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유연한 사고를 얻는 방법

등록날짜 [ 2015-10-05 14:51:49 ]


이어령 著 / 마로니에북스

젊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의 기운이 왕성하고 힘이 있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생각이 창조적이며 배운 지식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발전하는 자가 바로 젊은 사람이다. 생각이 젊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산다는 말을 듣는다. 그렇다면 젊은 생각은 어떠한 사고방식을 거쳐 탄생하는 것일까?


저자 이어령 교수는 시종일관 따뜻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젊음은 나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이제 막 대학생이 된 한국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썼지만 대학생이 아닌 사람이 읽어도 좋을 내용이다.

젊음의 탄생은 크게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장마다 독특한 창조 아이콘을 제시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예를 들면 개미의 동선이라는 창조 아이콘을 먼저 그림으로 제시하고, ‘방황 속에 길이 있다는 주제로 이와 관련된 동·서양의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먹이를 찾아 헤매는 개미의 어지러운 곡선과 먹이를 찾은 뒤 곧장 집으로 향하는 개미의 직선은, 진리를 찾아 방황하는 이 시대의 젊음에게 끝없는 도전과 흔들리지 않는 믿음, 지치지 않는 탐색 열정을 가질 것을 시사합니다.”(p.75)

개미 동선외에도 오리-토끼: 흑백의 이분법은 가라’ ‘둥근 별 뿔난 별: 생각은 글로벌로, 행동은 로컬로와 같은 재미있는 창조 아이콘이 그림과 함께 제시되어 있어 그림만 보아도 생각할 거리가 많다.

또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깃든 창조성이 일본이나 중국을 비롯해 서양과는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한국의 역사적 산물을 창조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도 제공한다.

세상 어느 나라에나 연()은 다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구멍이 뚫린 연은 딱 하나 한국 연뿐입니다. 다른 나라의 연과 달리 한국 연은 그냥 허공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움직입니다.”(p.22)

서양 음악이 연주될 때는 관중은 기침 하나 없이 숨을 죽이고 앉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음악은 정반대로 연주 도중에 추임새가 들어가야 흥이 나고 이따금 창을 하는 사람이 고수와 농도 나눕니다. 노이즈를 끌어들이는 것이 연희 형식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p.87)

끝으로 저자는 창조적인 대학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인문학이야말로 독창성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한 것은 서로 끌어당기는 사랑의 친화력이라는 당대의 인문학적 화두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p.226)

대학은 IT 매체를 활용하여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교육해야 하며, 일방적으로 강의를 받는 형식이 아닌, 소규모의 토론 수업에서 독창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상력과 창의적 사고를 얻길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글 김수빈

위 글은 교회신문 <454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