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코로나도 주님 사랑 못막는다

등록날짜 [ 2020-05-23 10:34:58 ]

코로나19로 교회 내 충성의 모습도 바뀌었다. 몇 달 전만 해도 청년회 임원단으로서 청년회원들을 섬겼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교회 성전 출입구에서 입장하는 성도의 신원을 확인하는 충성을 하고 있다.


우리 연세중앙교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대성전 중앙 출입문을 한 곳만 개방해 교회에 오는 성도를 한 명도 빠짐없이 체크한다. 성도들에게 배부한 신원확인 바코드를 리더기로 스캔해서 본인인지, 성전출입이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무단출입하려는 외부인을 막고,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우리 교회는 정부의 지침보다 더 강력하게 자가 격리 대상자를 확인한다.


하루는, 자가 격리 기간을 잘못 헤아렸는지 성전 출입이 아직 허락되지 않은 분이 예배 시간에 맞춰 오셨다. “아직 못 들어가시네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는 모습에 마음이 착잡했다. 며칠 전에는, 교회 방침에 따라 자가 격리 중인 어르신 성도가 너무나 교회에 오고 싶어 차에 탄 채로 교회 앞마당만 몇 바퀴 돌다 되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성도 한 명 한 명을 위해 애타게 기도하시는 담임목사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다. 주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프셨을지도….


성전 출입구에서 교대한 후에 나도 성전에 입장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소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코가 시큰한 손 소독제 알코올 향도 계속 맡다 보니 이젠 조금은 정겹다.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깍지 끼워 가며 소독제로 문지르고, 손톱 끝도 손바닥에 대고 비비다 손뼉 치면서 마무리! 담임목사님의 시범 영상을 떠올리며 손을 닦다 보니 앞사람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졌다.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돌아보았다. 멀찍이 거리를 둔 채, 줄 맞춰 서 있는 성도들. 교회에 들어오려면 출입 16단계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렇게 나와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모습에서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코로나19는 교회에서 기도하고 밖에 나가 전도하는 성도의 일상을 막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8:38~39).


출입 16단계를 잘 따라 교회에 들어와 예배드리는 것도, 교회에 가고 싶지만 자가 격리하는 것도 주님의 사랑을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를 살리시려 십자가 고통을 참으시고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신 주님의 그 사랑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8:37).

하루속히 코로나 사태가 끝나 우리 성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성전에 모여 감사함으로 찬양하고 예배드릴 날을 기다린다.



/임현재(풍성한청년회 임원단)
노사발전재단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6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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