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하나님 나라와 천국(2)

등록날짜 [ 2021-10-13 14:15:40 ]

지난 행복칼럼부터 ‘하나님 나라와 천국’에 관한 기쁜 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궁극적 구원의 영역으로서 죽어 천국에 가는 미래적이며 장소적인 의미 외에 현재적이며 역동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번 호에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이며 역동적 구원 행동으로서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는 현재적 의미

오늘은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선포하신 말씀에 담긴 하나님 나라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가라사대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막1:15).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첫 번째로 선포하신 하나님의 복음입니다.


이 말씀의 첫 번째 소절은 “때가 찼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때’는 헬라어로 ‘카이로스’입니다. 카이로스는 ‘하나님이 정하신 때’를 가리킵니다. 특히 하나님의 예언과 약속이 성취되는 때,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계획이 성취되는 때를 말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성취되는 ‘때(카이로스)’가 다 되었다는 극적인 선포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분의 일을 먼저 계획하고 준비하시며 그분의 정하신 때가 찼을 때 성취해 오셨습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을 통해 예언하셨고 성경에 기록된 구원의 약속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때가 다 찼다는 것입니다(눅24:44).


두 번째 소절은 하나님께서 약속을 성취하는 때가 다 차서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아들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구원(통치)하시는 행동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행동이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형용사 ‘가까웠다’에 인류 구원을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행동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형용사 ‘가까웠다’는 “가까이 다가오다/다가가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불신과 불순종 가운데 멸망하는 인생들을 구원하려고 하나님이 인생들의 현장으로 친히 다가오신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을 구원하려고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려오시고 그들을 찾아 가까이 다가오신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사단의 꼬임에 빠져 범죄하고 죄와 죽음의 권세 아래 살다 멸망할 인생들의 불행하고 비참한 처지를 다 알고 계실 뿐 아니라, 그런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하늘로부터 내려오시고 그들의 삶의 현장으로 가까이 다가오셨습니다. 공관복음서에서 ‘하나님 나라’와 함께 사용된 동사들은 주로 ‘오다/들어가다’와 ‘주다/받다’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 편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내게 오시는(주시는) 것”이며 하나님 편에서 보면, “우리가 하나님께 들어가는(받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에 따르면, 하나님은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장차 오시는 분”(계4:8)입니다. 충성된 백성을 구원하고 불의한 세력을 심판하려고 “오시는 분”입니다. 특히 “장차 오시는 분”이란 어구에서 ‘오시는’이란 동사가 현재 시제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우리에게 오시는 하나님의 행동이 그분의 구원과 심판이 완결에 이를 때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형용사 ‘가까웠다’의 시제는 ‘완료’ 형태입니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시작된 행동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시제를 고려해 직역하면, 우리의 구원을 위해 가까이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구원 행동이 ‘시작되었다(has started)’, ‘도래해 있다(has arrived)’, 혹은 ‘와 있다(has come)’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문 앞에 가까이 왔다”는 임박한 미래적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이미 와서 그분의 구원하시는 행동이 시작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현재적 의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는 마가의 입장에서는 예수님의 공생애를 통해 시작된 하나님의 구원 행동이 지금(A.D. 70년을 전후한 시기) 마가교회의 현재 상황에서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를 더욱더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20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상황도, 2000년이 지나 주님의 재림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지금도, 하나님 나라는 마지막 구원과 심판의 완결을 향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계속 회개하고 계속 복음을 믿으라

세 번째 소절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하나님 나라를 받고 누리기 위한 조건을 말합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현재 명령형 동사 2개로 되어 있습니다. ‘회개하라’는 것은 하나님을 떠나 불신과 불순종과 우상숭배의 삶에서 살아 계시고 참되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말씀입니다. 또 불의하고 그릇되며 거짓된 삶에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진실하고 참되며 성결한 삶으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복음을 믿으라”는 것은 예수님이 그분의 공생애,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승천을 통해 완성하신 “하나님의 복음”을 영접하고 신뢰하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영접하고 그분을 통해 이루어진 죄 사함과 새 생명과 영원한 축복의 복음을 신뢰하라는 말씀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영접하고 신뢰하며 순종하는 것입니다. 두 동사가 다 현재 명령형 시제로 된 것은 지속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말씀입니다. 계속 회개하고 계속 복음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음으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계속 임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광수 특임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위 글은 교회신문 <7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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