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알곡 한 톨도 하나님께 정성을 다해

등록날짜 [ 2013-02-05 10:12:53 ]

 
<사진설명> 성미실 김순선 집사(왼쪽)와 이정하 권사(오른쪽).

주일 낮 목양관 1층. 수레에 실린 둥근 통, 빗자루, 쓰레받기 등 만만찮게 준비를 한 낯익은 충성자 두 분을 만났다. 우리 교회 성미실에서 수년째 충성하는 이정하 권사, 김순선 집사다.

이정하 권사는 연세중앙교회가 노량진에 있던 시절 연합여전도회 회장으로 충성한 바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충성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했다. 이정하 권사는 성미 관리로 수년째 충성해 왔고, 3년 전부터 김순선 집사가 합류하여 두 명이 팀을 이뤄 충성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써 주심에 감사
성미팀은 주일 낮이면 성도들이 정성스럽게 가져온 성미를 한곳으로 모으는 작업을 한다. 목양센터와 대성전 1층에 각각 한 곳, 대성전 3층 세 곳에 있는 성미함을 개봉하여 포대에 담는 일을 매주 한다.

성미함에서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성미를 보니,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와 하늘나라를 향한 소망이 고백으로 나오는 듯하다. 요즘 같은 겨울이면 한 주는 성미함 다섯 개를 모두 개봉해 거둬들이고, 그다음 주는 세 개만 거두는 방식으로 성미를 거둔다. 그러나 여름에는 며칠만 쌀을 놔둬도 벌레가 생길 수 있으므로 다섯 곳을 매주 들러야 한다. 포대에 담은 성미를 수레에 실어 대성전에서 목양센터로 가져오는 일은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장정이 하기에도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주일에 비 오지 않기를 기도해요. 보실 때는 힘들 것 같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아요. 그리고 나이가 많은데도 주님 일에 충성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요. 하늘에 상급을 쌓는다는 마음으로도 하지만, 아들을 살 찢고 피 흘려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서 자기 일에 써 주시니 꼭 해야 한다는 사명으로 충성합니다.”(이정하 권사)

다섯 군데 성미함을 거친 수레는, 가을걷이로 거둬들인 곡식단 무게만큼 하나님을 향한 감사로 묵직하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에 감사하여 모든 성도가 성미를 드려서 더 많은 분량이 채워지길 바라는 것이 맡은 자들의 소망일 것이다.

성경에서 말한 성미 예물
성경에는 “또 각종 처음 익은 열매와 너희 모든 예물 중에 각종 거제 제물을 다 제사장에게 돌리고 너희가 또 첫 밀가루를 제사장에게 주어 그들로 네 집에 복이 임하도록 하게 하라”고 했다(겔44:30).

그렇다면 성미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묻는 말에 이정하 권사는 답한다.

“구약 시대 레위지파에게는 토지를 분배하지 않아 분깃이 없어요. 그래서 첫 열매와 첫 밀가루와 각종 제물 중 일부를 레위지파인 제사장에게 돌렸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주의 종이지요. 제사장에게 첫 밀가루를 드리는 마음으로 예물을 드려야 해요. 성미를 아무 쌀이나 가져와 드릴 때가 있는데, 우리가  주의 종을 대접한다고 생각하면, 성미 한 줌도 기도하면서 좋은 것을 드리려 할 거예요. 성미로 드릴 쌀에 벌레는 있지 않은지, 쌀겨 하나라도 있지 않은지 더 신경 쓰고 살펴보겠죠.”

성미함을 열어 포대에 담을 때는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쌀알도 있다. 이정하 권사는 쓸어 모으던 빗자루를 내려놓고, 한 톨 한 톨 손으로 쌀을 주우면서 말한다.



“우리는 이렇게 떨어지는 쌀 한 톨도 놓칠 수가 없어요. 우리가 하나님 일에 사명감으로 살듯이, 이 쌀들도 주인을 기쁘게 할 사명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 톨이라도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까워서 주워 담아요. 여기까지 와서 버려지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마치 성도 한 명이 교회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붙들어 주어야 한다는 말처럼 귀하게 들린다.

성도가 가정에서 성미를 담을 때 주의하듯 성미팀은 성미를 모으는 일에도 정성을 다한다. 대성전 3층이나 목양센터 등 아이들이 많이 있는 곳에 둔 성미함에는 간혹 이물질이 들어 있을 때도 있다. 또 여름철에는 바구미나 쌀벌레 등이 생길 수 있어 쌀알을 훑으며 벌레나 이물질을 일일이 골라내는 작업까지 해서 마무리한다.

성미팀은 “어머니들이 어린 자녀가 성전에서 이런 잘못을 하지 않도록 잘 지도해 주기를 바란다”며 “성경에 첫 밀가루를 제사장이 먹도록 한 것처럼 목사님이 드신다는 생각으로 한 번씩 검토한 후 성미를 가져오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받은 은혜가 사무치도록 넘쳐
김순선 집사는 성미실에서 충성하면서 받은 은혜에도 감사하지만 고통스럽던 질병을 치료받는 체험도 하였다. 10년 전부터 앓던 갑상샘이 우리 교회에 와서 은혜 받으면서부터 약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나았다. 그런데 그 지병이 수년 전에 재발했다.

“새벽 5시에 출근하는데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살 수가 없는 거예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었죠. 병원에서 검사했더니 갑상샘이 재발했다는 거예요. 그 후 성미실에서 충성하니 하나님이 일할 힘을 주셨어요. 그러다 지난해 3월 병원에 가서 검사했더니 갑상샘이 깨끗하다고 하는 거예요. 충성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치료해 주셨다는 마음에 참으로 감사했죠.”

김 집사는 하나님께서 치료하셨다는 체험과 더불어 하늘나라 소망과 하나님을 향한 사모함으로 성미실 충성을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정하 권사와 손발이 잘 맞아 충성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김 집사는 누군가 성미실 충성을 사모하는 사람이 나와서 하나님께 충성하는 이 직분을 빼앗길까 걱정이 된다고 고백한다.

“앞으로도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성미 충성은 계속하고 싶어요.” (김순선 집사)

성미팀은 작년부터 성미 수거를 마치고 시간이 남는 날에는 대성전 지하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을 청소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방치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청소는 올해도 날씨가 풀리면 바로 시행할 계획이다.

교회의 많은 부서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충성하고 있다. 성미팀도 추위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님 은혜에 대한 감사로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은혜 받은 자로서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직분을 감당하며 교회를 움직여 가는 성도의 고백이 아름답다.

/이진숙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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