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가정의 달 사랑합시다

등록날짜 [ 2021-05-13 10:39:26 ]

배우 윤여정(74) 씨가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인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제93회 아카데미상(賞)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되었다. 한국 배우 최초 수상의 영예를 안아 개인의 영광을 넘어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다. 윤여정 씨는 미국에 이민한 한인 가족의 정착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에서 이민 간 딸을 돕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 역을 감칠맛 나게 연기했다.


순자 할머니가 낯선 이국으로 건너간 것처럼 한인들의 본격적인 이민 역사는 20세기 초부터 시작됐다. 일제의 침략이 노골적으로 나타난 혼란기에 최초의 이민단 102명이 심하게 추웠을 1903년 1월 13일 하와이를 향했다. 30도가 넘는 하와이의 무더위를 맞닥뜨린 이들은 짐을 풀자마자 사탕수수 농장에서 하루 13시간씩 일했다.


1905년 5월 4일에는 한인 1000여 명이 멕시코로 건너갔다. 이들은 선인장의 일종인 에네켄 농장에서 밤낮없이 땀을 흘렸다. 영화 <애니깽>으로 잘 알려진 이 중 300여 명은 1921년 쿠바로 재이민을 떠났다. 1963년 이후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까지 이민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에 앞서 1860년부터 수많은 농민이 기근을 피해 간도와 연해주로 대거 이주했으니 한인들의 이민역사는 160년이 넘는다. 연해주로 간 이들은 얼어붙은 땅을 개간해 밭을 일궜다. 이렇게 해외에 정착한 동포는 현재 180국 750만 명에 이른다.


이민자들의 첫 생존법은 사탕수수밭과 에네켄 농장의 막노동이었다. 그러다 점차 병아리 감별사로 일했다.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 덕분에 한때 전 세계 병아리 감별사의 60%를 한인이 차지했다. 일부는 세탁소와 봉제업으로 기반을 다졌다. 브라질 이민자들은 의류제조업에 진출해 남미시장을 장악했다. 호주 한인들은 청소부와 페인트·용접공으로 돈을 모았다.


영화 <미나리>의 실제 모델인 정한길 씨도 병아리 감별사였다. 윤여정 씨가 연기한 할머니 ‘순자’ 역시 딸을 돕기 위해 태평양을 건넌 이민 1세대다. 이들의 땀과 눈물을 먹고 자란 꽃이 이제 세계 곳곳에서 만개하고 있다. 최빈국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먹고살기 위해 사탕수수와 에네켄 농장을 거쳐 미나리처럼 끈질긴 생명력으로 낯선 타국에 뿌리 내린 이들의 삶에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영화 속 시대상처럼 예전에는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었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먹을 것을 나누며 가족을 책임지려는 부양의식이 높았다.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의식이 가정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핵가족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어른과 멀리 떨어져 살거나 직장에 따라 주말부부가 있는가 하면 자녀 학교에 따라 가정이 나뉘거나 이혼도 비일비재하다.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최소 단위다. 가정이 건전해야만 사회가 건전할 수 있다.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고 사회적 윤리가 바르게 서는 일은 가정의 건전성과 올바른 가정교육에 달려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연례적 행사만 치를 것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추구하는 달로서 의미를 더 키워 가야 한다.


어버이날은 1910년경에 사망한 한 미국 여성을 추모하기 위한 기독교 행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어머니날로 기념해 오다가 그 후 아버지와 어른, 노인들을 포함해 1973년 어버이날로 개칭했다.


부모는 자식의 때를 기다려 효도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부모에 대한 효도는 말이나 구호보다 실천이 최고다. 고령화 장수시대를 맞아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자주 전화하고 자주 찾아뵙는 것이다. 5월은 장미가 만발하는 계절의 여왕이자 으뜸의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 나를 낳아 주고 길러 주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진정한 효도는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무엇보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해야 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자녀는 어른을 공경하고 어른은 자녀를 사랑하는 참다운 5월 가정의 달로 보내기를 바란다.



위 글은 교회신문 <698호> 기사입니다.


오태영 안수집사

교회복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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