가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운다. 그래서 이들 여교사는 기도와 성령 충만에 힘을 쏟는다.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레 아이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그때부터는 아이들에게 진실하고 정직하게 대하게 된다.

박승은 교사는 김세린 학생과 얽힌 일화를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공과시간에 말을 걸면 귀부터 빨개지며 쑥스러워하는 세린이가 ‘이 곡 들으면서 혼자 많이 울었다’며 헌금송을 자청하고 함께할 친구들을 모았는데, 한스밴드가 부른 ‘나를 보세요’라는 곡이었어요. 집에 와서 들어보니 ‘예수님 사랑해요. 주님만이 나의 힘이요 전부입니다’라는 가사였는데 제 마음에 세린이가 주님만이 나의 전부라고, 주님만이 나의 힘이라고 고백할 만큼 신앙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어요.” 아이들 섬기느라 힘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했던 박승은 교사는 그 때 자신의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고 고백한다.

소통할 수 있다면 고등부가 ‘딱’이죠
이 어여쁜 여교사들은 고등부 교사를 하면 할수록 ‘이 일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는다. 인간적인 생각과 힘으로는 학생들을 하나님 말씀 안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것을 몇 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자 다른 인격과 성품을 가진 학생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그 학생이 가진 문제에 대해 같이 나누고 기도해줄 수 있으며 친밀감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들이 학생들의 집으로 부치는 마음이 담긴 편지에 학생들이 많은 감동을 한다고 귀띔해 준다.

지금 고등부에서 충성하고 있는 올해 스무 살 정소현 교사는 고등부를 졸업하고도 고등부에 남아 신입반에서 후배들을 섬기고 있다. 정소현 교사는 “고등부 시절 어려움이 많았지만 선생님들의 격려와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신앙생활 할 수 있었다”며 “그 사랑을 후배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고등부에 남아 교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내내 고등부 여교사들의 마음이 참으로 곱다는 생각을 했다. 이 고운 마음결처럼 고등부 학생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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