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에서 성장한 ‘신좌파’ 영향으로
동성애 등 ‘소수자 욕망 해방’ 사조 만연
젊은 층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돼 큰 우려
그러나 이는 성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체제변혁운동’임 알고 명민하게 대처해야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에 기존 문화와 상식을 뒤흔드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 훈육을 금지하는 조례가 이미 시행 중이고 동성애자 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시민의 양심·사상·표현·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혐오 표현규제법,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발의와 철회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한 지자체에서 청소년에게 콘돔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취소한 바 있고, 낙태 합법화도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이 외에도 다 말하지 못한 황당한 쟁점이 많다.

앞서 말한 이슈들이 최근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서유럽에서 성장한 이른바 ‘신좌파’(New Left) 영향이다. 이들은 전위당 주도 폭력혁명으로 건설한 세계 공산주의 체제가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먼 학살, 감시, 감금이 만연한 폭압적 전체주의 독재로 수렴하는 현실을 보면서 기존과는 다른 체제 변혁 전략을 구상한다.

전위당과 노동계급 중심의 획일화한 혁명을 거부하고 사회 각 부문 약자들, 즉 동성애자, 성전환자, 청소년, 이주민 등이 각자 자본주의 체제에서 억눌린 욕망을 표출하고 그것의 해소를 위한 사회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사회 여러 부문에서 소외를 겪는 집단이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충족하는 적극적 주체가 되어야만 기존 공산주의 체제에서와 같은 일당 독재를 막고 진정한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자본주의가 착취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보수적 관습과 문화를 만들어 낸다고 보았다. 예컨대 자본주의에서 착취당할 양질의 노동자를 재생산하는 데는 1남 1녀로 구성된 ‘정상 가족’이 가장 적합하므로 체제의 기득권자들이 동성애 혐오를 유포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에게 동성애를 금기시하고 학생을 훈육하는 등 관습과 문화는 자본주의 체제의 기득권자들을 위한 것이었고, 자본주의는 이른바 ‘소수자’ 욕망에 대한 억압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들은 여러 ‘소수자’의 부문별한 욕망 해방 투쟁이 자본주의 체제를 아래부터 전복할 유력한 수단이라고 전망했다.

1970년대부터 서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한 신좌파 이념은 이제 정책과 법으로 진화해 서유럽과 북미를 뒤엎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이념 집단도 1990년대 소련 몰락 이후 공산주의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입·유통했다. 신좌파 철학을 소개하는 대중 서적이 쏟아져 나왔고, 대학에서도 교양으로 가르친 지 오래다. 요즘 동성애, 젠더(성), 청소년(학생), 난민 등 이슈가 떠들썩해진 것은 바로 그 열매다.

문제가 되는 점은 바로 이들이 지향하는 ‘욕망의 해방’이 성경에 배치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욕망의 해방이란, 타인에게 직접 해를 가하지 않는 한 자기 마음대로 살 권리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명령에 순종하는 성경적 삶의 원리를 그들은 억압으로 간주하고 각종 법률로 억제하려 드는 것이다. 청년과 청소년이 이 사조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은 큰 걱정거리다. 우리는 현재 다양한 부문에서 일어나는 운동이 새로운 유형의 반성경적 체제변혁운동임을 이해하고 이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대의 영적 현실에 명민한 분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계룡 집사
35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59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