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면 그러셨을까

등록날짜 [ 2019-03-06 15:54:49 ]

청년회 임원 일 하다가 문제가 생기자
‘내 탓 아니다’라고 억울함 풀 생각만 해
자기 피로 우리의 죗값 대신 갚아주신
주님 사랑 생각하면 참 많이 부끄러워져


청년회 임원단에 소속돼 5개월을 보냈다. 청년회 사역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섬기는 부서답게 처음 몇 개월은 무척 분주했다. 담당 업무가 손에 익지 않아 당황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임원단 생활이 몸에 딱 맞는 옷 같다.


임원단에 와서 느낀 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이가 충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음 전할 때 나눠주는 전도지도 누군가가 전도 부스까지 수고스럽게 옮겨놓은 것이었고, 청년회 찬양모임에 사용되는 악기며 음향장비도 누군가가 앞서 준비해 둔 것이었다. 내가 마음껏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조성된 환경이 누군가의 수고와 섬김으로 마련된 것인 줄 새삼 깨달아 감사했고, 나 또한 청년회 식구들이 은혜받을 여건을 만드는 데 값지게 쓰임받기를 바랐다.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는 것 같다. 임원단 직분자로서 의욕만 앞설 뿐, 할 줄 아는 일이 별로 없어 실수가 잦았다. ‘또 실수했구나. 왜 좀 더 세심히 확인하지 못했을까?’ 하루는 자책하다 재차 확인해 보니 내 실수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발생한 문제인 걸 알게 됐다. 내 탓이 아닌 게 다행스러우면서 동시에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내가 실수했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 오해를 어떻게 풀어줘야 하나?’


속으로 많이 고민하다 감사하게도 복된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핍박받고 오해받을 때 어떻게 참으셨을까?’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죄명으로 모욕받고, 침 뱉음 당하고, 매 맞은 일은 내 상황과는 비교도 안 되게 억울한 일이었다. 심지어 예수님은 말씀 한 마디 하면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이를 현장에서 처리할 능력도 갖추고 계셨다. 그런데도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묵묵히 참으셨다.


평소 자주 묵상하는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12:2). ‘죄의 삯은 사망’(롬6:23)이기에 예수님은 죄로 지옥 갈 우리가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자기 피로 우리의 죗값을 대신 갚아주시려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셨다. ‘우리를 천국에서 만날 즐거움 때문에 십자가의 고통을 능히 감당하셨구나.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면 그러셨을까.’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주님의 사랑을 깨닫자 좀 전의 일이 부끄러워졌다. 누구의 잘못이든 청년회 사역에 일이 생겼다는 데도 나는 내 억울함을 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참으셨듯 나도 천국에서 주님 만날 기쁨에 모든 일을 참을 만한 일로 여긴다면 무엇이 힘들까? 조금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오해나 핍박을 받더라도 감사함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나를 더욱 만들어 가시리라는 믿음으로 신앙생활 하고 있다. 담임목사님께서 매번 하시는 말씀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가 한량없이 크기에 감사함으로 충성하는 것이다. 지난 5개월간 세상살이에 지치거나 충성하다 피곤할 때면, 매번 말씀과 기도로 잊어버린 감사를 되찾았다. 주님 은혜에 가슴 벅찰 때마다 신앙생활 할 힘이 샘솟으면서 피곤함이 사라졌다. 십자가에 피 흘려 죄인인 나를 구원해 주시고 부족한 나를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할 뿐이다. 평생 주님 일에 써주시고 장차 천국에서 나를 만나주실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린다.



/임현재(풍성한청년회 임원단)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졸·건설업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61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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