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구령의 열정만큼은 청년 못지않은 그들

등록날짜 [ 2017-10-07 22:04:37 ]

평균 나이 70세 여전도회원들 변치 않고 꾸준히 전도 자리 지켜
낮은 자세로 지극정성 섬겼더니 가족들 감동받고 교회 등록해


<사진설명> [아직은 청춘] 젊은이 못지않게 영혼 섬기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는 16여전도회원들. 왼쪽부터 황선옥 집사(14여전도회), 신정순 성도, 최경애 성도, 김광심 집사, 남궁순애 권사, 박복이 권사, 김월자 권사. 
동해경 기자


‘70.’

연세중앙교회 16여전도회 전도팀의 평균 나이다. 인생의 남은 날 동안, 한 영혼이라도 예수 품으로 인도하고 싶어 뭉쳤다. 구역예배를 드리는 금요일을 제외한 월·화·수·목·토 5일간 팔을 걷어붙이고 전도에 나서는 이들은 ‘청춘’의 척도란 나이가 아니라 열정임을 증명하고 있다. 인생살이 녹록지 않아 허리는 굽고 손가락 마디는 휘어졌지만, 주름 가득한 얼굴의 미소는 세상 어떤 꽃보다 아름답고, 땀 흐르는 이마는 어떤 지혜자보다 빛난다. 고희(古稀)라는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16여전도회 전도팀을 만나 보았다.


가족보다 더 애정 어린 회원들
제16여전도회(남궁순애 회장)는 대다수 4년째 한 기관에서 신앙생활 하고 있다. 4년간 주일마다 한솥밥 먹고 주의 일에 협력하다 보니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척 보면 통한다. 가정의 형편도 알아 슬픈 일은 서로 나눠 속히 잊게 하고, 좋은 일은 내 일인 양 기뻐해 즐거움이 배가 되게 한다. 형편이 어려워 좌절과 낙심을 겪는 회원이 있으면 작은 물질을 모아 주님의 사랑을 보여 준다. 나이 들어 쇠약할지라도 자기보다 몸이 아파 운신하기 힘든 회원이 있으면 기꺼이 지팡이 역할로 자신을 내어 준다. 너나없이 서로 ‘섬김이’ ‘지킴이’ 역할을 하며 주 안에서 정을 나누고 서로 배려한다.

마음의 빗장을 여는 섬김 전도
16여전도회 전도팀은 두 팀이다. ‘오류동팀’은 화·목요일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토요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류역 앞 D상점 앞에서 전도한다. 이곳은 16여전도회가 4년간 꾸준히 선점한 전도 장소다. ‘범박팀’은 경기도 부천시 범박동 거주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다. 수요일에는 범박동연세중앙교회 앞에서 오후 1시~3시까지, 목요일에는 범박동 옥길 1단지 앞에서 오후 1시 30분~4시까지 전도한다.

사실 전도하다 보면 속상한 일이 많다. 죄로 지옥 갈 영혼 살리고 싶어 예수 복음 들고 따듯한 말을 건네며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건 날 선 말투와 차가운 눈빛이다. 때론 매서운 반응에 주눅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 영혼이라도 예수 몰라 죄지어 지옥 가면 안 되기에 궂은 날도 마다 않고 전도에 나선다. 바쁜 일상에 쫓기더라도 한 명이라도 꼭 나와 복음 전하며 주님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려 애쓴다.

이처럼 상황과 마음을 이기고 전도할 때마다 주님은 구원받아야 할 급박한 상황에 있는 영혼을 만나게 해 주셨다.

