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신앙과 이념

등록날짜 [ 2021-10-26 13:27:23 ]

신앙은 하나님의 사랑을 근거로

주의 뜻을 이루고 순종하는 것

이념은 최선의 가치를 좇는다며

고상하고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결국 맹신에 근거한 파괴 가져와


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두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신앙과 이념일 것입니다. 그런데 양자 모두 정의, 공의, 평화, 평등, 진리 같은 용어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그 근본에 있어서는 하늘과 땅만큼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용어의 근본 뿌리는 물론이고 그 용어들이 의미하는 내용과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제시하는 방법도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인간에게는 좋은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이성과 지성이 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용어에 대하여 거부감을 갖거나 그것들이 무가치하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신앙과 이념의 근본 뿌리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신앙과 이념의 근본적 차이

신앙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출발점으로 하여 하나님의 방법을 따라 하나님께서 제시하신 이상적인 목적에 도달하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목적과 하나님의 본질, 하나님의 성품에 합당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성경책을 사서 읽고 싶다고 이웃집 금촛대를 훔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선을 이루기 위해 악한 방법을 사용하는 일을 철저히 배격하고 목적만큼이나 그 목적에 이르는 방법 역시 매우 중요시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본성인 사랑을 공의와 정의와 똑같이 강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으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사랑, 관용, 용서와 용납, 화해와 화목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고 그것에 근거한 성령님의 방법만을 좇아가며 순종하는 것을 그 목적만큼이나 동일하게 중요시합니다.


그러나 이념은 그 출발점이 인본주의, 곧 휴머니즘으로서 인간이 머리를 짜서 고안해 낸 최선의 이상적 목적을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허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력예찬론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거부하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타락한 인간으로부터 선한 것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이 고안해 낸 이상이 아무리 좋아 보이고 그럴듯해 보여도 그 자체가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없는 것이기에 무리수를 동원하고 폭력과 피 흘림조차 불사하고 결국 이념의 종이 되어 그것만을 최선으로 여기고 달려갑니다. 그래서 공산주의 이념을 신봉하던 구소련과 중국이 피의 숙청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서슴지 않고 사용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이념숭배자에게 선과 악의 기준은 인간이 만들어 낸 이념이며 그 이념에 부합하고 그 이념 성취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조건 선이며, 그 이념에 반하는 것은 무조건 타도할 악으로 여깁니다. 이념을 숭배하는 무신론자들은 선과 악의 기준이 성경도 아니며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도 아님은 너무도 당연한 생각일 뿐입니다.


이념보다 신앙 우선하길 소망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차별금지법이나 평등법 같은 비성서적·반성서적 법률을 만들려는 정치인이나 시민단체의 집요한 노력을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법이 곧 국회를 통과할지도 모를 심각한 상황에 있습니다. 인본주의(휴머니즘) 인권이라는 미명 하에 그러한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라의 법을 바꾸겠다고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법 제정을 반대하는 기독교인을 향하여 억눌리고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비정한 사람으로 몰아붙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고안해 낸 이념은 그 이념이 제시하는 고상하고 숭고한 목적을 이루는 일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것을 반대하거나 방해하는 어떤 사람도 이념을 거스르는 자들입니다. 따라서 반대자를 죄악시 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이며 아름답고 귀한 것이라 여깁니다. 여기에는 폭력적 방법이 얼마든지 미화되고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자기가 모든 것의 주인이 되었고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 있는 인간으로부터 나오는 이념은 아무리 그것이 순수하고 아름답고 귀하게 보인다 할지라도 결국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인간 자신이 그러한 선을 이룰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을 몰라서가 아니라 선을 알아도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있는 인간은 결국 모든 것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이용해 먹을 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알려 주셨고 그 영광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자신을 십자가에서 희생하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의 죽으심에 연합했고 또 그분의 부활하심에 연합했기에 그분의 부활의 능력으로, 그분의 자기희생의 사랑으로 하나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이념이 신앙을 이기는 사회는 아무런 소망이 없는 사회입니다. 신앙이 이념을 리드하는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박영철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주님의기쁨교회 담임



위 글은 교회신문 <72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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