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노인은 전도하지 말란 법 있나요?"

등록날짜 [ 2016-11-16 15:31:45 ]

일회용 커피 들고 매일 노인복지관 전도
1년 동안 100명 결신, 26명 교회에 정착해
척추 부러진 고통에 죽고 싶었으나
주님이 고쳐주시자 전도에 전력해


'나이 77세. 성별 남자. 엑스레이 촬영결과 3번 척추 부러지고 4번 척추 휘어짐.'

이런 상태로 아무런 통증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모두 불가능하다고 고개 저을 때 이를 현실로 보여 준 이가 있다. 바로 진태평 성도다. 늦은 나이에 예수를 믿어 주님의 이적을 체험하며 사는 진태평 성도의 좌충우돌 전도일지를 들여다보자.


영혼 구원 위해 노인복지관 '커피 심부름꾼' 자처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주일 설교 말씀에 은혜받고 예수 믿기로 결신한 새가족을 환영하는 노래가 성전에 가득하다. 그 시각, 예루살렘성전 4~5층에는 자신이 전도한 새가족을 향해 손을 뻗어 찬양하는 진태평 성도를 볼 수 있다. 그날도 어김없이 선명한 빨간빛 자켓을 입은 그는 교회로 인도한 이들이 처음 교회에 와서 헤매지 않고 자신을 빨리 알아보도록 매 주일 빨간 외투를 입는다.

<사진설명> 복지관에서 커피를 건네며 전도하는 진태평 성도.

진태평 성도는 매일 오전 10시면 구로구 온수동 힐스테이트아파트 앞 노인복지관에 도착한다. '영혼 구원'을 위해서다.
그곳에 매일 모이는 어르신은 약 30명. 그렇다고 전도를 서두르지는 않는다. 관계부터 트며 천천히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진 성도는 복지관에서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손수 일회용 커피를 대접한다. 사탕, 과자 등 간단한 군것질거리는 덤이다. 복지관에 온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진 성도를 '커피 마담'이라 부르며 반긴다. 서먹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는 '먹거리'만큼 좋은 게 없다. 사람들과 차 한 잔 나누면서 자식 얘기, 건강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그렇게 마음을 열고 서로 속사정을 나눌 때쯤, 진 성도는 넌지시 "교회에 한 번 가 보자"는 말을 꺼낸다. 그러면 대부분 흔쾌히 응한다.

진 성도는 우리 교회에 한 번이라도 방문한 이를 '전도 수첩'에 꼭 올리고 기도한다. 한 사람을 전도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결코 포기란 없다. 자신이 전도한 이들이 난생처음 교회 문턱을 밟고 담임목사님이 전하는 생명의 말씀을 들으면서 영적 세계를 깨닫고, 하나님이 살아 계신 것을 수긍하면서 직접 등록카드에 이름을 적을 때면, 뛸 듯이 기쁘다.

'나도 이렇게 기쁜데 주님께서는 얼마나 기쁘실까?'

주님 심정을 헤아려 보며 영적 희열을 느낀다.

진 성도는 3년 전 교회에 등록했지만, 남전도회에 소속해 활동한 지는 이제 1년 남짓하다. 아직 초신자라 할 수 있는 그가 올 한 해 전도해서 예수를 구세주로 믿겠다고 결신한 이는 100명이 넘는다. 그중 현재 26명이 꾸준히 신앙생활하고 있다.


허리 통증도 잊게 한 전도 열정
진 성도가 척추 골절 사고를 당한 것은 9월 말경이다. 여느 때처럼 집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뎌 4층에서 굴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다. 머리가 찢어져 다섯 바늘을 꿰맨 상태였고, 의사는 척추 3번이 부러지고 4번이 휘었다고 했다. 머리를 들려고 하면 엄청난 통증이 전신을 휘감았다.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식사와 대소변도 남의 손을 빌려야만 했다. 병원에서는 수술해야 한다면서 몇 개월을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한다고 했다.

입원한 지 8일째 되던 새벽. 진 성도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도저히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극심한 통증에 차라리 죽고 싶었다. 천장을 바라보며 목을 맬까 생각했다. 그때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이 뇌리를 스쳤다.

"그동안 아무리 신앙생활 잘했어도 자살하면 지옥 갑니다!"

진 성도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살은 안 돼'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잠시 자살 생각을 품었던 자신을 눈물로 회개하며 잠이 들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비몽사몽 중 눈앞에 밝은 빛이 드리우고 그 속에 사람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정확히 분간하기 어려운데 음성이 들려왔다.

"일어나 걸어 나가라!"

진 성도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잠시 후 그 소리가 다시 들렸다.

"일어나 걸어 나가라! 일어나 걸어 나가라!"

귓전을 때리듯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세 번 들렸다. 그 소리에 이끌려 진 성도는 허리에 힘을 주고 몸을 일으켰다. 다치기 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몸이 일으켜졌다. 침대 아래로 발을 내디뎌 보았다. 걷다가 뛰어도 보았다. 몸 어디 한 군데도 아프지 않았다. 그대로 간호사실로 갔다.

"나 좀 보세요, 이제 멀쩡해졌어요!"

간호사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진 성도는 하나님이 치유해 주신 것을 믿고 병원 측에 퇴원을 요구했지만, 병원에서는 허락해 주지 않았다. 의학적으로 볼 때 진 성도는 여전히 몸을 절대로 움직여서는 안 될 상태 그대로였다. 실랑이 끝에 퇴원한 진성도는 놀라운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서 유명한 정형외과를 찾아가 허리 사진을 찍었다. 척추는 부러지고 어긋난 그대로였다. 또 한군데 가 보았지만 역시 같은 상태였다. 가는 병원마다 의사들은 말했다.

"이 상태면 통증이 엄청난데 어떻게 걸을 수 있지요?"

진 성도는 마음이 숙연해졌다.

'주님이 고치셨구나. 나를 전도자로 쓰시려고 인간과 의학이 못해 보는 일을 우리 주님이 하셨구나!'

진태평 성도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려 애쓰는 자신을 어여삐 보시고 주님이 고치셨다는 확신에 감사와 기쁨이 벅차올랐다.

다음 날 진 성도는 복지관으로 향했고, 전도한 이들을 교회로 인도했다. 주님 일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사고 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주님께서 고쳐 주신 몸은 건강하다. 진 성도는 주님 은혜로 고침받아 주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전도자가 되기까지 받은 진실한 섬김
진 성도는 오랜 세월 예수 믿는 사람을 달갑게 대하지 않았다. 예전에 기독교인에게 크나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3년간 따뜻하게 섬기고 돌봐준 박양종 집사가 있었다. 박 집사의 진실한 섬김에 진 성도는 걸어 잠갔던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

또 윤석전 목사님처럼 아비와 같은 애절한 심정으로 성도들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목사를 본 적이 없다. 주님 사랑으로 영혼 살리려고 몸부림치는 윤 목사님을 볼 때마다 진 성도도 이 같은 심정을 갖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상대방에게 진실함이 전달되었을 때, 그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저도 전도지 하나를 나눠 주더라도 주님처럼 진실하려고 애를 씁니다."

형식적 전도, 사랑 없는 의무적 전도는 상대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진 성도. 겉모습뿐 아니라 속마음까지 주님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도 넘쳐야 남을 진정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생애 끝나는 그날까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꼭 전도로 보답하리라 다짐하고 각오한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03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