한번은 오류동에서 전도할 때였다. 경미한 장애를 앓는 40대 남자가 늘 같은 시간에 전도 장소를 지나쳤다. 차 한 잔을 권하며 얼굴을 익히니 자연스레 친해졌고, 말문을 트면서 예배에 초청했다. 그는 예배에서 하나님 말씀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죗값으로 지옥 갈 자신의 영혼의 처지를 깨달은 것이다. 자신의 죗값을 갚으려고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 피의 공로에 감격한 그는 금세 전도자로 거듭났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복음을 전한 것이다. “연세중앙교회 꼭 가 보자”고 설득해 부모님을 연세중앙교회로 모셔 왔고, 결국 부모님도 하나님 말씀에 은혜받아 아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하루는 범박동에서 전도할 때였다. 전도일 전날 비가 엄청나게 퍼부었다. 다행히 전도 당일에는 날씨가 좋아져 전도에 나섰는데 비에 흠뻑 젖은 초라한 행색의 한 노인이 지친 기색을 띠며 전도팀 쪽으로 걸어왔다. 차 한 잔을 권하니 기다렸다는 듯 맛있게 한잔을 비웠다. 대화를 나누다 충격적인 사연을 접했다. 그는 평소 뇌경색을 앓아 기억력이 많이 약해졌는데 어제는 집 위치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고, 밤새껏 비를 맞으며 집을 찾아 헤맸다는 것이다. 다행히 아내 연락처를 외우고 있어 전도팀이 재빨리 아내에게 전화해 남편의 상황을 전했다. 아내는 울부짖으면서 말했다.

“안 그래도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해 놓고 애타게 밤새껏 찾았어요.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그러면서 데리러 갈 때까지 잘 좀 지켜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전도팀은 아내를 기다리는 동안 노인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는 다가오는 주일에 교회에 가겠노라 약속했다.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간 노인은 불교 신자인 아내의 만류에도 그 주일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예수를 영접하고 등록했다. 권기종·신정순 성도 부부 얘기다.

그 후 주일 아침이면 권 성도를 예배에 참석시키고자 박복이, 김월자 두 회원이 한 조가 되어 개인 차를 이용해 집 앞까지 데리러 갔다. 남궁순애 회장의 사위도 예배를 마친 후 그 성도를 집에 데려다주며 요모조모 섬겼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잦은 교회 출석에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아내가 골수 불교 신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 년 넘도록 전도팀이 변함없이 지극정성 자신의 남편을 섬기자 교회에 대한 불신이 녹아내렸다. 전도팀의 꾸준한 섬김에 감동받은 그는 남편을 따라 예수 믿겠다고 지난 4월 우리 교회에 등록했다.

그 후 신 성도는 연세중앙교회에서 성경대로 전하는 하나님 말씀을 들으면서 우상숭배가 천대까지 저주받는 하나님의 진노를 사는 일인 것을 깨닫고, 자신이 태어난 중국으로 건너가 본인 집 불상 3개를 모조리 때려 부쉈다. 자신의 죄를 모조리 담당하시고 지옥과 저주와 멸망에서 구원하신 예수님만 의지하여 살기로 각오했기 때문이다.

“내 가족이라도 이렇게 지극정성이지 못 할 텐데 1년 넘게 변함없는 섬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나도 예수를 믿어 볼까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신정순 성도)

권기종 성도는 지금 중국 선교를 목표 삼고 해외선교국에 소속해 충성하고 있다. 신정순 성도도 16여전도회에 배속돼 회원들의 사랑과 정성을 듬뿍 받고 있다. 신정순 성도는 내년에도 16여전도회원에 계속 머물며 함께 충성하고 싶단다.

서두르지 않고 끈질기게 뚝배기같이 오래도록 식지 않는 열정 갖고 전도하고 섬겼더니 얼음장처럼 차갑던 불신자의 마음을 녹였다. 말이 아닌 행함으로 보여 주는 진실한 사랑이 예수의 사랑으로 비춰진 것이다.


또 하나의 열매 맺기를 소망하며
올해 16여전도회 전도팀이 전도한 이들 중 3명이 교회에 정착했다. 비록 적은 수이지만 한 영혼 한 영혼이 믿음 안에 정착하기까지 아기를 출산하듯 품고 기도하고 섬기고 사랑하는 일들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이 너무나도 귀하다.

주님 섬기듯 전도대상자들을 섬기고 사랑하는 16여전도회 전도팀. 그들이 섬긴 전도대상자들을 통해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는 주님의 열망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4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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