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503장 <고요한 바다로>

등록날짜 [ 2021-05-26 10:28:36 ]

천국 향하는 성도의 인생길
항해에 비유해 찬송시 지어
자칫 역경, 고난처럼 보이는
‘거센 풍랑’마저 천국 향한
항해에 도움을 준다고 고백


며칠 전 주일예배에서 윤석전 담임목사는 “육신이 편안하고 살기 좋다면 육신의 때를 누리면서 썩을 것만 좇지, 영원히 살 천국에 마음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비록 고난을 겪더라도 성령 충만하다면 ‘이 풍랑 인하여 천국 더 빨리 간다’는 찬송처럼 천국 소망과 영원한 것에 가치를 두고 살 것”이라고 말하며 <고요한 바다로>를 찬양했다. “저 천국 향하여 이 풍랑으로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


천국 향한 인생길, 항해 빗대 작시
<고요한 바다로> 가사를 쓴 영국의 찬송 작시가 어거스터스 토플라디(Augustus Toplady, 1740~1778) 목사는 1740년 태어나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대학을 졸업하고 1762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가스펠 매거진’(The Gospel Magazine)의 편집인이기도 하던 토플라디 목사는 <고요한 바다로> 찬송시를 지어 천국을 향해 나아가는 성도의 인생길을 항해(航海)에 비유했다.


“배에 오르시매 제자들이 좇았더니 바다에 큰 놀이 일어나 물결이 배에 덮이게 되었으되 예수는 주무시는지라 그 제자들이 나아와 깨우며 가로되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하시고 곧 일어나사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신대 아주 잔잔하게 되거늘 그 사람들이 기이히 여겨 가로되 이 어떠한 사람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고 하더라”(마8:23~27).


토플라디 목사가 찬송시를 지은 성경적인 배경은 예수께서 폭풍우를 잠잠케 하신 마태복음 8장 23절에서 27절 말씀이었다. 토플라디 목사는 주님의 도우심을 확신하기에 고요한 바다에 부는 순풍은 물론 자칫 역경과 고난처럼 보이는 ‘거센 풍랑’마저 천국을 향한 신앙의 항해에 도움을 준다고 찬송가 2절에서 고백한다.


1. 고요한 바다로 저 천국 향할 때
주 내게 순풍 주시니 참 감사합니다


2. 큰 물결 일어나 나 쉬지 못하나
이 풍랑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


3. 내 걱정 근심을 쉬 없게 하시고
내 주여 어둔 영혼을 곧 밝게 하소서


4. 이 세상 고락간 주 뜻을 본받고
내 몸이 의지 없을 때 큰 믿음 주소서
아멘


일제 치하 조선인 즐겨 찬양한 곡
이 찬송이 우리 찬송가에 처음 채택된 것은 감리교에서 발행한 <찬미가(1905)> 97장이었다. 일제 식민지 하에서 한국 교회는 암울한 시대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고요한 바다로’를 즐겨 찬송했다. <고요한 바다로>는 ‘조선’이라는 작은 조각배가 난파(難破)되어 온 백성이 도탄에 빠졌을 때 “주 내게 순풍(順風) 주시니 참 감사합니다”라고 찬양하며 순풍 불기를 기도했고, 국제 정세의 격랑을 헤치고 독립할 그 날을 기대하면서 이 찬송을 통해 위로받았다. 일제가 거세게 억압할 때마다 조선의 성도들은 “큰 풍랑 일어나 내 쉬지 못하되 이 풍랑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라고 찬양하며 천국 소망을 되새기고 주님으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3~4).


188장 <만세 반석 열리니>
토플라디 목사는 38세라는 짧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항상 머릿속에 ‘죄와 은혜’라는 생각을 묵상하며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에 감사했다. 토플라디 목사는 “사람이 살면서 1초에 죄를 하나씩 지으면, 50년 동안 1,576,800,000번 죄를 짓게 된다”며 “인간 스스로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이 죗값을 예수님이 십자가에 피 흘려 돌아가심으로 대신 갚아 주셨다”고 설교했다. 그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죄를 짓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또 다른 찬송시를 지었는데 이 곡이 188장 <만세 반석 열리니>다.


“만세 반석 열리니 내가 들어갑니다/ 창에 허리 상하여 물과 피를 흘린 것/ 내게 효험 되어서 정결하게 하소서”


이 찬송은 영원토록 변함없고 무너지지 않는 반석, 튼튼한 기반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를 위해 창에 찔리시어 물과 피를 쏟으신 은혜로 우리를 정결하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다. 주님만이 우리의 반석이시며 행복의 근원임을 고백하는 아름다운 찬송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0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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