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평양 마리아> 공연 후기] 북한 현실 보여 주며 내 신앙의 현주소도 물어

등록날짜 [ 2014-07-29 09:50:33 ]

영상과 뮤지컬적 요소 완벽하게 조화된 수준 높은 공연
북한 현실 알리며 신앙생활의 행복 다시금 되새기게 해



뮤지컬 <평양 마리아> 공연 장면. 가미된 영상과  수준 높은 종합 예술이 뮤지컬을 한층 빛나게 했다.  사진 김영진 정한영

연세중앙교회는 지난 7월 20일(주일) 오후 예루살렘성전에서 뮤지컬 <평양 마리아>(감독 정성산)를 특별초청해 무대에 올렸다. 

<평양 마리아>라는 제목만으로도 내용을 대강 짐작하게 하듯, 북한에서 예수 믿는 기독교인의 인생을 뮤지컬로 그려냈다.

<평양 마리아> 줄거리는 이렇다. 평양 조선혁명 박물관에서 해설원으로 일하는 정리화. 그녀는 순수한 평양 남자 김광남과 결혼해 쌍둥이를 낳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MP3에 담아 준 남한 가요가 화근이 된다. 자신은 신의주로 추방되고 자식들은 굶어 죽고 남편 또한 폐렴에 걸려 죽어 가는 상황. 결국 그녀는 남편을 살리려고 중국에서 외화벌이를 하며 몸을 파는 처절한 신세에 처한다.

뮤지컬을 한 번이라도 접한 관객이라면 누구나 쇼와 오락, 대중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찬란한 노래와 춤, 화려한 무대를 기대한다. <평양 마리아>는 뮤지컬의 다채로운 요소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세련되게 조합하여 오락성이란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복음적인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고, 나아가 관객과 소통하려는 새로운 형태를 창출했다.

<평양 마리아>는 ‘영상’이라는 매체를 활용하여 관객과 소통한다. 무대 위에서 보여 줄 수 있는 여러 한계를 영상으로 재치 있게 극복했다. 과거 많은 뮤지컬 작품에서도 영상을 활용했다. 그러나 <평양 마리아>의 영상은 그저 무대와 배경에 지나지 않는 ‘따로 영상’이 아니라, 배우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무대 뒤에 설치된 스크린과 실제 배우들이 어우러진다. 주인공 정리화 또한 영상 속과 밖을 넘나들며 무대의 한계를 간단히 무너뜨리는데, 정성산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뮤지컬 <평양 마리아>는 제한된 시간 안에 보여 주기에 꽤 복합적인 내용을, 탄탄한 구성력과 자연스러운 연기, 관객을 잠시도 지루하지 않게 하는 속도감으로 이끌어 간다.

정리화 역을 맡은 배우 전재원의 연기와 노래가 극을 더 빛나게 했다. 영상과 이룬 조화 역시 매우 자연스러워서 마치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듯하나, 엄밀하게 <평양 마리아>는 모노 뮤지컬이다. 정리화가 혼자 노래하고, 영상 속의 주인공들과 대화하고,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며 희로애락을 펼친다.

‘뮤지컬 넘버(뮤지컬에 사용되는 노래)’는 공연 시간에 비해 많지 않지만,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음악으로 채우고 있다. 음악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았고, 발라드와 록이 주를 이루었다.

남한의 가요 ‘사랑의 미로’가 삽입되어 창작뮤지컬이란 낯선 넘버에 친근감을 덧대어 ‘주크박스 뮤지컬(인기를 누리던 대중음악을 가져다 다시 극적 형식과 얼개를 엮어 무대용 뮤지컬로 재활용한 일련의 작품)’의 편리를 사용하였다.

또 창작곡도 복잡하지 않은 간단한 멜로디에 유절가사를 대입해서, 처음 듣는 멜로디인데도 후반에는 따라 부를 만큼 친근했다.

프로그램 노트나 감독의 변을 따로 듣지 않아도 극의 전개가 자연스러웠다. 특별한 사전 지식 없이도 극의 전개가 충분히 이어졌으며,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깊숙이 몰입하게 했다.



<평양 마리아>는 7년에 이르러 빛을 보았다. 상상조차 하지 못할 북한 세계의 참담한 모습을 거침없이 그려냈다. 그 어떤 다큐멘터리나 구구절절한 소설이, 연세중앙교회 대성전을 꽉 차게 모인 수많은 사람에게 북한 현실을 이처럼 생생히 전할 수 있을까.

북한에 사는 기독교인들 모습이 얼마나 처참한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외화벌이로 중국에서 몸을 팔며 죽지 못해 살다가 극적으로 예수를 믿고 죽음의 땅 북한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다가 죽은 정리화라는 한 여인의 삶이 내게 묻는 듯하다. “당신은 지금 무엇 하고 있느냐고. 사랑하는 가족조차, 이웃조차, 동료조차 전도하지 않고 무엇 하고 있느냐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왜 진실하게 기도하지 않느냐고. 주님을 사랑하노라 하면서 주를 위해 무엇 하고 있느냐고.”

한편, 연세중앙교회는 이날 <평양 마리아> 뮤지컬 상연을 전도 기회로 참아 이웃을 초청했고, 공연 직전에 윤석전 담임목사가 ‘영혼의 때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전도설교를 펼쳐 247명이 예수 믿기로 결심하고 영혼의 때에 천국에 가기를 소망하며 연세중앙교회 교인으로 등록했다. 


/추은희 기자

<인.터.뷰>

“관람 수준에 큰 감동받아”


감독 정성산


<평양 마리아>라는 작품을 통해 “아멘”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리고 싶었다. 영상과 뮤지컬, 연극적 요소를 완벽하게 결합해서 만들려고 했고,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다.

작품이 좀 어려운 편인데, 연세중앙교회 교인들이 관람 매너와 수준이 매우 높음을 보고 무척 놀랐다. 아마도 그동안 수준 높은 문화 공연을 많이 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자유민주주의 정의와 통일에 관한 지적 수준도 매우 높은 것을 느꼈다.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연세중앙교회와 담임목사님을 보면서 급속도로 팬이 됐다. ‘복음 통일’을 앞장서서 외치는 교회가 그리 흔한가. 세속적이지 않고 오직 성경대로만 살려고 몸부림치는 교회가 이 땅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희망을 보았다. 
 


“오히려 제가 더 감격한 하루”

배우 전재원

첫째도 감사하고, 둘째도 감사하다. 무대 장비와 세트를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해 주실 줄 몰랐다. 음향과 조명 등 모든 것이 매우 완벽해서 오로지 연기만 몰입할 수 있었다. 배우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 이렇게 많은 인원 앞에서 연기하는데도 전달이 매우 잘 되어서 행복하고 감사한 생각밖에 없었다. 윤석전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서도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 소중한 경험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격적인 하루였다.

 

위 글은 교회신문 <39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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