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5-05-28 14:02:19 ]
<사진설명>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던 성경책.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때 링컨 전 대통령의 성경책을 앞에 두고 취임 선서를 했다.
1809년 켄터키의 통나무집에서 태어난 에이브러햄 링컨의 신앙 여정은 어머니 낸시의 무릎에서 시작됐다. 가난한 환경에도 링컨 가족의 삶은 성경 말씀으로 풍요로웠다. 어머니는 매일 저녁 성경 속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어린 링컨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
‘리틀 마운트’ 침례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던 링컨 가족에게 교회는 단순한 예배 장소가 아닌 삶의 중심이었다. 주일마다 걸어서 교회에 가는 길, 그 작은 여정은 어린 링컨의 마음에 신앙의 씨앗을 심었다.
비록 아홉 살 때 어머니를 잃은 슬픔은 링컨에게 큰 시련이었지만, 이 아픔은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갈 계기가 되었다. “내가 되고자 한 모든 것, 내가 되었거나 될 모든 것은 나의 어머니 덕분”이라는 그의 말은 어머니를 통해 전해 받은 신앙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아버지가 재혼한 후 새어머니 새라 역시 링컨의 영적 여정에 또 다른 안내자가 됐다. 그녀는 “바른 사람이 되려면 성경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고, 이 가르침은 링컨의 평생 좌우명이 됐다. 이러한 링컨의 복된 가정환경은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인격을 형성해 주었다.
성경으로 다듬어진 인격
링컨의 성장은 정규 학교에서보다 촛불 아래 성경을 읽으며 이루어졌다. 그에게 성경은 진리의 말씀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와 언어를 배우는 교과서였다. 낮에는 농장 일을 하고 밤에는 성경을 읽는 훈련의 시간은 훗날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웅변의 기초가 됐다.
뉴셀럼에서 상점 점원으로 일하던 시절, 그는 ‘정직한 에이브’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객에게 6센트를 더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게 문을 닫은 후 먼 곳까지 찾아가 그 차액을 돌려준 일화는 유명하다. 이는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정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잠11:1) 말씀을 실천한 결과였다.
링컨의 정직함과 성실함은 어린 시절부터 배운 성경적 가치가 열매 맺은 모습이다. 이처럼 성경 말씀은 일상에서 실천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링컨의 삶은 말씀을 아는 것을 넘어 말씀대로 사는 삶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시련 속에서 깊어진 신앙
링컨의 신앙은 개인적 시련과 국가적 위기를 거치며 더욱 깊어졌다. 사랑하는 아들 윌리를 장티푸스로 잃은 1862년, 백악관 직원들은 링컨이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고, 그 당시 링컨은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신뢰해야 한다”라고 고백했다. 이는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3~4) 말씀이 그의 삶에서 실현된 모습이다.
신앙은 순탄한 시기보다 어려움 속에서 더 깊어질 수 있다. 링컨의 삶은 하나님이 우리의 아픔을 어떻게 더 깊은 신앙으로 빚어 가는지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이다.
말씀으로 인도된 지도력
1860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링컨은 취임식 직전 고향 스프링필드를 떠나며 “여러분의 기도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의 리더십은 겸손함과 하나님께 대한 의존에서 비롯됐다.
남북전쟁 중 그는 “나는 하나님이 우리 편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편에 있기를 걱정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6:33) 말씀을 정치 지도자로서 실천한 모습이다. 링컨에게 정치는 단순한 권력 행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실천하는 영적 소명이었다.
1863년의 노예해방선언은 링컨의 깊은 신앙과 성경적 평등 원칙에 기초했다. 그는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 말씀을 정책으로 구현했다. 노예제도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성경의 근본 가르침을 위배한다는 믿음이 위대한 결단을 내리게 했다.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라는 표현도 성경적 인간관을 반영한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유명한 연설도 성경의 공동체와 정의의 원칙에서 비롯됐다.
1865년 제2차 취임사에서 그는 “누구에게도 원한을 품지 말고, 모두에게 자비를”이라고 호소했다. 이는 마태복음의 사랑과 용서의 가르침을 국가적 화해의 원칙으로 삼은 것이다. 링컨의 리더십은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약4:10) 말씀을 정치 영역에서 구현한 모범이다.
신앙의 열매로 맺어진 유산
링컨의 삶은 성경이 개인의 삶뿐 아니라 국가의 역사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는 성경 말씀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삶과 정책에 적용했다.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자비를 잊지 않은 균형 감각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미6:8)을 실천한 결과이다.
오늘날 우리가 링컨에게서 배울 점은 그의 실천적 신앙 태도이다. 링컨은 하나님 말씀을 삶에 적용하고 기도하였다. 이런 믿음은 그의 모든 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신앙은 단순히 개인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정의와 국가 통합의 원동력이 되었다. 링컨은 개인의 신앙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리더십의 본보기이다.
또 링컨의 삶은 어린 시절 심어진 신앙의 씨앗이 훗날 한 국가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부모의 신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린 시절의 영적 토대가 평생의 가치관 형성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알게 한다.
오늘날 우리도 링컨처럼 일상에서 성경 말씀을 실천할 때, 그 영향력은 가정을 넘어 사회와 역사에까지 미칠 수 있다. 한 사람의 성실한 신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에이브러햄 링컨의 삶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이다.
“내가 무릎 꿇고 기도하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나의 이성을 잃었을 것”이라는 링컨의 고백은 어떤 위치에 있든, 하나님을 향한 충성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함을 일깨운다. 오늘도 우리는 말씀 위에 굳게 서서 이 시대를 위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나아간다.
위 글은 교회신문 <90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