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542장 ‘주여 지난밤 내 꿈에’

등록날짜 [ 2023-11-06 11:34:21 ]

찬송가 가사에 등장하는 ‘꿈’은

내 주를 뵙고 싶은 소망 가리켜

영혼의 때에 내 구주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는 참 소망 있다면

세상풍파에도 믿음 지킬 수 있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제시 파운즈(Jessie Brown Pounds, 1861~1921)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집에서 공부만 해야 했다. 그 와중에 글쓰기에 재능을 보였고, 클리블랜드 지역지에 자작시를 실을 만큼 작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성장해서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출판사에서 편집자 일을 하기도 했다.


제시 파운즈는 찬양 가사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노트에 적어 가면서 가사를 만들었고, 그렇게 만든 곡이 400곡이 넘는다. 찬송가 외에도 칸타타와 오페라 대본을 썼고 글을 써서 책을 발간할 정도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다. 제시 파운즈의 곡은 우리나라 찬송가에도 실려 있는데, 바로 찬송가 542장 ‘주여 지난밤 내 꿈에’라는 곡이다.


1. 주여 지난밤 내 꿈에 뵈었으니

그 꿈 이루어 주옵소서

밤과 아침에 계시로 보여 주사

항상 은혜를 주옵소서


2. 마음 괴롭고 아파서 낙심될 때

내게 소망을 주셨으며

내가 영광의 주님을 바라보니

앞길 환하게 보이도다


3. 세상 풍조는 나날이 갈리어도

나는 내 믿음 지키리니

인생 살다가 죽음이 꿈 같으나

오직 내 꿈은 참되리라


후렴

나의 놀라운 꿈 정녕 나 믿기는

장차 큰 은혜 받을 표니

나의 놀라운 꿈 정녕 이루어져

주님 얼굴을 뵈오리라



이 찬양에서 작자는 주님 나라에 가서 주의 얼굴을 뵈옵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다. 가사에서 말하는 꿈은 한밤중에 꾸는 꿈이 아니라, 훗날 내 영혼의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비전과 소망을 가리킨다. 3절 가사 중 세상 풍파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주님의 얼굴을 뵙기를 바라는 참된 소망인 것이다.


예수를 구주로 믿는 우리의 소망은 오직 내 영혼의 때에 주님을 뵙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아무리 모든 소유를 잃거나 중병에 걸리더라도, 또 어려움과 낙심할 만한 상황이 찾아오거나 심지어 죽음을 마주하고도 내 주님을 뵈옵는 영원한 행복을 바라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꿈 이루는 믿음의 성도 되길

성경에는 ‘꿈’과 관련한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이 찬송은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야곱을 떠올리게 한다.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곳의 한 돌을 취하여 베개하고 거기 누워 자더니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위에 섰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가 그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하고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가라사대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서 동서 남북에 편만할찌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찌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창28:10~15).


장자의 축복을 빼앗은 후 형 에서의 위협을 피해 도망하던 야곱은 해가 지자 돌을 베고 잠에 들었고 꿈에서 사닥다리 위에 계신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자손에 대해 약속하시고, 어디로 가든지 야곱과 함께 있어 그를 지키고 이 땅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실 것도 약속하신다. 하나님에게 지음받은 인간은 자신의 의지에 따른 꿈이 아닌 주님이 주신 꿈으로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꿈을 이루어야 한다.


이 찬양은 1935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어 성도들이 애창했고, 수정을 거쳐 지금의 가사로 불리게 되었다. 곡을 붙인 사람은 찰스 가브리엘(Charles H. Gabriel, 1856~1932)이라는 미국의 작곡가이다. 찰스 가브리엘이 작사·작곡한 수많은 찬양 중 우리나라 찬송가에 ‘샤론의 꽃 예수(89장)’, ‘주 예수 내 맘에 들어와’(208장) 등 총 9곡이 실려 있다.



/정리 김도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8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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