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념] 사랑에 빚진 자

등록날짜 [ 2021-04-22 20:57:20 ]

오래전 추운 겨울에 성도들과 함께 집회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도로 한쪽에 웬 여인이 교통사고를 당한 듯 피투성이인 채로 쓰러져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애절한 눈빛으로 무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보다 앞서 가던 차량 수십 대는 여인 곁을 스쳐 지나갈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차를 도로 한쪽에 급히 세운 후 그 여인에게 다가갔습니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여인을 차 안으로 옮기고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다주었습니다.


여인을 지나친 이들마다 각자 바쁜 사정이 있었겠으나 오늘날 우리 사회가 비정하고 냉혹해졌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일화입니다. 말세인 지금, 사람들은 자기만 사랑할 뿐 타인의 불행에는 관심이 없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자신만 사랑하셨다면, 하나뿐인 아들을 이 땅에 보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기까지 우리 인간을 구원할 뜻은 애당초 세우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도 자기만 사랑하셨다면, 자칭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죄목으로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다가 최후에 매 맞고 저주받고 십자가에 손과 발이 못 박혀 죽어 인류를 구원하는 일은 아예 실행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류를 사랑하셨기에 자기 독생자를 내놓으셨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도 인류를 사랑하셨기에 자기 생애를 잔인하리만치 철저히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우리 인간을 사랑할 대상으로 지으셨습니다.


하나님께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았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까. 바울은 로마서 8장 12절에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빚진 자’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예수께 받은 사랑의 빚을 갚을 수 없지만 만약 그 빚을 갚으려 한다면 전도라는 길이 있습니다. 내가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눠 주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9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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