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하나님의 나라와 천국(9·下)

등록날짜 [ 2023-11-15 17:14:45 ]

예수께서는 병 고침뿐만 아니라

영육 간 회복할 치유까지 행하셔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에는 다양한 병자를 치유하신 사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병자 치유 사역이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중심적인 사역이었음을 말해 줍니다. 예수님의 병자 치유 사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가 어떻게 인간의 전인적 치유로 나타났는가를 지난주에 이어 살펴보려고 합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예수님의 첫 번째 병자 치유 사역은 나병환자 치유였습니다. 마가복음 1장 40~45절에 따르면, 이 사건은 예수님이 나병을 깨끗하게 치료해 주셨을 뿐 아니라 “깨끗함을 받았다”라는 제의적 선언과 인증을 통해 유대인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신 치유 사역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한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꿇어 엎드려 간구하여 말했습니다. “(만일 당신이)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막1:40). 그 나병환자는 “제 병을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깨끗하게 하다”라는 동사를 사용했습니다.


당시에 나병환자의 문제는 나병에서 나아야 하는 신체적 문제인 것과 동시에 제사장에게 “깨끗함을 받았느니라”라는 선언과 인증을 받아야 하는 제의적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 사건에서 그 두 가지 문제 곧 나병을 낫게 하실 뿐만 아니라, 그에게 제의적으로 요구되는 “깨끗함을 받았다”라는 선언과 인증을 받게 안내해 주심으로써 치유 사역을 하신 것입니다.


먼저 예수님은 나병환자를 보고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불쌍히 여기다”라는 동사가 여러 번 나옵니다. 이 동사는 불행한 형편과 처지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아픈 마음입니다. 나병이라는 신체적 고통을 당하는 것도 매우 불행한 일인데, 나병에 걸린 것 때문에 마을 공동체에서 격리되어 인간 이하의 경멸과 무시의 대상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 사람을 보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민망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 가라사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신대 곧 문둥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하여진지라“(막1:41~42).


예수님이 그에게 손을 대시고 낫게 하신 것에는 예수님의 치유 사역에 담긴 중요한 영적인 교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손을 대지 않고도 얼마든지 그를 낫게 하실 수 있었습니다. 또 당시 유대교 율법에서 나병환자는 제의적으로 부정한 자로 분류되었으며 그 탓에 그 사람은 철저히 격리되어야 했고 언제든지 다른 사람과 신체적 접촉을 금했습니다. 그것은 나병환자와의 접촉을 금지함으로써 나병의 전염을 막는 것은 물론 제의적 정결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에게 손을 대심으로 정결법을 위반하여 부정한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으셨을 뿐 아니라, 나병에 전염될 위험을 감수하신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그에게 손을 대신 것은 그의 나병을 예수께서 가져가시고 그에게는 치유와 회복을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치유 사역은 대가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 편에서 우리의 질병과 연약함을 짊어지심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치유 사역이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하신 말씀을 성취하려는 것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선지자 이사야로 하신 말씀에 우리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마8:17).


사도 베드로도 예수님이 주시는 치유가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53:5)라는 이사야의 말씀과 연결됨을 제시했습니다(벧전2:24). 예수님은 나병환자를 불쌍히 여기시는 긍휼의 마음에서 그에게 손을 대심으로써 부정한 자라는 비난을 자기가 받으실 뿐 아니라, 그의 질병을 자기가 담당하시고 그에게는 치유와 깨끗함과 회복을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를 곧 보내시며 엄히 경고하사 말씀하셨습니다. “가라사대 삼가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서 네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고 네 깨끗케 됨을 인하여 모세의 명한 것을 드려 저희에게 증거하라 하셨더니”(막1:44). 당시에 나병환자가 나았다는 확인을 받고 유대교 공동체 안으로 다시 들어오려면, 먼저 제사장에게 가서 몸을 보이고 환부가 나았다는 확인을 받은 후에 모세의 법대로 제사를 드림으로 정결하게 되었습니다(레위기 14장).


예수님은 나병을 깨끗하게 치료해 주셨을 뿐 아니라, 제사장에게 가서 깨끗하게 된 것을 확인받고 모세가 명한 것을 드려 그가 깨끗하게 되었음을 입증하는 길까지 알려 주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나병을 깨끗하게 치료해 주실 뿐 아니라, 나병과 관련된 제의적 정결 문제까지도 해결해 주시는 치유를 행하신 것입니다.




/김광수 박사

카이로스 부흥사역 대표



위 글은 교회신문 <8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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