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정당한 비판도 재갈 물릴‘평등법’

등록날짜 [ 2021-07-02 11:01:45 ]

‘어떠한 이유’로든 차별 금지?
다수 역차별 받아도 침묵 강요


필자는 1992년부터 1994년까지 ‘102보충대’라고 하는, 강원도에 주둔한 1군사령부의 입영부대에서 복무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대학원을 마치고 늦은 입대를 했고,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 분야를 전공한 덕분에 병사들의 심리상태를 MMPI(다차원 성격검사)로 분석해 보고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병사들에게서 심각한 부적응 징후가 발견될 경우 정신과 군의관에게 보내거나 담당장교에게 인사조치를 요청하곤 했는데, 안타깝게도 복무 기간에 자해, 상습탈영, 총기사고, 자살미수 등으로 오랫동안 군형무소와 병원에서 생활하다 재배치되는 사병들도 보충대를 경유해 심리검사와 면담을 했다.


비록 기억 속의 통계이므로 정확할 수는 없으나, 앞서 나열한 심각한 사고들 중 50%에 가까운 원인은 일반인이 말하는 ‘상급자의 가혹행위’ 라든가 ‘향수병’이라든가 ‘애인의 변심’ 등이 아니었다. 주로 상급자에 의한 ‘동성 간 성폭력’에 따른 정신적·신체적 트라우마(Trauma)가 주요 원인이었다. 당시 면담한 기억들을 떠올려 보면 가해자들은 자신에게 저항하거나 신고하지 못할 하급자를 잘 골라 범행을 저질렀고, 책임자들은 사고 발생 시 군 경력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개인신상 문제로 은폐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살사건까지 포함해 실제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하면 밝혀진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면담한 대상자들이 울면서 고통을 호소할 때조차 조사기록에 성폭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남지 않았다.


당시의 가해자들은 소수성애자라고 할 수도 없지만 ‘평등법’이 통과되면 이런 사실을 지적하는 행위마저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지금 범여권이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인 이른바 ‘평등법’은 이미 학력, 성, 지역 등에 의해 차별을 금하고 민사뿐만 아니라 형사적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33개나 제정되어 있는데도, 그보다 적법 수위를 높여 ‘누구에게나 차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함으로써 고통을 담보할 수 있도록 일체의 표현의 자유마저 박탈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1996년 스웨덴 범죄예방 국가위원회 보고서는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모슬렘 이민자가 스웨덴 남성에 비해 강간 범죄율이 23배 높았고 2003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스웨덴 의회는 2014년 12월 이민자 정책과 이민자를 비판하지 못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강간범죄통계를 내는 것도 금지시켰다. 이후 라디오 저널리스트인 아문 압둘라히(Amun Abdullahi)는 스웨덴의 집단강간 범죄의 진실을 말했고, 스웨덴에서 급진적인 모슬렘 이민자에 대한 뉴스 리포트도 내보냈지만 이후 스웨덴 매체들에게 집중포화를 받아 고향인 소말리아로 돌아가야만 했다. 북한 주민의 인권에도, 천안함 때 순국한 우리 군인의 인권에도, 고위공직자의 성추행과 2차 가해에 압살당하는 피해자의 인권에도 침묵하는 인권위원회의 통계에서조차 고용상 소수성차별을 호소한 사례는 0.7%이고 이미 소수성애자의 차별을 금하는 법도 제정되어 있는데 지금의 ‘평등법’은 오히려 자기편이 아닌 의견이나 비판에 대해 재갈을 물려 버릴 소지가 크다.


또 이러한 이슈성 법안 만들기는 모든 것을 통제한다는 발상과 정치인들의 의도적인 포퓰리즘 그리고 국민의 의식이 맞물린 결과다. 사회적 주목을 끄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아동학대방지법, 입양법, 시장원리를 무시한 부동산법 등 이른바 ‘정의의 사도’가 모든 상식을 통제하고 위헌요소를 서슴지 않았으면서도 현실은 개선하지 못했다. 급기야 평등법을 제정하면 국민은 표현의 자유를 잃는다. 페미니즘 논쟁부터 각종 마녀사냥터가 배상소송으로 얼룩질 것이다. 또 생물학적 성에 동의하지 않는 극소수가 목욕탕이나 화장실이나 광장에 신체를 드러내고 다닐 때 이를 인정하지 않는 다수의 침해받을 사람들 또한 침묵할 수밖에 없다.


포괄적 차별금지는 향후 엄청난 분쟁조정들 또한 야기할 것이다. 가령 에이즈 보균자가 국민 세금으로 월평균 130만 원에 이르는 약값을 받는 것은 다른 질병 치료로 수천만 원씩 자기 돈을 써야 하는 환자에게 차별일 것이다. 또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의 보상금과 민주화운동 유공자 보상금 차별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될까.




위 글은 교회신문 <705호> 기사입니다.


박성진 집사

연세오케스트라상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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