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미래에도 대체할 수 없는 것들

등록날짜 [ 2021-03-09 12:27:26 ]

전문가들 ‘온라인’ 미래사회 예측하나
기계나 물질로 사람다움 채우지 못해
특히 성령 안에 모인 교회 공동체는
모여 기도하고 예배드려야 신앙 굳건


학자들은 물론 정치인, 유명 사업가들도 미래에 대해 곧잘 예언을 한다. 이른바 천재로 불린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처럼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그중 일부는 실제로 실현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르네상스의 대표적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낙하산, 헬리콥터 등에 관해 많은 스케치를 남겨 둔 것도 그런 예다. 최근에는 빌 게이츠가 팬데믹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2015년에 열린 어떤 콘퍼런스에서 향후 바이오 공격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죽는 시대가 오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를 보면 그의 선견지명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화한 예언 못지않게 천재들의 엉터리 예측에 관한 기사도 적지 않다. 예언이라고 하지만 어떤 특정 측면을 과도하게 부각하면서 과장한 것도 많다. 컴퓨터 전문가인 빌 게이츠도 2004년에 스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잘못 예측했다. 빗나간 예언 중에 필자가 공감한 것이 향후 종이책 몰락과 전자책 흥행을 예측했던 전문가들의 예언이다. 그들의 바람과 달리 전자책이 종이책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았고, 향후에도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 컴퓨터기술이 발달하면서 아날로그 문화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실현되지 않았다. 1970~1980년대를 풍미하던 LP판에 대한 향수가 최근 두드러지면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복고풍 상품과 디자인도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


오늘도 인공지능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이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필자는 그 모든 것이 예언처럼 되지 않을 것이고, 인간이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부작용을 가져오거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예언(?)한다. 코로나 이후에 대한 전망 중 하나가 전 세계가 완전히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비대면이 일상화되리라는 예측이다. 쇼핑과 오락은 물론 교육, 회의, 여가활동 같은 다양한 형태의 만남도 온라인으로 대체되리라는 예상이 많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un+contact)’라는 말이 친숙해졌고, 집이 주거뿐 아니라 일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에는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지는 ‘온택트(online+contact)’시대가 열리리라고 확신하면서 기업이나 대학도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향후 미래영화에서 보듯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인공지능에 통제되며, 우주 어디론가 이주해 인류가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이 절대 우리 삶 전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양방향 통신이나 녹화강의가 현재 대학 강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것이 현장강의보다 더 효과적이고 적합하다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교육에서는 지식 전달 못지않게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만남 속에서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정서적 공감이나 교육효과를 절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만지는 종이책, 잡음 섞인 아날로그 음악, 향수 어린 고물, 투박하지만 살아 있는 느낌을 주는 자연물은 우리 삶과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다. 인간이 화성에 이주한다고 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부득불 시행되는 양방향이나 화상 예배가 현장예배를 100% 대체하고, 디지털 유목민이 많아지면서 신앙의 형태도 바뀔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교회는 마가 다락방에 밀집해 기도하면서 성령을 받은 초대교회 공동체의 체험 위에 서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기계나 물질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과학이 생명을 완전히 통제할 수도 없다. 피, 땀, 눈물, 한숨과 환호, 사람의 심장 박동, 자연의 냄새, 그리고 감정과 영혼은 절대 사라질 수 없는 것들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689호> 기사입니다.


김석 집사
現 건국대 철학과 교수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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