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소식] 미얀마를 위한 기도 당부

등록날짜 [ 2022-08-06 09:29:01 ]

작고 연약한 내가 미얀마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것뿐

정의롭고 강하신 주님께 간구해



지난해 1월 31일 밤,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부터 한국에 돌아가 대학생활 할 생각에 설레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느긋하게 잠에 들었다. 아마 그날이 내가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던 마지막 순간이었음을 당시에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날 나는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휴대전화를 켜서 확인한 한국 포털 사이트에는 낯익은 단어인 ‘미얀마’로 가득 차 있었다.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미얀마가 왜 포털 메인에 가득 차 있는지 의아하던 것도 잠시 그 뒤에 잇따른 단어들을 보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미얀마 쿠데타’, ‘미얀마 군부독재’, ‘아웅산 수치 감금’ 등 뉴스나 역사 시간에만 접하던 말들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2월 1일, 총선 투표를 통해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이 정권을 이어 나가야 했던 승리의 날을 하룻밤 사이에 강도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미얀마 국민들은 충격과 함께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각종 SNS에는 수치 여사와 NLD 의원들을 당장 석방할 것을 요구했고 해당 소식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주의가 들어서기 전 국민들이 군부 아래에서 견뎌야 했던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했다는 것을 미얀마에 살아본 누구라도 알 수 있었기에 이러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했다. 국민 사이의 단합은 점점 강해졌고 이내 하나둘 거리로 나와 쿠데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 나는 ‘미얀마인들은 연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이 깨부숴진 순간이었다. 성별, 나이, 권력에 상관없이 모두가 길거리에 나와 강하게 민주주의를 외쳤고 군부를 반대한다고 소리쳤다. 심지어 병원복을 입은 채 링거를 꽂고 있는 환자들도 거리에 나와 시위에 동참했다.


주님, 저들을 구해 주소서

시위자들의 함성은 뜨거웠지만 사실 누구보다 처절한 절규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두 번 다시는 이전과 같은 암흑과 고통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목숨을 건 발악이었다. 워낙 국민들이 강하게 저항하고 일어났기에 이는 승리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희망도 함께 심어졌다. 해외 언론에서도 미얀마의 상황을 지속해서 보도했고 비록 온라인상이었지만 미얀마 국민을 향한 응원과 지지도 보내 주었다. 그렇게 전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싸워 나간다면 정의를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2월 9일, 군부가 시민을 상대로 첫 총격을 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해당 사망자는 나와 동갑 여자아이인 메퉤킨, 아무런 소란 없이 평화 시위를 하던 그 아이가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순식간에 쓰러진 영상을 본 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각종 언론에 빠르게 퍼지며 많은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죽음은 고작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군인들은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 아니 괴물처럼 국민을 무작위로, 그리고 잔인하게 살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악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시내 길거리에는 탱크가 다니며 공포심을 조성했고, 수감자 수백 명을 가석방해 시민 사이에 뿌려 방화와 약탈 등 혼란을 야기했다. 그리고 밤마다 들리는 총격 소리,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몇 명이 죽었을까’라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국민을 지켜야 할 군부가 도리어 국민을 죽이고 있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 누구나 정신병이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활활 타오르던 전국 시위는 한순간에 피투성이로 마비되어 버렸다. 희망이 사라져 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다시 한번 불의 앞에 굴복하지 않고 잃어버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일어나는 자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군부의 막강한 무기를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낡고 초라한 헬멧과 방패를 들고 나섰지만 그 누구보다 강했다. 지금도 이들은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다. 많은 이가 죽었고 지금도 죽고 있다. 앞으로 더 죽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얀마인들은 목숨 바쳐 싸우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인간으로서 누릴 당연한 권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한낱 작고 약한 자이다. 나에게는 권력도, 지혜도, 금전적인 여유도 없다. 다만 내가 아는 가장 정의로우시고 강하신 분께 간구하는 것뿐이다. 주님, 저들을 구하소서! 저들의 절규를 들으소서!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미얀마의 영혼들을 기억하시고 보호하소서! 그리하여 미얀마에 승리의 나팔 소리가 들리며 그들을 구원한 분이 하나님임을 그들이 알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주신 이 삶의 작은 부분이라도 죽어 가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돕는 데 사용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까.



위 글은 교회신문 <76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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