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위드 코로나’검토 환영

등록날짜 [ 2021-09-01 14:21:23 ]

지난 광복절, 토트넘 대 맨체스터시티의 영국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관심 있게 지켜본 이마다 두 가지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손흥민 선수(토트넘)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지난해 우승팀 맨체스터시티를 1:0으로 이기는 주역이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입추의 여지 없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이 마스크를 전혀 끼지 않은 채 엄청난 함성을 지르고 경기 시간 내내 응원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과연 지금이 팬데믹 상황이 맞는지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물론 경기장 입장을 위해 전날까지 PCR음성검사 확인증이 있어야 했다고는 하지만, 방역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우리 정서와는 매우 거리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 초기 백신접종률이 높았던 이스라엘, 영국, 미국 등은 마스크 벗기와 방역해제를 일찌감치 실시했고 영국은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가장 느슨한 정책을 보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들 나라는 지금도 백신이 남아돌지만, 백신에 대한 거부감 탓에 접종률이 더 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델타변이로 인한 확진자 숫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지만 영국 당국은 긴장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백신 이전에는 일일 최고 2000명대까지였으나 현재 20명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독감사망률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다른 선진국들보다 백신 확보에 뒤처졌다. 그런데도 확진자 수가 압도적으로 적다는 K방역의 성공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첫째, 마스크를 어디서도 쓰지 않으면 마치 벌거벗고 다니는 것처럼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에 국민의 높은 참여성의 결합이 있었다. 둘째, 만일 확진자가 되면 직장, 지역사회, 심지어 교회와 같은 프라이머리 그룹(Primary Group)에서조차 낙인이 찍힌다는 공포로 실효지배를 해 왔다. 셋째, 통제 가능한 자영업자, 교회 등을 집중적으로 희생시켜서 얻은 결과다. 만일 우리가 초기부터 백신을 제대로 확보했다면 미국처럼 내다버리는 일 없이 거의 90% 이상 접종률을 보였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날마다 잔여 백신 사이트에서 0.1초 차이의 채가기 경쟁 진풍경과 서버다운이 반복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지난 2년 동안 4차례에 걸친 사회적거리두기 강력조치, 특히 “짧고 굵게” 하자는 조치가 4주째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중심으로 또다시 이전과 같은 패턴의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지치게 마련이다. 실제 통계로도 유동인구 수가 줄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이전 같지 않다. 반면 자영업자들이 걱정이다. 이미 코로나19가 닥치기 전 2019년에만 경찰통계로 자영업자 자살사망자 수가 1031명으로 나타나 2016년 대비 18.7% 증가했는데, 현재 상황은 결과치를 보기가 두려울 정도다. 가계신용도 문제지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약 10%대에서 2020년 3월 이후 2021년 3월까지 1년 만에 18.8% 증가한 것만 보더라도 빚으로 버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자영업자들을 희생시키고, 확진자만 나오면 코로나19의 온상인 양 교회를 매도하고, 또 교회는 신상기록과 동선이 확보되어 있기에 편하게 일망타진하는 식의 방역으로 화려한 금자탑을 계속 쌓아 갈 것인가. 지금이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1800조 가계부채뿐 아니라 2000조 국가부채를 계속 늘리기보다 정말 돈을 쓸 데 써야 한다. 지금까지 추경예산을 합쳐 백신 구매에 약 5조 원을 썼다는 규모를 생각하면 그런 일은 더 과감해도 될 일이다. 우리의 방역민도와 백신이 만나면 우리는 코로나19에서 훨씬 빨리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 지금까지의 희생과 대가를 통한 방역 한계를 눈치챘는지 질병관리청이 다음 달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즉 거리두기 조치보다는 코로나19의 현실을 인정하고 중증환자에 집중하는 체제로 전환할 것을 고려한다니 환영한다. 이미 거리두기 방역 방식이 설득력과 실효성 측면에서 국민에게 한계에 다다른 이상 불가피 하다는 생각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14호> 기사입니다.


박성진 집사

연세오케스트라상임단장


이 기자의 다른 뉴스 보기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