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2-18 10:01:58 ]
‘사라락사라락 스르르르’ 냉랭한 겨울을 이겨 낼 힘없는 갈대가 따사로운 햇볕에 서글픈 미소를 짓는 듯합니다. 칼날 같은 잎사귀에 손가락 살짝 스칠 때 피 묻어 아린 손 털어 내던 지난날을 기억합니다. 쓰러지고, 넘어져도 서로 부대끼며 넉넉히 이겨 낸 후 초록빛 물든 날에 청초한 모습 드러내겠지요.
깊어 가는 겨울 한 해를 마무리하며 힘없고 헐벗어 쓰러지고 넘어지던 우리 모습을 기억합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 가는 등불도 끄지 아니하는 주님께, 칼날 같은 말씀으로 다듬고 고쳐져서 다시 한번 아름답게 쓰이기를 기도합니다.
글 이진숙 | 사진 박상신
위 글은 교회신문 <31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