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500장 ‘주 음성 외에는’

등록날짜 [ 2022-06-05 14:44:08 ]

주님이 계시지 않으면 나 홀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찬송해

주와 함께하기를 원하는 소망

가사에 담아 겸손히 신앙 고백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애니 셔우드 호크스(Annie Sherwood Hawks, 1836 ~1918)’는 어렸을 때부터 글에 재능이 있어 14세 때부터 신문에 시를 실었다고 한다. 애니가 쓴 시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아 다른 지역 신문에도 여러 차례 실렸다.


애니가 출석하던 교회 목사인 ‘로버트 로우리(Robert Lowry, 1826~1899)’는 애니의 글 실력을 인정해 찬송시 쓰는 것을 권유했고, 애니는 특히 어린이 찬양을 많이 써서 유명한 찬송가를 남겼다. 찬송시 외에 일반 시도 많이 써서 시인으로도 유명했다.


아이를 낳고 가사를 돌보던 애니는 어느 날 집안일을 마치고 거실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지난날을 뒤돌아보니 지금까지 주님이 함께하시며 은혜 안에서 보호하셨다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도 주님이 나와 함께하시지 않으면 어떻게 살 수 있으랴’라는 감동을 받아 찬양시를 써 내려갔다. 이 곡이 바로 찬송가 500장에 실린 ‘주 음성 외에는’이다.



1. 주 음성 외에는 더 기쁨 없도다

날 사랑하신 주 늘 계시옵소서


2. 나 주께 왔으니 복 주시옵소서

주 함께 계시면 큰 시험 이기네


3. 주 떠나가시면 내 생명 헛되네

즐겁고 슬플 때 늘 계시옵소서


4. 그 귀한 언약을 이루어 주시고

주 명령 따를 때 늘 계시옵소서


후렴. 기쁘고 기쁘도다 항상 기쁘도다

나 주께 왔사오니 복 주옵소서 아멘



주님과 함께하기를 소망하는 가사

‘주 음성 외에는’의 가사는 우리가 육신을 입고 이 세상을 살아갈 동안 주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고백하며 주님과 함께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내 안에 계신 주님의 음성만 기쁨이고, 주님과 함께 있어야만 시험을 이길 수 있고, 주님과 함께여야만 내 생명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이 함께하실 때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요한복음 15장 5절에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예수님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찬양의 가사도 매 절마다 “늘 계시옵소서”라며 주님과 함께하기를 원한다.


이 찬송은 1872년 침례교전국주일학교대회 때 출판돼 널리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1905년 감리교단의 ‘찬미가’에 실리면서 성도들에게 불리었고, 1908년에 발행된 ‘찬숑가’부터 현재와 동일한 가사로 찬송했다. 원어 찬송의 후렴은 “기쁘고 기쁘도다 항상 기쁘도다”라는 가사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불리면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주 음성 외에는’ 곡은 애니를 목양하던 로버트 로우리 목사가 지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로버트 목사는 많은 찬송을 작사·작곡했고,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찬송책을 편집해 출판하기도 했다. 로버트 목사는 500곡 이상 찬송을 만들어 찬송가 작사·작곡가로 유명한데 정작 그는 “찬송 작사가보다 설교자로 기억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로버트 로우리 목사가 작사·작곡한 찬양은 우리 찬송가에 ‘무덤에 머물러’(150장), ‘나의 죄를 씻기는’(184장), ‘주 사랑하는 자’(249장), ‘여러 해 동안 주 떠나’(336장), ‘울어도 못하네’(343장), ‘이 눈에 아무 증거 아니 뵈어도’(344장), ‘성자의 귀한 몸’(356장), ‘천성을 향해 가는 성도들아’(401장), ‘나 위하여 십자가의’(403장), ‘나의 갈 길 다 가도록’(434장) 등이 실려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5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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